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학을 전공하다보니 아무리 현실정치가 꼴 보기 싫다하더라도 정치뉴스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가 없다. 가급적 현실정치를 멀리하려고 하지만 꿈속에서까지 나타나는 것을 나의 의지로 막아내기는 어렵다.

임인(壬寅)년 새해에 밤잠을 설치다가 벌써 몇 번 꿈을 꿨다. 대부분이 정치에 관한 꿈이다. 3.9대선의 결과가 초래할 대한민국의 미래가 걱정되니 꿈속에서라도 어떻게 해보려고 하는 것 같은데,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없는 한 다 부질없는 것이다. 꿈은 이루어지지 않고, 그저 꿈일 뿐이다.

새해의 첫 꿈에 등장한 인물은 홍준표다. 홍준표가 붉은 글씨로 쓴 메모를 어떤 여성 메신저를 통해 누군가에게 전달하고자 했는데, 그 메시지가 도중에 내손에 들어와 버렸다. 누구에게 전달하고자 했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그 내용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 그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이번 3.9대선의 결과를 좌우할 수 있기에 부득이 공개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다만, 이준석의 비단주머니 같은 실체도 없는 가벼운 놀이와는 확실하게 다르다. 한반도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정책분야에서의 매우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있다는 정도로만 언급하겠다.

홍준표 그는 누구인가? 많은 사람들이 그를 돼지발정제로 비아냥거릴 대상으로 치부해버리지만 그의 정치역정은 현역정치인 누구보다도 역동적이었다. 모래시계 검사로 혜성처럼 정치권에 등장한 그는 3개의 각각 다른 선거구에서 5번의 국회의원에 당선되었으며, 국회의원 선거구와는 관계가 없었던 경상남도 지사에 두 번 당선되었다. 국민의힘 전신 정당에서는 최고위원, 원내대표, 당대표, 대선 후보 등을 역임했다.

역동적인 정치인이었던 만큼 정치적 굴곡도 많았다. 1999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했으며, ‘성완종 리스트에 거명되어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무죄로 기사회생하였고, 지난 총선을 앞두고는 당에서 쫓겨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대권도전은 2007년에는 당내경선에서 패했고, 2017년에는 당 대선후보로 본선에 나왔지만 2위로 패했으며, 이번 대선 당내경선에서는 민심에서는 승리했으나 당심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패배하며 현재는 대선을 관망중이다.

1954년생인 그는 생리적으로는 차기대권을 노려볼 수 있지만, 정치적으로는 여러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한 어렵다. 그가 이번 대선을 관망하는 이유다.

정치인은 국민의 이익, 국가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그것은 정치인의 기본 덕목인 것이다. 홍준표는 정치인이다. 그는 정치인의 기본 덕목에 충실하기 위해 고도의 정치술을 발휘하려고 하고 있다. 그래서 그의 속마음을 알면 이번 3.9대선의 방정식을 풀 수 있다.

국민의힘의 유일한 재간둥이 이준석 대표는 14,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생각하기 전에 당내에서 해야 할 일이 있다, “홍준표 전 대표와의 단일화 아닌 단일화가 우선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홍준표 의원은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이준석 대표의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불가론에 대해 단일화 불가도 단일화에 대비한 작전이라고 말했다.

홍준표가 꿈꾸는 세상은 분명 윤석열이 꿈꾸는 세상과는 다르다. 내용도 다르지만 질적으로도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이 홍준표다.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살아야 하는 것이 홍준표의 최우선과제다. 마치 이방원이 자신이 꿈꾸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주변 정적들을 쳐내고 아버지 이성계에 대항했듯이 말이다.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면 홍준표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가 관건이다. 홍준표를 살리는 것이 결국 자신을 살리는 길이기 때문이다. 이성계가 이방원을 죽일 수 없었겠는가? 그를 살려야 자신이 살 수 있었기에 이방원을 살린 역사적 사실을 음미해보면 답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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