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문재인 순장조’ 전해철 8월 전당대회 불출마 공식화
당내 ‘친문-친명 전대 불가론’ 고조...신구 당권파들 딜레마
‘이낙연계 좌장’ 설훈 이재명과 독대...출마 불가 설파 관측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친문(친문재인)계가 이재명 의원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돌입했다. 오는 8월 차기정규 지도부를 구성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 의원의 전대 불출마를 직‧간접적으로 요구하고 나선 것.

다만 친문계 역시 ‘육참골단(肉斬骨斷)’ 승부수를 던진 만큼 당권 지분을 내려놓아야 하는 상황으로, 활로를 도모하기 위한 차선책을 강구해야 하는 입장이다. 

민주당 친문계로 분류되는 전해철 의원(3선‧안산 상록구갑)은 지난 22일 자신의 SNS(페이스북)에 “이번 전당대회에 불출마하고, 민주당의 가치 중심으로 당을 이끌어나갈 당 대표와 지도부가 구성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며 “전당대회를 통해 민주당의 신뢰를 회복하고, 혁신과 통합, 쇄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중략) 저부터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전대 출마를 포기했다. 이는 8월 전대를 앞둔 민주당에서 유력 당권주자가 전대 불출마를 선언한 첫 사례로, 선거 패배 책임론이 거론되는 이 의원을 압박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앞서 민주당에선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연패 책임이 있는 신‧구 당권파들이 전대에 나서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내부 여론이 들끓었다. 실제로 이날 민주당 재선 의원들은 간담회를 갖고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에 중요한 책임이 있는 분들은 이번 전대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고 친문 홍영표 의원과 이 의원을 겨냥했다. 8월 당대표 선거가 차기 당권을 가를 중대 분수령이나, 그렇다고 ‘전대 불가’ 여론을 무시할 수 없는 친문‧친명 모두에게 딜레마로 작용하는 지점이다. 이런 가운데 친문 전 의원이 친명계 수장인 이재명 의원에게 사실상 선전포고를 날린 셈이다.     

민주당 친문 그룹에서 차기 당대표 ‘0순위’로 지목된 전 의원의 이같은 파격 행보에 당 내부도 술렁이는 분위기다. 민주당 재선 의원은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당권 도전에 당연히 나설 것이라 여겨졌던 전 의원의 결정에 (이재명계) 인사들이 당혹감을 보이고 있다”며 “전 의원이 전대 카드를 포기한 만큼, 이재명 의원이 대선 책임 소재를 떠안은 상황에서 전대에 나선다면 말이 많았던 제2의 (6.1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전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을 지킨 ‘순장조(殉葬組)’ 각료(행안부 장관) 출신으로, 친문 내에서도 상징성이 있는 인사다. 그런 그가 선제적으로 전대 불출마에 나선 것은 전대 출마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는 이 의원에게 큰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이낙연계 좌장인 설훈 의원도 이날 여의도 국회 의원실에서 이재명 의원과 독대했다. 두 사람의 구체적인 대화에 대해선 공개되지 않았으나, 설 의원이 이날 이 의원에게 전대 불출마를 권고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럼에도 이 의원은 전대 출마를 전향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민주당에 따르면 처럼회 등 친명 강경파 인사들이 연일 이 의원에게 당권 도전을 포기해선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며 전대 출마를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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