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측근 의원에 당권 도전 후 행보에 대해서도 조언 구해
전준위 ‘전대 룰’ 확정 시점에 이재명 전대 출마 공식화 관측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충남 예산군 덕산 리솜리조트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인 이재명 의원의 8월 전당대회 출마가 유력해 보인다. 이 의원이 당내 반발을 우려해 몸을 낮추며 전대 출마에 대한 입장 표명을 미루고 있을 뿐, 이미 당권 행보 결심을 굳혔다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 23일 충남 예산군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민주당 워크숍에서 ‘전당대회 불출마’를 요구한 홍영표 의원 등 친문(친문재인)계의 면전 압박에 이 의원은 “108번뇌 중”이라며 고민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메시지로 일관했다.

그러나 이 의원과 평소 교류가 잦은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 의원이) 내부 여론이 그래서(좋지 않아) 전당대회 출마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상황이 쉽지 않은데, 출마하게 되면 힘 실어달라’고 했다. 또 전대 출마 이후에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서 물으시길래 조언 (해)드렸다”고 전하며 이 의원이 당권 도전으로 노선을 굳혔다고 봤다.

또 그는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이 의원에게 다수의 의원들이 최근 전대 출마 결심을 굳혀달라는 메시지를 전했고, 이 의원도 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도 첨언했다. 

이 의원의 이번 워크숍 참석도 내부 분위기를 살핌과 동시에 견제 세력인 친문계 의원들과 직접 스킨십하며 ‘전대 불가론’ 등 부정 여론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의중이 담긴 것으로 읽힌다. 

이 의원으로선 3.9 대통령선거와 6.1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론에 떠밀려 이대로 당권을 포기하게 될 경우 대권주자로서 존재감과 당내 영향력을 상실하게 되는 만큼, ‘전대 출마 리스크’보다 ‘당권 포기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에 방점을 뒀을 것이란 분석이다. 

아울러 전대 출마 시 당장 친문과 신·구 당권파의 용퇴를 주장하는 당내 쇄신파 등의 저항에 직면할 수 있으나, 어찌 됐든 전대 출마로 차기 총선 공천권이 있는 당 대표로 선출되면 정면돌파의 기회가 남아있다. 친명(친이재명계) 측 인사들 사이에서도 이 의원이 당 대표에 오르게 되면 당내 세력을 재규합할 구심력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란 말이 돈다. 

다만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가 기존 단일지도체제에서 집단지도체제로의 전향을 결정하게 되면, 이 의원이 차기 당권을 쥐더라도 당 장악력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은 구도에 놓일 수 있다.

또 일각에선 이 의원이 ‘전대 룰’에 골격이 갖춰지는 시점에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힐 수 있다는 추측이 제기된다.

민주당의 현행 지도부 선출방식은 대의원·권리당원의 비중이 압도적(85%)이다. 이는 친문-친명 계파전의 핵심 쟁점이자, 전대 최대 변수로 꼽힌다. 전준위의 경선 룰 수정 여부에 따라 민주당 당권주자들의 유불리가 크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전준위가 오는 7월 11~12일께 전대 룰 정비를 마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의원에게 유리한 ‘권리당원 고(高)비율’이 채택될 경우 ‘이재명 전대 출마’가 공식화될 수 있다.  

한편, 민주당 친문에선 홍영표·설훈 의원 등이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가운데 이 의원을 향한 친문의 압박 수위도 높아지는 모양새다. 이번 워크숍 분임 토론에서 이 의원과 같은 조에 배정된 홍영표 의원은 이 의원에게 “전당대회에 불출마하면 나도 출마하지 않겠다”며 전대 불출마를 ‘면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민주당 유력 당권주자로 거론됐던 ‘친문’ 전해철 의원도 지난 22일 전대 불출마를 선언하며 이 의원을 압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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