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홍영표·우원식·이인영·설훈 등 이재명 대항마 지목
‘97 전진배치론’에 박용진·강훈식·박주민 등도 하마평
친명·친문 동시 타격한 박지현도 전당대회 출마설 분분
非明계 당권주자들 反이재명 합종연횡 여부에 관심 증폭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 의원과 홍영표 의원이 24일 충남 예산군 덕산 리솜리조트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을 마친 후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 의원과 홍영표 의원이 24일 충남 예산군 덕산 리솜리조트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을 마친 후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8월 28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이재명계와 비이재명(친문)계가 대치 전선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내 최대 계파와는 결이 다른 당권 잠룡들이 하나둘씩 두각을 나타내면서, 민주당이 바야흐로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이재명 의원의 당권 도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 상황(본지 6월 25일자 [단독]이재명, 결국 ‘전대 출마’로 가닥 잡나...측근 의원에 “힘 실어달라” 보도 참조)에서 비이재명계가 향후 당권 행보를 어떻게 가져가느냐도 정가의 관심사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현재 이 의원의 ‘전대 독주’를 저지할 대항마 성격의 비명(非明)계 당권주자들이 대거 포진한 형국이다. 이들이 합종연횡으로 반이재명 전선을 꾸릴지, 각자도생할지 여부에 따라 민주당의 8월 선거 양상도 크게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당내 ‘전진배치론’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박용진·강병원·강훈식·박주민 의원 등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이 전대 출마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민주당 97그룹의 선봉장 격인 박용진 의원은 지난 27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전대 출마와 관련,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당내 중도 개혁파 의원들의 물밑 지지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전대 등판이 유력하다. 97그룹 예비 당권주자들은 대체로 계파색이 옅다고 평가되는 만큼, 선거공학을 배제한 채 독자적 존재감 과시에 나설 공산이 크다는 진단이다.

친문(친문재인)계 당권주자인 홍영표·우원식·이인영·설훈 의원 등 중진그룹은 이재명 의원의 가장 막강한 견제 세력으로 꼽힌다. 이들은 ‘대선·지선 패배 책임이 있는 이 의원이 전대에 출마하면 안 된다’며 노골적으로 이 의원을 압박하고 있다. 이 의원이 전대 출마를 결심할 경우 친문 중진들의 당 대표 후보 단일화 등 합종연횡이 예상된다.   

여기에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으로 분류되는 김민석 의원도 지난 26일 “당과 국가를 위한 사명감으로 전당대회에서 제 소임의 깃발을 준비하겠다”며 당권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 세대교체 열풍이 불고 있는 데다, 친문·친명계와도 뚜렷한 접점이 없어 당권주자로서 소구력을 가져가긴 쉽지 않다는 평가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총사퇴 의사를 밝히는 입장문을 발표한 뒤 국회 본청 건물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총사퇴 의사를 밝히는 입장문을 발표한 뒤 국회 본청 건물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전대 출마 가능성이 연일 거론된다. 박 전 위원장은 민주당이 당권 전초전에 돌입한 시점에 잠행을 깨고 최강욱 의원의 ‘성희롱 발언’ 논란과 당내 ‘강성 팬덤 정치’를 동시 저격하며 SNS 정치를 재개했다. 이에 전당대회 출마 등 정치 재개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랐다. 민주당 최대 계파들과 선을 그은 것도 당 대표 출마를 위한 독자 브랜드 구축 움직임이란 분석이다.

다만 박 전 위원장 본인은 전대 출마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일요서울이 28일을 포함해 수차례에 걸쳐 취재를 시도했으나, 박 전 위원장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  

민주당 당권주자들의 면면은 오는 7월 후보 등록을 기점으로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후보군 난립에 8월 전당대회는 그야말로 혼전 양상이다. 그럼에도 큰 틀에선 차기 당 대표 ‘0순위’인 이재명 의원과 비이재명계 당권주자들의 대립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란 관측이 주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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