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포장되지 않은 거칠고 울퉁불퉁한 길을 먼지를 뿜으며 달리고, 진흙길에 빠져도 굉음을 내며 수차례 시도 끝에 흙구덩이를 빠져나오는 상상을 갖고 지프의 뉴 컴패스를 만나면 곤란하다. 물론 지프의 차량들은 기본적으로 오프로드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지프가 4년 만에 부분 변경 모델로 내 놓은 뉴 컴패스는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잘 다듬어진 세련된 SUV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2018년 처음 소개됐던 2세대 컴패스가 4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했다. 이제 와서 살펴보니 지프 뉴 컴패스는 최상위 등급인 신형 그랜드체로키L의 느낌을 담고 있었다. 시그니처 디테일을 수정해 고유의 개성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것이 지프의 설명. 지프가 자신 있게 내놓은 만큼 디자인적인 요소가 직전 모델보다 향상됐다는 평을 받는다. 

전면부의 그릴은 세븐-슬롯 그릴 디자인으로, 좌우의 LED 헤드램프로 이어지는 7개의 사각형이 입체감을 살려 지프 고유의 향을 물씬 풍긴다. 또 중간 그릴과 하부그릴까지 크기를 키워 크고 튼튼한 전면부의 인상을 가졌다. 그 옆으로 펜더와 휠 커버 및 18인치(19인치 가능) 휠, 그리고 측면을 따라 흐르는 입체적인 라인이 다시 한 번 그랜드체로키를 떠오르게 한다. 

이른바 베이비-그랜드체로키라는 별명을 안겨준 전체적인 실루엣은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것 가운데 하나다. 외관 비율은 그랜드체로키와 흡사할 만큼 닮아있다. 외형만으로 서술하자면 단단하고 튼튼하면서도 균형을 이뤄낸 느낌이다. 세련됐지만 지프의 강인함을 놓지 않았고, 강해보이지만 뒤처지지 않는 느낌이었다. 

지프는 주행 환경과 한계를 넘나드는 뉴 컴패스의 다재다능함을 앞에 내걸었다. 이를 통해 본캐와 부캐를 넘나드는 MZ세대의 다른 말 ‘더 스위처’들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프리미엄급으로 기본을 갖췄다. 프로젝터 헤드램프부터 안개등과 테일램프까지 LED를 기본으로 장착했다. 

인테리어의 중심인 대시보드에는 패널을 따라 슬림한 송풍구를 녹여냈다. 10.25인치(S트림 기준) 계기판과 10.1인치 중앙부 모니터는 호환되는 기능을 보여준다. 안전사양을 포함시킨 다기능 스티어링 휠은 더 콤팩트하게 구성해 공간에 여유를 더했다. 가죽 소재로 열선 기능도 포함됐다. 

특히 뉴 컴패스는 2.4리터 멀티에어 엔진을 올렸다. 여기에 9단 자동변속기(AWD 기준)와 맞물려 최고 175마력, 최대 23.4kgm의 힘을 발휘한다. 이륜(전륜) 모델의 경우 6단 자동변속기를 올렸으나, 동일한 힘을 보유했다. 역시 지프답게 셀렉-터레인(Selec-Terrain) 지형 설정 시스템으로 오토, 모래/진흙, 눈길 등의 주행 모드를 제공해 주행 환경을 고려한 4륜 구동 성능을 제공한다. 

최상위 트림인 2.4 AWD S의 경우 추가적으로 무선 충전 패드, 360도 서라운드 뷰(Surround view) 카메라를 갖춰 소비자들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한 흔적을 보였다. 또 고속도로 주행 안전 시스템과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및 스톱&고(ACC)에 이어 교통 표지 인식 시스템과 운전자 졸음 감지 시스템 등 주요 첨단 보조 시스템(ADAS)을 갖췄다. 

지프는 “뉴 컴패스 출시로 도심에서는 안락하고, 오프로드에서는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증명하겠다”며 “완성도 높은 외관과 풀체인지급 실내, 한국 소비자가 선호하는 사양 등으로 MZ세대 취향 저격에 나설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뉴 컴패스의 1열은 통풍시트와 열선, 2열은 열선시트를 적용하고, 770리터의 기본 용량에 2열 폴딩 시 최대 1693리터까지 적재공간을 제공한다. 다만 가격이 5000만 원대 초·중반에 형성되며 상위 모델인 체로키와 겹치기도 해 소비자 선호와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