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짝 친구인 세 선녀가 깊은 산 속 연못에 목욕을 하러 내려왔다.
목욕을 마치고 하늘로 올라가려고 보니 한 선녀의 옷이 없는 것이었다.
셋이서 열심히 찾고 있는데 어디선가 준수한 남자가 선녀의 옷을 들고 나타나더니,

“선녀님! 저와 결혼을 해 주시기 전에는 옷을 드릴 수 없습니다.”

라고 청혼을 하는 것이었다.
그 선녀는 못이기는 척 청혼을 받아들였다. 다음날 나머지 둘이 다시 내려와 목욕을 마치고 가려는데 또 한 선녀의 옷이 없어졌다.
이번에도 어제 못지않게 잘생긴 청년이 옷을 들고 나타나 청혼을 했고 선녀는 행복한 표정으로 청년을 따라나섰다.
다음날 혼자 남은 선녀는 기대에 부풀어 다시 목욕을 하러 내려왔다. 그런데 아무도 그 선녀의 옷은 가져가질 않았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아니 내가 둘보다 인물이 빠지나 몸매가 안되나! 이젠 탕을 바꿔야 할까보다!”

자존심 상한 선녀가 하늘로 가려는데 드디어 이 선녀의 옷이 사라진게 아닌가.
어떤 멋진 남자가 청혼하려나 기다리는데 나무 뒤에서 사오정이 선녀의 옷을 들고 나타났다.
못생긴 외모에 실망은 했지만 허락하리라 마음먹고 있는데 이 남자, 선녀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선녀의 옷을 팔에 걸친 채 걸음을 옮기며 외치는 말….

“세탁, 세탁, 세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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