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노무현 전 대통령 13주기 추도식 개최…민주당 총집결
‘지선 수세’ 민주당, 盧 추도식 통해 민주진영 재결집 기대
문재인, 5년 만에 김해 봉하마을로...文 메시지에도 ‘관심’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추도사를 하고 있다. 2017.05.23.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추도사를 하고 있다. 2017.05.23.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영면해 있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는다. 퇴임 후 첫 공식 행보다. 퇴임 직전까지 국정 지지율 40%대를 유지했던 전직 대통령의 봉하마을행이 6.1 지방선거를 앞둔 진보진영의 총결집을 자극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문 전 대통령의 이번 봉하마을 방문은 지난 10일 임기를 마치고 경남 양산으로 낙향한 후 갖는 첫 외부 일정이다. 청와대 정치 중립 보전을 위해 위해 재임 기간 동안 김해 봉하마을 방문을 자제했던 만큼, 5년 만에 민주계열 전직 대통령들이 상봉하게 된 셈이다. 이에 문 전 대통령이 이날 어떤 정치적 메시지를 내느냐도 초미의 관심사다. 

23일 노무현재단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 13주기 추도식은 이날 오후 2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생태문화공원 잔디동산에서 거행된다. 올해 행사 주제는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강조했던 소통과 통합의 민주주의를 강조하는 취지의 ‘나는 깨어있는 강물이다’로 설정했다는 게 재단 측 설명이다.

이날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국민의힘 핵심 인사들도 13기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대거 하행 열차에 올라탄다. 민주당에선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총결집한다. 이와 함께 ‘원조 친노(親盧)’ 이해찬 전 대표, 한명숙 전 총리, 문희상 전 국회의장 등 민주계열 정치 원로들도 동행할 예정이다. 이낙연 전 대표도 이날 자리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선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행사에 참석한다. 이날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 18일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이어 ‘동서화합‘, ‘국민통합‘ 메시지를 방출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일정 문제로 참석이 불가한 만큼, 각료 수장인 한덕수 국무총리와 대통령실 김대기 비서실장, 이진복 정무수석 등이 자리를 대신한다.  

한편 정치권에선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리는 13기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이 선거 판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성추문 의혹‘ 등 겹악재로 수세에 몰린 민주당으로선 민주계열 전직 대통령들과의 재회를 계기로 국면전환 모멘텀을 가져갈 수 있다. 진보진영에서 상징성이 큰 노 전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이 이번 추도식으로 재조명되며 전통 지지층 결집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

아울러 이날 자리를 빌어 민주당 인사들이 6.1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를 겨냥한 정치적 메시지들을 두루 낼 것으로 관측된다. 새 정부·여당 프리미엄을 업은 현 정권과의 지선 격돌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향수(鄕愁)’를 진영 결집으로 연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민주당의 전략적 인식이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영면한 봉하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5년 만에 참석한다는 것 만으로도 벅찬 일”이라며 “(이번 추도식이) 정권 연장 실패로 침체된 지지자들을 고무하고, 결집시킬 수 있는 중대한 이벤트임은 틀림없다”고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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