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둥이 영식에게는 대학생 딸이 한 명 있었다. 하루는 딸이 흥분한 표정으로 뛰어오며 영식에게 말했다.

“아빠! 좋은 소식이 있어요. 오늘 제 애인 철호가 청혼했어요!”

그 말을 들은 영식이 낮은 목소리로 딸에게 말했다.

“이건 비밀인데, 네 엄마와 결혼하기 전 철호 엄마를 사귄 적이 있다. 철호는 네 오빠야.”

마음에 상처를 받은 딸은 한동안 남자친구를 사귀지 못했다. 얼마 후, 딸은 다시 환한 얼굴로 영식에게 말했다.

“아빠! 새로 사귄 남자친구 강호가 결혼하자고 했어요!”

영식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딸에게 말했다.

“안됐지만, 강호도 너의 오빠란다.”

화가 난 딸은 엄마에게 달려가 하소연했다.

“아빠는 내가 사귀는 남자마다 모두 이복 오빠래요. 이럴 수 있어요?”

그러자 엄마는 딸을 진정시키며 말했다.

“얘야, 그 말에 너무 신경 쓰지 말아라. 그 사람은 너의 아빠가 아니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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