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임시국회는 민생 챙기는 국회”

권선택 원내대표 photolbh@dailysun.co.kr

여의도의 사정정국 한파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과 등 4월 정치권은 풍파가 계속되고 있다. 이와 함께 쟁점법안들이 산적해 있는 4월 임시국회가 진행되고 있어 여야의 첨예한 대립이 불가피하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시 주목 받고 있는 정치인이 있다. 바로 자유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12월 대립각을 세웠던 여야를 협상 테이블로 이끌고 중재하기 위한 모습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번 4월 임시국회는 민생국회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 이에 권 원내대표를 직접 만나 MB정권 집권 1기에 대한 평가와 함께 지역정당으로서의 한계에 부딪친 자유선진당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국회 본청에 마련된 자유선진당 원내대표실. 그곳에서 만난 권 원내대표의 모습은 다부졌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자신감과 소신을 바탕으로 부드러우면서 카리스마를 느끼게 했다.

권 원내대표는 MB정부 집권 1기를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상당히 적은 점수를 줬다. 지난 1년 동안 국내 현안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미흡한 대책을 내놨다는 데 그 이유를 뒀다.

권 원내대표는 “점수로 나타낸다는 게 다소 무리가 있긴 하지만 역대 정권의 집권 1기와 비교해 봤을 때 최저 점수를 주고 싶다. 정권 초반 쇠고기 파동 등 현안에 대한 대책의 미숙함이 여실히 증명됐다. 여기에 국민들의 기대가 컸던 만큼 그에 따르는 실망감도 컸다”고 말했다. 또한 “경제정책, 금융위기 등 악조건이 한꺼번에 몰아친 상황에서 정부의 노력이 부족했다. 굳이 점수를 준다면 50점도 받기 힘든 성적표”라며 MB정부 집권 1기를 평가했다. 하지만 이것은 비단 정부의 책임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회 파행과 임시국회에서도 국민들의 실망감은 말할 수 없이 컸다.

민생을 챙기지 않는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따갑기만 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1년, 국회는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이번 임시국회는 민생을 챙기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 특히 대규모 추경안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관건이다. 자유선진당은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 바른 의정활동과 바른 법안을 만드는 것이 소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독자적인 교섭단체를 만들 수 없는 자유선진당의 힘은 미약하기만 하다.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지역정당의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전국정당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한계에 부딪친 자유선진당 안팎에서는 차라리 지역 기반을 더욱 다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권 원내대표는 “정당이라는 것은 전국정당으로 나아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현재까지 경주에만 후보를 낸 상태다. 인천 부평에도 조만간 후보를 내세울 예정이다. 지역정당에만 머물러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예견된 사실이다. 4월 재보궐이 지나 10월 재보궐 선거구가 확정되면 많은 후보들을 내세워 외연을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정당으로 가야할 길은 험난한 게 사실이다. 우선적으로 당의 지지도를 높이는게 관건이다. 여기에 전국의 지지자들을 끌어 모으는 것도 필요하다.

이런 면에서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는 자유선진당으로선 사활이 걸렸다. 지방선거의 승패는 그 이후 있을 총선과 대선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권 원내대표는 “내년 지방선거는 우리당으로선 무척 중요한 선거다. 충청권은 우리당의 기반이 확고한 지역이다. 여기에 문제는 +알파다. 알파는 서울, 인천, 경기지역과 가능하면 강원도 일부를 우리가 점유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렇게만 된다면 총선과 대선에서도 일부분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지방선거에 대한 자유선진당의 전략적 요충지를 수도권으로 꼽았다.

권 원내대표 본인도 내년 지방선거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대전시장 출마설이 연초에 보도된 바 있다. 그러나 이회창 총재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쳐 이를 접어야 했다는 소문도 들렸다.

이에 대해 권 원내대표는 “정치에는 절대적 가치는 없다라고 생각한다. 당시 상항에서 어떤 것이 가장 최선의 선택이냐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당의 결정과 나의 의견이 절충되야 한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나간다, 못 나간다 판단을 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지금은 원내대표직에 있기 때문에 직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대전시장 출마에 대해 유동적이라고 밝혔다.


중앙과 지역에 큰 뜻 품어

자유선진당은 최근 세종시 특별법으로 인해 여당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은 기존 방안대로 중앙정부하에 세종시를 두는 법안을 통과시키려 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여당은 세종시를 축소해 충청남도 산하에 두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청권에 기반을 둔 자유선진당과 대립각을 펼치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의 공약 중에서 세종시에 대해 명품도시를 만들겠다는 공약사항이 있다. 그러나 최근 집권여당이 이를 축소시키고 변질 시키겠다는 발언 등 변화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옳지 않다. 이미 여야가 합의에 의해 법안을 만들어 놓고 이를 뒤집으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만약 세종시를 축소한다면 충청권의 민심은 크게 요동칠 것이다. 되레 정부와 여당은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4월 임시국회에서 자유선진당은 한나라당과 일정합의를 본 상태여서 향후 협상과 대화를 통해 의견을 관철시킬 계획으로 알려졌다. 권 원내대표는 이제 재선의원이다. 비중 있는 역할을 도맡아 한 탓에 원래 선수보다 더 많아 보이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할 수 있다. 이런 권 원내대표에겐 18대 국회에서 해야 할 일이 두 가지라고 한다. 중앙정치에서의 노력과 지역구 정치인으로서의 할 일이다.


권 원내대표는 “현재 우리의 정치문화가 많이 낙후돼 있다. 국민들의 민심을 얻을 수 없는 현재의 정치문화가 문제다. 이에 대해 의원들 개개인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나 또한 믿음의 정치를 국민들에게 보여줄 것”이라며 큰 틀에서의 포부를 밝혔다. 이와 함께 지역구 정치인으로서의 할 일에 대해선 “지역구 의원으로서 지역 발전에 이바지 하고 싶다. 현재 대전 중구의 가장 큰 문제는 원도심 활성화 방안이다. 이를 위해 최근 지역구 일대 고도제한 완화를 이뤄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 자유선진당의 힘은 미약하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국민들을 위한 정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4월과 6월 임시국회에서 권 원내대표가 어떤 모습으로 국민들의 민심을 얻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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