박연차 게이트 일파만파


박연차 리스트가 결국 참여정부를 겨냥했다. 여의도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박연차 리스트는 노무현 전 대통령 부부의 포괄적 뇌물수수 의혹으로 번지면서 참여정부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게 됐다.

박연차 회장이 노 전 대통령 측에 보낸 돈의 사용처에 대한 의혹이 가중되면서 검찰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결국 박 회장의 전방위 로비는 노 전 대통령이라는 꼭짓점으로 향하면서 수사 결과에 따라 구속이라는 불명예를 얻을 수 있다. 이에 모든 이목은 검찰에 집중되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10일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연철호씨가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2008년 2월 500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전격 체포됐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이날 외국환 관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연씨를 자택에서 체포해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검찰은 연씨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관련 증거 확보에 나섰다.

이와 함께 검찰은 지난 2007년 연씨가 박 회장의 해외 공장이 있는 베트남에 방문하면서 노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건호씨와 동행한 점을 들어 노 씨가 박 회장으로부터 500만 달러를 받는데 연루돼 있는지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박연차 리스트의 종착점인 노 전 대통령을 향해 검찰의 칼날이 목을 죄어 오고 있는 상태다.

정치권 관계자는 “박연차 리스트가 노 전 대통령을 정조준하고 있다. 박 회장의 진술이 나오면서 노 전 대통령측이 받은 거액의 돈이 포괄적 뇌물죄에 해당하는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정치인생이 끝났다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며 노 전 대통령의 소환조사가 임박했음을 전했다.


조카사위 연씨 전격체포

연씨가 받은 500만 달러가 노 전 대통령에게 흘러 들어갔는지에 대해선 더 수사를 해봐야 하겠지만 이미 노 전 대통령이 시인한 100만 달러에 대해선 인정을 하는 분위기다.

다만 노 전 대통령은 개인적인 빚을 갚기 위해 권양숙 여사가 받았다며 관련 사실을 부인했지만 검찰 조사는 이와 다르다.

검찰에 따르면 박 회장의 최측근인 정산개발 정승영 사장을 통해 당시 청와대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에게 직접 100만 달러를 건넨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국민들을 경악케 만들었다.

청렴성과 도덕성을 강조했던 참여정부가 자신들의 안방인 청와대 안에서 거액의 돈을 거래했다는 의혹은 실로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온다.

이번 박연차 리스트를 통해 노 전 대통령측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한 사람은 박 회장과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정상문 총무 비서관이다.

이들은 대통령이 퇴임 후 일정부분의 정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7년 서울 모처에서 노 전 대통령의 퇴임 후 자금 마련을 위해 이들 셋이 한 곳에 모였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강 회장과 박 회장은 각각 50억 원의 자금을 내놓기로 하고 이를 실행에 옮긴 것이 바로 연씨가 받은 돈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연씨는 자신이 받은 돈이 투자를 목적으로 한 돈이며 노 전 대통령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노 전 대통령측 요청으로 500만 달러를 송금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이 돈의 원래 주인이 누구인지가 의혹을 풀 열쇠다.

검찰도 이를 중점 사항으로 파악하고 박 씨의 홍콩계좌에서 연씨에게 송금된 돈이 노 전 대통령의 돈인지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 돈이 노 전 대통령의 돈인 것으로 밝혀지면 노 전 대통령이 재임시절 강조했던 참여정부의 도덕성은 자신에 의해 실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연차 리스트로 출발한 전방위 로비가 이제 노 전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어 검찰 수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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