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전당대회까지 시간 많이 남아…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일요서울 l 이하은 기자]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늘(7일) 국회에 처음으로 출근했다.

이 의원은 이날 전임 의원인 송영길 전 서울시장 후보로부터 승계한 818호 국회의원 사무실을 방문하는 것으로 첫 등원 일정을 소화했다.

원내 경험이 없는 초선 의원으로서 처음으로 의정활동에 임하게 된 이 의원은 당과 관련된 현안들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그는 첫 출근길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이 불거지는 데 대해 “국민들과 당원, 지지자 여러분들의 의견을 낮은 자세로 겸허하게 열심히 듣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당내 친문(親文)계와 친명(親明)계 의원들 간 갈등에 대해선 “정치에서 국민과 당원의 뜻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한다”며 “정치인들이 이합집산하면서 정치인들이 정치하는 것처럼 보여도 결국은 국민들이 정치한다는 생각은 변함 없다”고 했다.

향후 당권 도전 여부를 묻는 질문엔 “제가 국회 0.5선, 초선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해야 할 일이 많이 있다고 보여지기 때문에 아직까지 전당대회에 대해선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서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날 오후로 예정된 의원총회 참석 여부에 대해선 “오늘은 제가 참석을 안 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해서 오늘까지는 안 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본지와의 취재에서 “(의총에서) 아무래도 (이 의원 본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당사자인 본인이 자리에 없는 것이 자유로운 의견 개진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판단에 따라 불참을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향후 일정에 대해선 “아직은 정해진 바가 없다. 이제 막 등원을 시작했고, 공식적인 활동을 수행하기 위한 준비가 제대로 다 갖춰지지는 않은 상황이라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의원의 신중한 모습은 당의 선거 참패와 자신의 출마 과정을 둘러싼 논란으로 당내 분열이  일고 있는 최근의 상황을 의식하고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 의원은 앞서 재보궐선거 출마 당시 대선 패배 당사자로서 2개월 여 만의 이른 복귀로 도마에 올랐다. 출마 지역 또한 자신이 시장·도지사를 지내고 자택이 위치해 있는 경기 성남 분당갑 지역구를 두고 당의 텃밭인 인천 계양을을 택하며 당 안팎의 비판에 직면했다. 선거 과정에선 무명이었던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와 접전 대결 구도를 허락하며 체면을 구겼다.

여기에 이번 선거에서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도 자신의 지역구 선거 고전으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지역구 선거에는 승리했으나 당이 선거에 대패하며 책임론이 대두됐다.

당내에선 친문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 의원에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속출했다. 이에 친명계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계파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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