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이기우 언론인]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윤석열 정부 탄생 후 실시되는 전국단위 첫 선거라는 점에서 여야 모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집권당이 된 국민의힘은 지방권력 장악으로 여소야대 국면을 돌파하겠다는 입장이다. 여당은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지역순회 일정을 소화한 데 이어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지지율이 50%를 넘으면서 지방선거 승리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대선에서 패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침체의 늪을 벗어나 힘 있는 야당으로서 국정 장악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번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재명 대선 후보가 보궐선거에 차출되고, 송영길 전 의원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우는 것도 그 연장선상이다. 특히 패배할 시 당 존재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레이스가 펼쳐질 것으로 점쳐지는 배경이다. 여야가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일요서울]에서는 지방선거 막판 판세를 점검해봤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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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출범 지지율 50% 돌파 경기 김은혜 막판 치고 올라
2018년 민주당 대구.경남북 빼고 압승...이번에는 역전될까 전전긍긍

국민의힘은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수도권을 포함한 9곳 당선을 선거 승리기준으로 내세웠다. 초반 판세를 기준으로 텃밭인 영남 지역에 충북, 서울까지 포함하면 총 7곳을 우세로 분류하고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여기에 인천, 충남, 대전, 강원 등을 포함한 수도권과 중원벨트 일부 지역을 백중 우세로 더하며 최종적으로 9곳 안팎에서 야권을 누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와 세종은 경합, 당세가 약한 호남 3곳과 제주를 열세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8곳 이상에서 승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 3곳과 제주, 세종까지 총 5곳을 우세로 보고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경기, 인천, 충남, 강원 등 4곳은 경합으로 분류했고, 대전은 백중열세, 영남과 서울, 충북 등 7곳은 열세로 보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5곳에서 승리할 경우 현상 유지’, 67곳 승리 시 선전’, 8곳 승리 시 완승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다만 성 비위 의혹 속에 제명된 박완주 의원 사태 등 선거에 악재로 작용할 현안이 곳곳에서 터져 초반 상황이 녹록지 않은 데다 집권세력에 힘을 실어주자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러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지난 16~18일 성인남녀 111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을 실시한 결과,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53%, ‘새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민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36%였다. 이 때문에 각종 여론조사를 기반으로 했을 때 국민의힘이 호남 3곳과 제주만 빼고 모두 승리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울.인천.경기, 국민의힘 싹쓸이? 민주당 촉각

이런 가운데 여야는 경합 지역을 경기·세종·충남 등 3곳으로 보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는 경기도다. 역대 지방선거에서 메인 이벤트는 서울시장 선거였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서울시장 선거가 큰 시선을 끌지 못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후보인 오세훈 현 서울시장의 지지율이 민주당 송영길 후보의 지지율을 크게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513~14일 서울시민의 만 18세 이상 남녀 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유·무선 전화면접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에서 오세훈 후보가 56.5%로 민주당 송영길 후보(31.4%)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정의당 권수정 후보는 1.9%를 기록했다.

인천시장도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가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513~14일 인천시민 성인남녀 8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유정복 후보가 45.8%를 기록했다. 반면 현 인천시장인 민주당 박남춘 후보는 32.9%, 정의당 이정미 후보는 4.8%였다. 유 후보와 박 후보간의 격차는 12.9%를 오차범위 밖이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에도 불구하고 박 후보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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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경기지사가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라고 볼 수 있다. 특히 경기지사 선거는 이재명 대 윤석열 연장선으로 불린다. 민주당 김동연 후보는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의 권유를 받고 출마해 이 총괄선대위원장의 정책을 계승하겠다고 강조하고 있고,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 후보 시절과 당선인 시절 대변인 등을 윤 대통령의 핵심측근이다.

현재 판세는 비록 오차범위 내지만 김 후보가 조금 앞선다는 여론조사들이 나오고 있다.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513~14일 경기도의 만 18세 이상 남녀 1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김동연 후보는 38.1%, 김은혜 후보는 40.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김동연·김은혜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지난달 29~30일 중앙일보·한국갤럽 조사에서 0.1%포인트(김동연 42.6%, 김은혜 42.7%)에 불과했다.

또 헤럴드경제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실시한 경기지사 지지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5%)에서 김은혜 후보는 46%를 기록, 김동연 후보(38.5%)를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충북은 국민의힘, 세종시는 앞서다 뒤져

정치권에서는 충청권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윤심으로 불리는 김태흠 충남지사, 김영환 충북지사를 공천했다. 또 이장우 대전시장, 최민호 세종시장 후보를 공천했다. 민주당은 현역 단체장인 허태정 대전시장, 이춘희 세종시장, 양승조 충남지사 등 3명이지만 세종시를 빼면 민주당이 우세를 보이지 못해 현역 프리미엄이 실종된 상태다.

실제 여론조사상 여야가 경합을 보였던 충남은 김태흠 후보가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인터넷신문기자협회(굿모닝충청, 디트뉴스24, 대전뉴스, 충청뉴스)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7~18일 충남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에서 김태흠 후보 47.3%, 양승조 후보 40.7%를 기록했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6.6%포인트로 김태흠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지사 선거도 마찬가지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케이스탯리서치가 조선일보와 TV조선 의뢰로 지난 14~15일 충북 유권자 8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7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충북지사의 경우 국민의힘 김영환 후보 49.5%, 민주당 노영민 후보 34.1%를 기록, 김 후보가 오차범위를 벗어난 15.4% 차이로 노 후보에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같은 조사기간에서 실시한 대전시장(유권자 800)의 경우 국민의힘 이장우 후보 45.8%, 민주당 허태정 후보 41.2%를 각각 기록해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펼치고 있다.

그나마 민주당은 세종시장 선거에서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MBC가 한국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7~18일 세조엥 거주하는 성인남녀 8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이춘희 후보와 국민의힘 최민호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40.3%, 37.9%였다. 부동층의 비율은 21.8%. 민주당이 비록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고 있으나 공식선거운동 기간 동안 윤석열 정부 국정운영에 힘을 보태는 여론이 강해질 경우 세종시장 선거 판세도 뒤집어질 가능성도 농후하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영호남 텃밭 사수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대구/경남북을 제외하고 14곳을 싹쓸이 했다. 뉴시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대구/경남북을 제외하고 14곳을 싹쓸이 했다. 뉴시스

국민의힘 텃밭인 영남권에서는 여당 프리미엄이 작용하고 있다. 특히 대구와 경북은 보수색이 여전히 뚜렷한 탓에 아직까지 여론조사도 실시되지 않았다. 경북은 현역지사인 이철우 국민의힘 후보와 도의원인 임미애 민주당 후보 간 대결이 펼쳐지고 있으나 이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대구시장 역시 홍준표 후보가 민주당 서재헌 후보를 앞설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장 선거 판세는 현역 시장인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변성완 후보를 크게 앞선 결과가 나오고 있고, 울산시장 선거도 국민의힘 김두겸 후보가 현역 시장인 민주당 송철호 후보를 앞서가는 분위기다. 반면, 민주당 텃밭인 전남, 전북, 광주 지역에서는 민주당 후보들이 앞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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