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계단에서 굴렀다. 훌훌 털고 일어났다.
그런데… 내가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는지, 내려가고 있었는지 도통 생각이 안난다.

2. 아침에 일어나서 이 닦을려고 화장실에 갔다.
그런데… 내 칫솔을 찾을 수가 없다. 색깔도 기억이 안난다. 달랑 4개의 칫솔중에서….

3. 학교에 가려고 집을 나섰다가 잊은것이 있어서 도로 집으로 갔다.
그런데… 내가 뭘 가지러 왔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한참을 고민하고 찾다가 애꿎은 우산 하나를 가져왔다. 그날은 하루종일 햇빛이 쨍쨍했고, 그날저녁 난 학원에서 교재없이 공부를 해야만 했다.

4.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내가 누구한테 전화를 걸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여보세요.”
“네… 거기 누구네 집인가요?”
“너 XX이지?”
“아, 아닌데요(뜨끔)”
“웃기고 있네… 남의 집에 전화해서 누구냐고 묻는 애가 너 말고 더 있냐?”

5. 짜장면 먹을 때… 다 먹고 나면, 내 짜장면 그릇 위에 한입만 베어 먹은 단무지가 7, 8개는 있다.

6. 택시를 탔다. 한참을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뭔가 심상찮은 궁금증이 일었다.
“아저씨… 제가 아까 어디가자고 했죠?”

7. 친구들이랑 점심을 먹으러 나왔다.
“오늘 우리 뭐 먹을까?”
“글쎄… 오랜만에 수제비나 먹으러 갈까?”
“그래, 그거 좋겠다”
그리고 우리는 당당하게 떡볶이 집에 들어가 떡볶이며, 튀김, 어묵, 순대 등을 배 터지게 먹고 나왔다. 한참을 걷다가 한 친구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혹시 아까 우리 수제비 먹으러가자고 안했었니?”

8. 오랜만에 대화방에서 채팅하다가 마음 맞는 친구 한명을 만났다. 서로의 닉네임을 기억하며 메일이라도 주고받자고 했다.
그런데… 그 닉네임이 도통 기억이 나질 않았다. 어렴풋이 머릿속에서 생각나는 닉네임의 이미지를 상상하며 기억해내려 애썼다.
‘이슬비? 보슬비? 폭풍우? 가는비?’
얼마후에 그 친구한테 메일이 왔다.
“from 소나기”

9. 내 휴대폰 비밀번호를 잊어버려서 XX텔레콤에 확인전화를 한달에 서너번 가량 한다. 요즘은 직원이 날 해커로 의심하는 듯 하다. 내가 해커처럼 똑똑할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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