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업은 김진표 유력시...조정식·우상호 맹추격, 이상민도 변수
尹 정부 출범 후 여소야대 국회 조율할 차기 의장 역할론에 관심

국회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국회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박병석 국회의장의 배턴은 누가 이어받을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경선이 ‘4파전’ 양상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24일 오전 10시 후반기 국회의장단 선출을 위해 24일 당내 경선을 실시한다. 향후 여소야대 국회를 주재할 차기 의장에 이목이 쏠린 가운데, 민주당에선 5선 김진표·이상민·조정식 의원과 4선 우상호 의원이 출사표를 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오는 29일부로 임기를 마치게 된다. 국회법(제15조)상 현직 국회의장단의 임기 만료 5일 전에 의장과 부의장 선거를 치러야 한다.

민주당 국회의장 경선은 김진표 의원 발탁이 유력한 가운데, 후발 등판한 조정식 의원과 우상호 의원이 그 뒤를 맹추격하는 양상이다. 특히 야당 국회의장 경선은 당내 역학구도와도 무관치 않아, 미래 당권 흐름을 점쳐볼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진표 의원은 앞서 전반기 국회의장단 선거에도 출마한 바 있다. 당시 현 의장인 박병석 의원을 추대하며 물러났다. 김 의원은 구당권파인 친문(親文, 친문재인)과 정세균계의 압도적 지지를 업고 있어 선출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그 뒤를 조정식 의원이 바짝 추격하고 있다. 조 의원은 민주당 신진 주류인 이재명계의 지지가 예상된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재명계 의원들과 지지층 사이에서 과거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의 각별한 인연이 부각되며 조 의원을 차기 의장으로 추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드높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민주당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취재에서 “일부 의원들 사이에선 친명계의 당권, 국회 장악을 위해 이재명 위원장과 가까운 조 의원을 밀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기류가 비등한 상황”이라며 “다만 친문 그룹을 중심으로 김진표 의원을 지지하는 세력도 만만찮아 결국 김진표 대 조정식 양강구도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우상호 의원은 민주당 의장 후보군 중 유일하게 4선이다. 현재 당내 86 운동권 계열과 초선의원 등 개혁파들의 지지를 얻고 있어 김진표·조정식 의원을 후방에서 압박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아울러 민주당 소신파 이상민 의원은 지지 기반을 갖추지 못한 가운데 경선 열세가 점쳐진다. 다만 최근 민주당 내부에서 개혁과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는 만큼 합리적 정치 철학을 견지해 온 이 의원이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부의장 경선에선 5선 변재일 의원과 4선 김영주 의원이 맞붙는다. 김 의원이 민주당 여성 의원들 사이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어 우세가 점쳐진다.    

민주당 국회의장단 후보들은 이번 경선에 앞서 대체로 여소야대 국면을 극대화한다는 대여(對與) 강경론을 폈다. 저마다 강력한 국회 리더십을 강조하며 윤석열 정부를 견제하겠다는 출마 일성을 내비쳤다.   

후반기 국회의장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출범, 차별금지법 입법 등 국회 주요 쟁점들을 놓고 여야 조율에 나서야 한다. 게다가 여당인 국민의힘이 후반기 원(院)구성 문제 등으로 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만큼 여야 대치 속에서 차기 국회의장의 역할론에 정치권의 이목이 더욱 쏠릴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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