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에는 순진하고 착하게 생긴 인턴 여직원이 있다. 하지만 소문은 별로 좋은 편이 아니었는데 주로 ‘개념이 없다’ ‘답답하다’ ‘엉뚱하다’ ‘4차원이다’라는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업무가 달랐던 탓에 이해할 수는 없었는데 얼마전 그 여직원이 우리 부서로 옮겨오면서 점점 소문의 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례 1.
최대리 : A씨~, 생수 떨어졌어요. 전화해서 생수 좀 시켜요~
여직원 : 네~! (전화를 걸고) 물 담당자 좀 바꿔주세요.
최대리 : 아 놔~ 그냥 그 사람한테 말하면 되지.
여직원 : 아~ 네, 대리님. 전화받으신 분이 물 담당자신가요?
최대리 : -_-;

사례 2.
최대리 : A씨, 이거 퀵서비스 보낼꺼니까. 퀵 좀 불러줘요.
여직원 : 네 대리님. (전화를 걸고) 거기 퀵서비스죠? 여기 OOOO회사인데요~ 퀵서비스맨님 좀 보내주세요.
최대리 : 아 놔~ 그냥 퀵 좀 보내주세요~ 하면 되잖아!
여직원 : 아~ 네, 대리님. 퀵서비스맨님은 됐구요~ 그냥 퀵만…
최대리 : -_-; 미치겠네…

사례 3.
최대리 : 오늘 야근입니다. 시간이 빠듯하니까 저녁은 그냥 시켜먹읍시다. A씨, 늘 먹는 짱깨집있지? 거기다가 시켜.
여직원 : 네 대리님. (전화를 건다)
최대리 : A씨, 혹시 ‘짱깨집’ 이렇게 말…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여직원 : 짱깨집이죠?
최대리 : 아 놔~ 미치겠네, 아 입장 바꿔서 생각해봐. 그렇게 말하면 A씨는 기분 좋겠어? (A씨는 아직 통화 중)
여직원 : (주문을 마친 뒤) 그렇게 보내주시고요~! 아까 짱깨집이라고 한 거, 죄송합니다. 하지만, 만두서비스는 꼭 보내주세요.
최대리 : -_-; (할 말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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