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의 삶 속으로 들어가보는 호젓한 전철 여행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글, 그림, 음악. 세월이 흘러 예술가들의 존재는 기억에서 흐려져도 그들은 지워지지 않는 발자취를 남긴다. 서른 해를 넘기지 못한 소설가 김유정의 단편소설 30여 편이 그러하다. 점순이와 머슴이 등장하고 들병이처럼 어딘지 모르게 덜떨어진 못난 인물이 등장하더라도 친근하게 인간의 구석진 삶을 이야기해 준다.

소설가 김유정이 태어난 실레마을의 김유정 문학촌에는 다양한 모습으로 오가는 사람들을 맞이한다. 수도권 전철 경춘선을 타고 홀연히 떠나 보는 여행속에 김유정의 삶 속에 들어가 볼 수 있다.

김유정 문학촌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너른 잔디밭의 다양한 캐릭터와 마주한다. 김유정 ‘봄, 봄’에 나오는 주인공이 저마다 생생한 표정과 몸짓으로 소설 속 장면을 그대로 연출해 놓은 듯 하다. 실레마을 지주 집안이던 김유정의 생가는 기와집보다 크고 번듯한 한옥이다. 지붕 위 초가는 마을에 위화감을 줄이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생가 앞에는 아담한 연못과 정자가 나란히 있고 김유정의 조각상이 놓여 있다. 김유정의 작품은 실레마을을 배경으로 대부분 쓰였다고 전해진다. ‘봄,봄’과 ‘동백꽃’을 애니메이션으로 감상할 수 있는 김유정이야기집 옆으로 이어지는 골목에는 한지 공예, 도자기, 민화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공방이 있다.

김유정문학촌 인근에는 볼거리가 즐비하다. 부대시설을 갖춘 김유정역과 옛 경춘선 정취가 가득한 ‘추억의 소품전’ 전시장, 무궁화호 열차의 북카페, 춘천 관광 VR 체험 존이 운영되고 있다.

근처에는 춘천의 신관광명소로 알려진 소양강스카이워크가 있고 춘천역 앞 자전거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빌려 춘천자전거도로를 따라 산책이 가능한 곳으로 조성돼 있다. 춘천역 가까운 곳에는 춘천꿈자람어린이공원이 실내외로 운영 중이며 근거리에는 구봉산전망카페거리에 개성 넘치는 카페가 즐비해 있다.

당일코스 여행이라면 옛 김유정역을 거쳐 김유정 문학촌을 지나 소양강스카이워크와 춘천꿈자람어린이 공원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추천한다. 만약 1박 2일을 예정하는 여행이라면 둘째 날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에서 물레길로 이어지는 코스를 추천한다. 주변 볼거리로는 책과인쇄박물관, 춘천이니형극장, 공지천유원지, 소양강댐, 청평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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