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尹대통령-윤핵관 회동 및 의원총회 등 두문불출
차기 지도부 구성 놓고 윤핵관 의형제 간 이해관계 충돌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좌), 권성동 원내대표(우)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 핵심 측근들의 ‘브라더십(Brothership, 남자들의 우정)’이 흔들리고 있는 것일까.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핵심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최근 두문불출하며 권성동 원내대표 겸 당 대표 직무대행과의 불화설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장 의원이 의원총회, 중진 모임, 안철수 의원의 공부 모임 등 공식 석상에서 좀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자, 권 원내대표를 향해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윤리위 중징계로 당 지도부에 공백이 생기면서, 여당은 권 원내대표의 6개월 직무대행 체제에 총의를 모으며 조기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조기 전당대회 개최’ 등 새 리더십 선출을 요구하는 여론이 분출하면서 내부 잡음이 일었다. 여권에 따르면 장 의원도 조기 전대 등을 고려해 직무대행 체제에 회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의 대리 체제가 굳어지면 전대를 앞당기는 것은 사실상 불가한 만큼, 장 의원이 이에 불만을 품고 일종의 ‘보이콧’을 하고 있다는 해석이 잇따른다.     

장 의원은 의총 전날인 지난 10일 윤 대통령이 권 원내대표, 윤한홍·이철규 의원 등 이른바 윤핵관 핵심 멤버들과 만난 자리에도 불참했다. 여기엔 ‘당권’ 이해관계가 짙게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정규 당 대표를 노리고 있는 권 원내대표는 직무대행 체제를 굳혀야 차기 전대에 출마할 수 있다. 장 의원도 차기 사무총장부터 당 대표까지 당내 요직을 두루 바라보고 있다는 후문이다. 

국민의힘 친윤계 중진 의원은 지난 13일 본지와의 취재에서 “장제원 의원이 생각하는 미래 포지션은 사무총장 또는 그 이상일 것”이라며 “다만 권 원내대표 입장에선 (장 의원과의) ‘권력 동행’이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다. 윤핵관이 당내 요직을 모두 꿰차거나 독식하는 그림은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부득이 ‘억제 처방’을 내린 게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반면 장 의원으로선 권 원내대표의 원톱 직무대행 체제가 확정된 만큼, 후일을 기약해야 하는 입장이다. 당초 장 의원과 최근 원만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안철수·김기현 의원이 조기 전대를 통해 당 대표로 추대되면 장 의원이 사무총장 등 새 지도부의 요직을 맡는 시나리오가 거론됐다. 아울러 여당 내부에선 장 의원의 차기 당권 도전설도 파다했다. 실제로 자신의 지역구 외곽조직인 ‘여원산악회’를 재가동하는 등 당권가도 개척을 시도했으나, 힘이 빠졌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국민의힘 고위 당직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권 원내대표의 발빠른 조치에 장 의원의 계획이 틀어진 것”이라며 “조기 전대가 열리면 당선이 유력한 안철수 의원을 띄우고, (장 의원) 본인은 사무총장 등 2인자로 자리를 굳히며 새로운 구도를 보는 ‘스텝바이스텝’을 구상한 것으로 보이는데 윤핵관 맏형의 제재에 가로막혔다”고 관측했다.

결국 윤핵관 내부 분화 양상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지도부 구성을 놓고 당내 공식서열 1위를 지키려는 권 원내대표와 신분 상승을 노리는 장 의원의 이해관계가 갈린 상황에서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장 의원은 민들레 의원 모임 불참을 선언하며 “A brother is a brother(한 번 형제는 영원한 형제)”를 언급했다. 권 원내대표와의 각별한 의리를 강조한 장 의원의 레토릭이 반전을 맞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지난 13일 권 원내대표는 장 의원의 의총 불참에 대해 “장제원과 나의 관계에 대해 지나치게 추측이 난무하는 것 같다”며 “잘 지내고 있고, 지역구 일이 있어 불참한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윤핵관 불화설’과 단호히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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