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이익 증가 기반으로 수익성 대폭 개선 전망
수소 사업 등으로 친환경 에너지 시장 진출 본격화

효성이 구축한 울산 경동 수소충전소 전경 [효성 제공]
효성이 구축한 울산 경동 수소충전소 전경 [효성 제공]

올해 상반기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던 수소 관련주들이 최근 한 달 새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효성의 목표주가가 높아졌다. 또 주요 계열사인 효성중공업의 주가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효성중공업은 전 거래일 대비 1.15%(900원) 상승한 7만9200에 장을 마감했고, 같은 날 효성은 1000원 오른 11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이달 국내 주요 기업들의 수소 사업 관련 이벤트를 앞두고 수소 관련주가 동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오는 8일 효성과 현대차‧SK‧포스코‧한화 등 5개 그룹사가 참여하는 수소기업협의체 공식 출범이 다가오면서 관련 기업들의 수혜 전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들 5개 참여 그룹사와 중소·중견기업들은 2030년까지 약 43조 원 규모를 수소 생산, 유통·저장, 활용 등수소경제 전 분야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효성은 액화수소플랜트 구축과 액화충전소 보급 등 수소 공급 네트워크 구축에 1조2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글로벌 수소 시장 규모는 2017년부터 연평균 6%씩 성장해 오는 2050년 연간 3000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또 국내 수소 수요는 2050년까지 최종 에너지 소비량의 약 20%인 약 17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선 하반기에도 수소 산업 호재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달 10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은 1조2000억 달러(약 1387조800억 원) 규모의 인프라 법안을 통과시켰고, 유럽연합(EU)에서는 주요 도로 150㎞마다 수소차 충전소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등 탄소감축 목표를 상향한 바 있다. 또 국내에선 올해 2월 연기됐던 수소경제로드맵 2.0과 수소법 개정안 등의 발표가 4분기 중에 예정돼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효성에 대해 수소사업 밸류체인 확대를 통한 자회사 이익 증가를 기반으로 올해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9만4000원에서 15만6000원으로 65.9% 상향 조정하고,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효성은 향후 수소 사업 등으로 친환경 에너지 시장 진출을 본격화 할 것”이라며 “효성중공업에서 액화수소 공급 및 수소충전소 확충하고, 효성첨단소재에서 탄소섬유 사업 등을 진행하면서 수소 사업의 성장성 등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효성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1.6% 증가한 9468억 원, 영업이익은 2315.5% 늘어난 2180억 원을 기록했다”며 “영업이익이 증가한 요인은 상장과 비상장 주요 지분법 자회사들이 사업 활성화로 인한 판가 상승과 더불어 판매량 증가 등으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효성은 섬유와 화학, 중공업 등 전통 기반 산업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지만 향후 수소 사업 등으로 친환경 에너지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봤다.

특히 효성중공업이 지난해 12월 독일 린데그룹과 액화수소 사업 추진을 위한 합작법인(JV)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액화수소 생산법인인 린데수소에너지와 판매법인인 효성하이드로젠을 설립했다는 데 주목했다.

이 연구원은 “린데수소에너지는 효성화학 용연공장 부지에 연산 1만3000톤 규모의 액화수소 플랜트를 건설할 예정으로 오는 2023년 5월부터 상업 가동에 들어갈 것”이라며 “국내 첫 수소액화플랜트로 연 10만대의 수소차에 공급할 수 있는 액화수소를 만들게 되는데, 이러한 액화수소를 만드는 데 필요한 부생수소는 효성화학에서 공급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생산된 액화수소는 차량, 드론, 선박, 지게차 등 다양한 모빌리티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이 연구원은 “무엇보다 액화천연가스(LNG)처럼 수소도 액화 상태로 유통해야 빠르게 인프라 확산이 가능하다”며 “이에 따라 효성하이드로젠은 액화수소공장 완공 시점에 맞춰 전국 120여 곳에 수소충전이 가능한 충전 인프라를 구축해 생산된 제품을 차질 없이 공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효성 계열사 효성첨단소재는 국내 유일의 탄소섬유 제조업체로 2028년까지 총 1조 원을 투자해 전주에 탄소섬유 생산시설을 늘려, 연간 탄소섬유를 2만4000톤까지 생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전해영 KTB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효성중공업은 수소 액화플랜트·충전소, 데이터센터, 풍력 등 신사업 추진이 본격화되고 있어 멀티플 확장 시도가 지속될 것”이라며 “하반기 국내외 설비 투자와 신재생 투자 확대로 전력기기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전망돼 중공업 부문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수소충전소는 상반기 입찰에 참여한 12개 중 9개를 수주하며 약 300억 원의 신규 수주를 기록했고, 정부의 수소충전소 구축 계획에 따라 하반기에도 10개 이상 발주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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