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재보선도 국힘 압승…與 5석·野 2석 차지
‘상처뿐인 승리’ 거둔 李…당내서 책임론 확산
여당 의원 된 安…당권에 이어 대권까지 직행?

안철수 국민의힘 경기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선자.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힘 경기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선자. [뉴시스]

[일요서울 l 이하은 기자]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결과로 대권주자였던 안철수·이재명 후보가 국회의원 직을 거머쥐면서, 여야의 원내 역학 구도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재보선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은 7곳 중 5곳을 차지하며 완승을 거뒀다. 더불어민주당은 인천과 제주에서 2석을 얻는 데 그쳤다.

선거 기간 내내 가장 관심을 모았던 인천 계양을 지역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서울시장에 출마하며 자리를 비운 곳이다. 이곳에선 지난 20대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이재명 후보가 출마해 이목을 끌었다.

송 전 대표가 5선을 지낸 민주당 텃밭인 만큼 출마 당시만 해도 이 후보의 낙승이 예상됐으나,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와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의 접전 구도가 나타나며 화제가 됐다.

선거 결과는 여론조사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이 지역에선 이 후보가 55.24%의 득표율로 44.75%를 얻은 윤 후보를 10.49% 차로 제치고 당선됐다. 최종 투표율은 60.1%로 집계됐다.

이번 6.1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에 출마했다 낙선한 김은혜 후보의 공석으로 재보궐을 치르게 된 경기 분당갑 지역구는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단일화를 이뤘던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출마해 관심이 집중됐다.

안 후보는 62.5%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37.49%의 김병관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최종 투표율은 63.8%로 나타났다.

이 밖에 강원지사에 출마한 이광재 민주당 후보의 공석으로 재보궐이 치러진 강원 원주갑에선 박정하 국민의힘 후보가 57.79%로,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지사 후보의 출마로 자리가 빈 충남 보령·서천에선 장동혁 국민의힘 후보가 51.01%로 민주당 후보에 승리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의 출마로 재보선이 치러진 대구 수성을에선 이인선 국민의힘 후보가 79.78%로, 경남지사에 출마한 박완수 국민의힘 후보의 공석인 경남 창원 의창에선 김영선 국민의힘 후보가 62.74%로 압승을 거뒀다. 오영훈 민주당 제주지사 후보의 출마로 치러진 제주 제주시을 보궐선거에선 김한규 민주당 후보가 49.41%의 득표율로 국민의힘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선자.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선자. [뉴시스]

원내 진입한 李‧安…차기 당권 도전 전망

대권주자였던 이재명·안철수 후보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도전한 것에 대해선 당권 도전을 위한 행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차기 총선 공천권을 쥔 당대표 자리를 차지해 당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차기 대권을 노리려는 것으로, 이에 보다 유리한 조건을 갖추기 위해 원내 진입을 시도했다는 분석이다.

두 후보 모두 국회 입성에 성공하면서, 향후 각 당의 내부 권력 지형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 후보의 경우 당이 대승을 거둔 선거 결과와 함께 원내에 들어선 만큼 출발은 원활한 모습이다. 비교섭단체 출신의 안 후보로선 여당 국회의원 자리를 차지함으로써 집권당 당수로 발돋움할 가능성에 다가서고, 차기 대권 도전의 초석을 다질 기회를 얻게 된 셈이다.

다만 외부 인사 출신으로 당내 기반이 취약한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차기 당대표 선거가 치러지기까지 1년 남짓한 시간 동안 안 후보가 당내에서 얼마만큼 세력을 확대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본인의 지역구 당선은 이뤄냈으나 당 전체의 선거 참패로 ‘홀로 살아남은’ 이재명 후보의 앞날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

대선 패배 이후 2달 만에 등판한 점과 명분 없는 지역에서의 출마는 일찍부터 당 안팎에서 비판의 대상이 됐다. 민주당 텃밭인 인천 계양을에서 무명의 윤형선 후보와 접전 구도를 허락한 점은 이 후보의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 선거 과정에서 타 지역 후보들과 조율되지 않은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띄워 혼란을 유발한 점도 논란이 됐다.

원내 경험이 없는 이 후보로선 국회의원 당선으로 기회를 얻은 측면도 있으나, 민주당 텃밭에서의 고전과 당의 선거 패배로 상처뿐인 승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 당의 선거를 책임지는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의 책임론도 불거지는 상황이다.

홍영표‧전해철‧신동근 의원 등 친문계를 중심으로 이 후보의 행보에 대해 거센 비판이 쏟아졌고, 이원욱 전략공천위원장, 조응천 의원, 김해영 전 최고위원 등도 목소리를 보탰다. 

여전히 이 후보가 오는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당권 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론 공세와 함께 당내 주류인 친문계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재명 후보야 비판이 있더라도 당권 도전에 나서겠지만, (당권 차지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그동안은 ‘이재명’이 좋아서라기보단 마땅한 대안이 없고 대중적인 인지도도 있는 듯 했기에 당내에서 이 후보에 대한 지지가 있었던 것이다”라며 “그런데 대선에서도 패배했고, 이번 선거에서도 효과보다는 오히려 악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까지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에 효능감이 많이 떨어졌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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