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5.18 기념식 대통령실·내각 포함해 與의원 전원 참석 요청
여소야대 국면 돌파구 마련 및 지방선거 표심잡기 전략 분석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2월 6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방문해 묵념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5월 어머니들 등 반대에 막혀 추모탑과 추념문 중간 지점에서 멈춰 서서 5.18 희생자들에 대해 묵념했다.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광주에서 개최되는 5·18 민주화운동 제42주년 기념식에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참석할 것을 당부했다. 역대 어느 보수 정권에서도 대통령실·내각 인사들을 포함, 여당 의원 전원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사례는 없었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파격 주문’에는 여야 협치 시도를 통한 민심 확장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 15일 국민의힘 지도부에 여당 의원들의 5.18 기념식 전원 참석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준석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적극 협조하겠다고 화답했다. 

대통령실과 내각 인사들도 이날 행사에 총동원된다. 대통령실에선 윤 대통령과 함께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최상목 경제수석, 최영범 홍보수석,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등이 참석한다. 이와 함께 현재까지 윤석열 정부 1기 내각에 입성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장관 14명도 전원 광주행 열차에 올라탄다. 

또 이날 기념식에서 윤 대통령은 보수정당 소속 대통령으론 역대 처음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제창할 예정이다. 

윤석열 정부와 집권당의 이같은 광주 총집결 행보에는 ‘여야 협치’ 메시지를 대외적으로 방출함으로써 야당을 향해 정치 공조를 주문하는 한편, 진보 민심을 다독이는 유화적 제스처가 담긴 것으로 읽힌다. 5.18 정신 폄훼 논란 등으로 대립각을 세웠던 보수권의 극우 이미지를 희석시키기 위한 움직임으로도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였던 지난해 11월 광주 5.18 민주묘지를 방문해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취임 후 첫 기념행사에서도 이같은 메시지를 재차 던지며 갈등과 양극화의 정치를 종식시키고, 정치권 대통합을 이루자는 맥락을 풀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정권의 광주행은 향후 압도적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일종의 읍소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 대통령이 아직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등 내각 퍼즐이 완성되지 않은 가운데, 167석 거대 야당에 완전체 내각 구성과 향후 국정운영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하는 우회적 메시지라는 것이다.   

2주 뒤에 있을 6.1 지방선거도 ‘윤석열의 사람들’을 대거 움직인 동력원이다. 호남은 여전히 민주당에 압도적 지지를 보내고 있는 전통 표밭이다. 지난 대선 때만 해도 광주·전남·전북 등 호남 지역은 당시 이재명 후보에게 평균 85% 이상의 표를 몰아줬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지선 승리가 절실한 윤 대통령과 여당으로선 이번 5.18 기념식이 서진(西進)과 중도·진보 표심잡기에 최적화된 무대라는 평가다. 

윤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다선 의원은 본지와의 취재에서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캠프에 김한길 전 대표 등 구여권 출신 인사들을 가까이 두며 중용해 왔다”면서 “차후 국정운영에서도 화합의 정치를 위한 다양한 시그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5.18 행사에서도 (윤 대통령의) 여야 협치 진정성이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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