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 우려’ 제기하며 ‘이재명 불출마’ 압박…친명계는 ‘발끈’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일요서울 l 이하은 기자]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 세력 다툼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끊이지 않는 계파 갈등에 당내 일각에선 ‘분당(分黨)설’까지 제기되는 등 혼란이 가중되는 분위기다.

민주당에서 공개적으로 ‘분당설’을 거론하고 나선 것은 김민석 의원이다. 지난 26일 김 의원은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갈등의 늪’에 한 발을 담근 민주당”이라며 “한 발 더 가면 빠져나올 수 없는 분열의 수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대로 가면 안 된다는데, 이대로 가서 깨지지 않나 하는 생각”이라고 해 분당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 의원에 이어선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분당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지난 27일 광주에서 열린 북방경제문화원 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 의원이 출마하면) 당이 굉장히 혼란스럽다”며 “분당 가능성이 있지 않겠나”고 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에 대해 “대선과 지방선거의 책임자로서 스스로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분당설은 이 의원이 당 대표 출마를 강행할 경우 전당대회가 계파 간 충돌의 장으로 변질되고 당의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내부 우려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구 당권파인 친문(친문재인)계와 신 당권파인 친명(친이재명)계 사이의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갈등을) 지켜보는 입장에서 이렇게 가다가 정말로 위험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말들이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분당이 진지하게 논의된다거나 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분당 현실화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비명(非明)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분출된 ‘분당설’은 이 의원의 불출마를 압박하기 위한 일종의 ‘충격 요법’으로도 해석된다. 실제로 당내에선 이 의원을 향한 불출마 압박이 거센 상황이다. 재선 의원들 사이에선 공개적으로 이 의원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타났다. 친문계에선 전해철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고, 이 의원의 면전에서 동반 불출마 제의를 했던 홍영표 의원도 28일 불출마를 선언하며 이 의원을 압박했다.

친명계 인사들이 분당설에 선을 긋고 있는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이 의원의 최측근인 ‘7인회’ 멤버 정성호 의원은 분당 가능성에 대해 “0.01%도 없는 것 같다. 정치적 자멸 행위이기 때문”이라고 일축하며 “이 의원이 나오면 분당된다고 공갈치는 게 얼마나 치졸한 얘기인가. 그런 정치를 하면 안 된다”고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안규백 전당대회준비위원장도 지난 28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분당’ 단어 자체가 나오는 것이 매우 유감스럽다. 이런 단어가 나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경우라도 분당은 막아야 되고, 있어서는 안 된다. 왜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분당설이 제기되는 데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 의원과 가까운 민주당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 의원이) 출마하면 당을 깨 버릴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내서 전당대회에 나오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당내 전대 불출마 압박에도 이 의원이 결국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 의원은 출마를 염두에 두고 주변에 조력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27일엔 권노갑·김원기·임채정·정대철·문희상 등 5명의 당 상임고문들을 만나 비공개 오찬을 가졌고, 같은 날 전준위원장인 안규백 의원과도 회동을 가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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