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발사된 122·240mm 방사포, 유도 기능 없어 미사일과 차이

[팩트 체크 개요]
지난 12일 오전 8시 7분 쯤부터 11시 3분 쯤까지 북한이 서해상으로 방사포 5발 가량을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동참모본부는 마지막으로 발사된 방사포의 항적을 포착한 지 10시간 가량 뒤인 이날 오후 9시를 넘겨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이날 오후 윤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영화관을 찾아 영화 관람에 나섰다. 영화 관람 이후에는 영화계 인사들과 만찬을 가졌다.

대통령 부부의 주말 여가 일정과 겹친 합참의 뒤늦은 발표에 일각에서 비판이 제기되자,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사거리가 짧고 고도가 낮은 재래식 방사포의 경우 관련 사실을 수시로 공개하지 않는다”며 “이런 상황을 감안해 안보실에서 기민하게 대응했으나 즉각 발표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당에서는 대통령이 북한의 방사포 발사 당일 영화관 나들이에 나선 것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다음날인 지난 13일 첫 비상대책회의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는 윤석열 정권의 대응방식이 대단히 불안하고 아마추어리즘적이다”고 맹공했다. 

그는 “말로는 선제타격까지 주장할 정도로 강력하게 이야기하면서 실제 행동에서는 너무나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안보정책의 정체성은 무엇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의원도 공세에 나섰다. 그는 북한의 방사포 발사가 즉각 공표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안보최고책임자가 보고받지 못했다면 국기문란이고, 보고 받았다면 대통령의 안보의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런 비판에 대해 지난 12일 발사된 방사포가 미사일과는 다르며, 이에 맞춰 대응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본지가 윤 대통령의 주장을 검증해 봤다.

윤석열 대통령.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뉴시스]

[검증 대상]
윤 대통령은 지난 13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방사포 도발 소식이 오전에 있었는데 밤늦게 알려졌고, 영화 관람 일정과 맞물려 의구심을 갖는 국민도 있는 것 같다’는 기자의 질의에 “의구심을 가질 것까지는 없다”며 “방사포가 미사일에 준하는 것이면 거기에 따라 조치를 하고, 어제 방사포는 미사일에 준하는 것이라고는 보여지지 않았기 때문에 거기에 필요한 대응을 한 것”이라고 했다.

[검증 내용]
방사포는 단일 표적을 타격하는 탄도미사일과는 달리 넓은 지역에 대규모 화력지원을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다연장 발사탄에 탑재해 발사하는 특성상 짧은 시간에 다량을 발사할 수 있는 특징을 갖는다. 

방사포는 초기에는 유도 기능이 없어 정밀한 타격이 불가능했는데, 최근에는 대구경 방사포의 경우 유도 기능을 탑재하며 탄도미사일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12일 발사된 방사포 기종은 구경 300mm 미만으로, 122mm나 240mm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런 소구경 방사포의 경우 유도기능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탄도미사일과는 명확한 차이가 있다.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122mm, 240mm, 300mm, 600mm 등 다양한 구경의 방사포를 5500여 문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 300mm와 600mm의 대구경 방사포의 경우 유도기능이 부착돼 사거리 연장과 정밀 유도가 가능하다.

다만 소구경 방사포라고 해서 위협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정밀 유도나 장거리 발사가 불가능하더라도, 전방에 배치된 방사포는 다량 발사가 가능한 특성상 북한과 가까운 수도권에 기습적인 대량 집중 공격이 가능하다. 

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 부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유도 기능이 없는 방사포의 경우 언제 어디로 떨어질지 모른다는 점에서 오히려 이것이 우리나라에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검증 방법]
- 조선비즈 보도 참조
- 더팩트 보도 참조
- YTN 보도
- 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 부소장 전화인터뷰
- 국방부 정책자료집 2020 국방백서

[검증 결과]
북한이 지난 12일 발사한 방사포는 구경이 300mm 미만으로 122mm 혹은 240mm로 추정되며, 구경 300mm나 600mm의 대구경 방사포와는는 달리 유도 기능을 가지고 있지 않다.

유도 기능이 없어 장거리 발사나 정밀 타격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해당 방사포는 미사일과는 뚜렷하게 구분된다.

“어제(12일) 방사포는 미사일에 준하지 않는다”는 윤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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