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일생생활속에 당신의 노래비를 세웁니다”

사라진것과 남은것, 새로 생긴것이 공존하는 정동길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사라진것과 남은것, 새로 생긴것이 공존하는 정동길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대중 가요에 등장한 특정 장소는 가슴 속 추억을 소환시켜 그 시절로 회귀시켜 준다. 1988년 이영훈 작사 작곡한 이문세의 ‘광화문 연가’에 등장하는 정동길, 교회당, 덕수궁 돌담길이 그러하다.

이 명곡은 뮤지컬 ‘광화문’ 무대에서 불러지기도  했고, 추억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배경음악으로 쓰이기도 했다.

가장 먼저 광화문 연가에 등장하는 눈 덮인 예배당은 정동 제일교회다. 19세기 교회 건물로 국내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건물이다. 음악회와 성극 등이 이곳에서 이뤄졌고 한국 최초의 파이프 오르간이 설치 된곳이기도 하다.

영국대사관과 덕수궁 돌담 내부길
영국대사관과 덕수궁 돌담 내부길

교회 건너편에는 ‘붉은 노을’ ‘옛사랑’ ‘가로수 아래 서면’ ‘소녀’ 등 주옥같은 곡을 남긴 작곡가 이영훈을 기리는 노래비가 있다. 비문에는 “영훈 씨의 음악들을 기억하기 위해 우리 일상생활 속에 당신의 노래비를 세웁니다”고 적혀 있다. 

노랫말처럼 덕수궁 돌담길과 정동길에는 사라진 것과 새로 생긴것이 점철되어 있다. 돌담 내부 길은 개방되어 있고 빛바랜 건물은 용도 변경이 되어 사용되고 있다.

인문학 전문 책방과 갤러리, 뮤지엄 콘서트 홀 등으로 꾸민 ‘순화동천’
인문학 전문 책방과 갤러리, 뮤지엄 콘서트 홀 등으로 꾸민 ‘순화동천’

덕수궁과 정동길 주변의 역사를 살펴보려면 국세청 남대문 별관 건물을 철거한 자리해 개관한 서울도시건축전시관으로 가면 된다. 지상 1층 높이에 지하로 연결된 전시관에서는 서울의 동네와 건축물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덕수궁 돌담 내부길은 무료로 개방되어 있고 돌담 안쪽에는 궁 내 풍경을 볼 수 있어 연인들이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근대 건축물이었던 구세군중앙회관은 복합문화 공간인 ‘정동1928아트 센터’로 용도변경돼 갤러리와 공연장, 예술 공방으로 이뤄져 있다. 

광화문 연가의 주요 테마길인 정동길에는 영국, 독일, 프랑스 등 각국 공사관이 건립되어 있고 이화여고 터에는 대한제국 시기 서구식 호텔인 손탁호텔, 최초의 여성 병원인 보구 여관이 자리 잡아 있다. 아담한 찻집이 즐비해 있는 정동 극장 주변에는 서울시립미술관, 배재학당역사 박물관 등이 있어 산책코스로 안성맞춤이다.  

정동길 끝자락에는 돈의문박물관 마을인 옛 새문안동네 일대는 도시재생방식으로 자리 잡아 있다. 개조한 집과 한옥건물은 미술관이나 박물관 등으로 사용되는 곳도 있다. 

정동길을 벗어나 순화동 근처에 이르면 인문학 전문 책방과 갤러리, 뮤지엄 콘서트홀이 자리한다. 쾨쾨한 고서 냄서가 풍기는 책박물관 주변에는 매달 음악회가 열리기도 한다. 

당일 코스 여행으로는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을 거쳐 정동 1928아트센터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고종의 길과 정동 제일 교회, 정동전망대, 돈의문박물관 마을에서 순화동천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추천한다.

만약 1박2일 코스로 여행 계획을 세웠다면 첫째 날에는 당일코스 여행지와 동일하고 둘째 날에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시작해 서울시립박물관을 거쳐 약현성당에서 서울로7071로 이어지는 경로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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