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달 새 대통령실 비선 채용 논란만 무려 5건
尹지지율 30%대 초반까지 하락...20%대 진입 임박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윤석열 정부와 여당이 연이은 '대통령실 비선 채용' 논란에 지지율 수직하강을 맞고 있다. 지난 5월 집권과 동시에 50%를 웃돌았던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불과 두 달 만에 급속 추락하며 20%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대통령실의 정제되지 않은 대국민 메시지 방출과 국민의힘 내홍, 국회 원(院) 구성 지연 등 집권 당정의 지지율 하락 요인으로 지목되는 국정 뇌관은 다양하다. 특히 대통령실을 둘러싼 '채용 논란'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점에서 더욱 공분을 사고 있는 지점이다.        

당정은 민심 회생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지만, 미숙한 대응으로 지지율 하락세를 좀처럼 끊어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윤석열 정부와 집권 여당으로선 지지율 '30%' 마지노선이 뚫릴 경우 국정 동력이 소실되며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평가다.    

대통령실·국민의힘, '비선 채용' 줄논란

대통령실 '비선 채용' 논란이 끊이지 않는 모양새다. 최근 한 달 동안 대통령실과 집권 여당에서 불거진 비선·보은 인사 이슈만 무려 5건에 이른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인사 과정에 '절차적·법적 문제가 없었다'는 원론적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여론은 이미 등을 돌렸다는 평가다.   

지난달 13일 영부인인 김건희 여사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가 정치권 화두에 올랐다. 당시 김 여사가 운영했던 코바나컨텐츠 출신 직원 2명이 수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통령실 '비선 논란'의 도화선을 당긴 것. 

뒤이어 지난달 17일에는 윤 대통령 지인의 아들 황 씨가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으로 채용된 사실이 밝혀져 대통령실 인사 채용 논란에 기름을 끼얹었다. 황 씨는 윤 대통령이 평소 '조카'로 여길 정도로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비선 논란은 지난 5일 윤 대통령 부부의 나토 정상회의 순방에서도 불거졌다. 윤 대통령의 측근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아내 신 씨가 민간인 자격으로 대통령 부부의 해외 공식 일정에 동행, 현지 세부 일정을 조율하고 행사 등을 기획한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대통령실은 신 씨가 외국어에 능통하고 국제행사 기획 이력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무보수로 임시 채용한 것이라 밝혔으나, 윤 대통령 부부와 가깝게 지낸 지인이라는 점이 문제시되며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지난 12일에는 극우 유튜버 안정권 씨(GZSS·자유연대 대표)의 누나 안 씨가 대통령실 국민소통관실 행정요원으로 발탁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통령실을 휘감은 비선 논란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대통령실이 과거 안정권 씨의 유튜브 방송에 공동 참여한 안 씨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전문성 검증을 배제한 '보은 인사'를 한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면서 파장이 일었다.   

비선 채용 논란은 대통령실에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15일 윤 대통령 지인의 아들 우 씨가 대통령실 소속 9급 행정요원으로 발탁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확산되자,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내가 (우 씨를) 추천했다. 장제원 의원에게 대통령실에 넣어주라고 압력을 가했다"라며 "그래도 7급 넣어줄 줄 알았더니 9급이더라.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받아서 미안하더라"고 해명해 언론의 뭇매를 맞았다. 우 씨의 대통령실 입성이 '비선 채용'이었다는 점을 자인하며 논란을 키운 셈이다.   

그 사이 尹 지지율은 '추락 또 추락'...국정 블랙홀 앞둬  

집권 당정이 이같은 '비선 줄논란'을 채 수습하기도 전에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30%대에서 저공비행 중이다. 국민의힘의 정당 지지율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최종 저지선인 30%대마저 무너지면 현 정부와 여당은 '국정 블랙홀'에 봉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9명을 대상으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부정평가는 전주 대비 6.3%포인트 오른 63.3%를 기록했다.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3.6%포인트 감소한 33.4%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이 전주 대비 1.8%포인트 감소한 39.1%를 기록했다. 반대로 더불어민주당은 전주 대비 2.4%포인트 오른 44.2%를 얻어 반사이익을 봤다는 분석이다.

현 당정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중징계에 따른 내부 분열을 비롯해 원 구성 난항,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파업 사태 장기화, 탈북어민 북송 등 대북(對北) 이슈 정쟁화 등으로 국정 난맥상을 겪고 있다. 여기에 민심 잣대가 엄중한 '비선 논란'까지 더해져 지지율 추락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의 정제되지 않은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회견)'과 대외 메시지 혼선도 문제시되는 지점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민심 이탈에 대한 통찰이나 자성이 없는 대통령실의 인식과 투박한 대응이 지지율 하락을 부추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지율 하락) 원인을 잘 알면 어느 정부나 잘 해결했겠죠. 원인은 언론이 잘 아시지 않습니까." 지난 19일 용산 출근길 약식 회견에서 국정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답한 윤 대통령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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