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윤사랑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 이제 겨우 두 달여가 지나가고 있지만 벌써부터 차기 대권주자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대중들에게 익숙한 자타 공인 기존 대권주자들 이외에 차기 대권의 최대 변수, 블루칩을 꼽자면 여권에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야권에서는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들 수 있다. 이들이 윤석열 정부 출범과 6·1 지방선거 이후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차기 대권 구도도 출렁이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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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권 블루칩 한동훈·김동연, 잠재력은?
한동훈 윤석열 후광의 명암·김동연 ‘3극복이 관건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차기 대권의 최대 블루칩으로 떠오르면서 이들의 성장 가능성과 한계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 내 최측근인 한동훈 장관은 윤석열 정부 첫 법무부 장관에 임명되면서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정치권에선 한 장관을 두고 윤석열 정부의 황태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김동연 지사는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했으며 그에게는 판잣집 출신 흙수저라는 인생 스토리가 따라붙는다. 서울 덕수상고를 졸업한 그는 은행 일과 야간대학 공부를 병행하며 주경야독으로 입법고시와 행정고시 합격에 성공해 고졸 신화의 대표적인 인물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여론조사서 존재감 드러내는 한동훈·김동연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를 보면 이들의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한동훈 장관은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오세훈 서울시장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김동연 지사는 야권의 유력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함께 3’로 올라섰다.

리서치뷰가 지난달 2830일 실시한 범보수 차기 정치지도자 적합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서 전체 응답자 중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장관은 각각 15%를 얻어 공동 1위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홍준표 대구시장(12%),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9%),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8%),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6%),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4%) 등의 순이었다.

보수층 응답자로 좁힌 범보수 차기 정치지도자 적합도 조사에서는 한동훈 장관이 23%로 선두를 달렸고, 뒤이어 오세훈 시장은 22%, 홍준표 시장 14%, 안철수 의원 10%, 이준석 대표 7%, 원희룡 장관 6%, 유승민 전 의원 5%로 집계됐다.

범진보 차기 정치지도자 적합도 조사에서는 전체 응답자 가운데 이재명 의원이 33%를 얻어 1위를 기록했고, 이어 이낙연 전 대표(15%), 김동연 지사(11%), 심상정 정의당 의원(5%), 박용진 민주당 의원(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진보층 응답자로 좁힌 범진보 차기 정치지도자 적합도 조사에서는 이재명 의원 55%, 이낙연 전 대표 15%, 김동연 지사 7%, 심상정 의원 5%, 박용진 의원·최문순 전 강원지사 각각 2% 등의 순이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79일 실시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결과에서는 전체 응답자 중 이재명 의원 15%, 오세훈 시장 10%로 집계됐다. 뒤이어 안철수 의원 6%, 홍준표 시장 5%, 한동훈 장관·김동연 지사 각각 4%, 이낙연 전 대표 3%, 이준석 대표 1%의 순으로 집계됐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치고 올라가는 한동훈, ‘별의 순간 잡나

한동훈 장관은 여권 내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만큼 윤석열 후광을 등에 업고, 여권 내에서 윤 대통령의 인맥과 세력 등을 모두 흡수할 경우 차기 대권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최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인터뷰에서 한 장관이 대권주자로 올라서고 있는 것과 관련 그거는 아무래도 법무부 장관으로서 역할을 잘한다라는 것에 대한 평가라기보다는 현 정부 내에서 상당히 영향력 있는 인물이다라는 것이 반영된 조사 결과 같다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하고 친하고 심지어는 여야가 합의해서 의총까지 통과한 (검수완박 관련) 합의문을 전화 한 통으로 뒤집고 이런 걸 보면 영향력 있다, 이 사람은 영향력이 있어서 차기를 꿈꿔볼 만한 사람이다라는 판단이시겠죠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 장관이 누리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후광이 언제까지 긍정적 효과를 발휘할 것인지는 알수가 없다. 그것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 여부와도 연계돼 있기 때문이다. 야당이 윤석열 정부를 검찰 공화국이라고 공격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 검찰 출신 대권후보가 차기를 노리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형성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거기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지르는 데드크로스 현상이 나타났다. 심지어 8일에는 윤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가 40%대가 붕괴되면서 30%대로 내려앉았다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왔다.

한 장관이 차기 대권을 노릴 만큼의 권력욕이 있다면 법무부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윤 대통령의 한계를 넘어선 리더십을 보여줘야 지지율 상승을 계속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CBS 라디오에서 한동훈 장관이 앞으로 법무부장관 직책을 수행하면서 어떻게 국민의 눈에 비치느냐에 따라서 본인도 별의 순간을 잡을 수도 있다고 본다그런데 그러기 위해서는 지나치게 검사 생활에 젖었던 걸 너무 강조를 하지 않아야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대선에서 새로운물결 대선후보로 뛰었던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대선 막판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의원 지지를 선언하며 중도 사퇴했다. 이후 민주당과 새로운물결 합당으로 민주당에 합류해 경기지사 경선에 도전하는 코스를 밟았다. 이 때문에 6·1 지방선거 기간 야당에서는 김 지사를 이재명 의원의 정치적 후계자로 지칭하며 공격을 가했다.

김 지사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등에 업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를 상대로 막판 대역전극을 이루면서 대선주자로 급부상했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김 지사가 단순히 이재명 의원의 후광이 아닌 경제부총리를 하며 쌓은 전문적 이미지를 통해 민심의 호응을 얻으면서 대역전극을 이뤘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 지사를 단순히 이재명 의원 라인의 정치인이 아닌 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의원을 위협할 수 있는 대권주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초기, 윤 대통령의 후광을 업고 보수 진영에서 치고 올라가고 있는 한동훈 장관에 비해 김동연 지사는 야권 내에서 차기 주자로서 입지를 완전히 굳혔다고 보기에는 ‘1%’의 부족함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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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무 김동연, ‘한계 극복가능할까

김 지사는 자신이 줄기차게 외쳐왔던 정치 교체를 이슈로 자기 정치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내에서 기존의 대권주자들을 넘어설 수 있을 만큼의 정치권의 인맥과 세력, 팬덤이 없는 ‘3()’의 한계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김 지사가 ‘3의 한계로 고군분투하는 기간을 짧게 끝내려면 무엇보다 경기지사로서 업무 능력에서 성과를 내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최근 YTN에서 김동연 지사 같은 경우는 지금까지는 이재명 카드였는데 이제는 이재명의 대항마로서 투톱의 대권주자가 생겼다그래서 상호 경쟁적으로 서로 선의의 라이벌로 활동을 하면 민주당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 같다고 강조했다. 배 소장은 김동연 지사는 역시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경기도 의회를 어떻게 끌고 가느냐에 따라서 본인의 정치력 입증을 하느냐, 못 하느냐의 문제가 달려 있고 또 경기도정을 통해서 확실한 성과를 내야 된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가 향후 4년 동안 경기지사의 직무를 수행하며 여의도 정치권과의 인맥을 차분히 쌓아가고, 업무에도 성과를 내면서 입지를 굳힐 경우 자연스럽게 당내 김동연 세력팬덤이 구축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당권에 도전한 강병원 의원은 8일 경기도청을 찾아 김동연 지사와 만나 지금 민주당의 대권주자가 이재명 의원 한 분만 계시는데 여러 분들이 계셔야 우리 민주당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기대가 커질 것이라며 김 지사는 대권주자 중 한명이다라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당 대표가 되면 그런 장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김 지사께서 4년을 잘하셔서 우리 당의 새 희망이 돼주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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