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발적인 1인 가구 대다수 소외감과 외로움에 시달려

[검증개요]

지난 17일 조선비즈가 서울시민 행복도에 대해 보도했다. 이는 서울연구원이 최근 서울시에 제출한 ‘시민행복 실태조사 및 전략과제 수립 학술용역’ 보고서를 근거했다.

조선비즈에 따르면 서울연구원은 지난해 서울시민 7000명을 대상으로 행복도를 측정하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지난해 서울시민 행복도는 평균 6.18점이었다. 행복도는 가구소득이나 학력수준에 정비례하는 모습을 보였다. 월 가구소득 200만 원 이하인 경우 행복도가 4.76점으로 가장 낮았고, 월 가구소득 700만 원 이상인 경우는 6.77점으로 가장 높았다. 학력 수준도 마찬가지다. 고졸 이하의 행복도가 5.53점으로 가장 낮고 대학원 이상의 행복도가 6.79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 같은 통계를 접한 독자들은 모두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래픽] 30년 후 5가구 중 2가구 혼자 살아 (뉴시스)
[그래픽] 30년 후 5가구 중 2가구 혼자 살아 (뉴시스)

그러나 가구원수별로 4인 이상 가구의 행복도가 6.41점으로 가장 높았고, 1인 가구의 행복도는 5.72점으로 가장 낮았다는 조사 결과에는 의외라는 반응도 있다.

이에 일요서울이 현재 대세로 자리 잡은 1인 가구의 행복도가 정말 가장 낮은 게 사실인지 국회미래연구원의 1인 가구의 행복 분석 보고서를 통해 살펴봤다.
 

[검증대상]

최근 대세로 자리 잡은 1인 가구 행복도가 다인 가구에 비해 낮다는 보도에 대한 사실 여부를 알아본다.

[검증방법]

국회미래연구원이 지난 7월11일 발간한 1인 가구의 행복 분석 보고서 참조

국회미래연구원의 민보경 박사 인터뷰

[검증내용]

1인 가구는 약 10년 전부터 자발적으로 부모에게서 독립을 희망하는 사람이 많아짐에 따라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하기 시작했다. 과거 가정환경이나 학교 또는 직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독립해 살던 것과는 사뭇 다른 현상으로 1인 가구가 두드러지게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인 가구가 1990년 102만1000가구였으나 2015년 520만 가구로 27.2% 증가했다. 이후 2016년에는 27.9%, 2017년에는 28.6%, 2018년에는 29.1%로 늘었고 2020년에는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중이 30%를 넘어섰다.

2015년 남성 30대의 미혼율은 44.3%, 40대는 18.2%, 여자 30대는 27.9%, 40대는 8.8%다. 그리고 이는 해마다 증가해 2045년엔 남성 30대는 64.6%, 40대는 40.4%, 여자 30대는 47.1%, 40대는 28.2%의 미혼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즉, 1인 가구는 2000년대 전체 가구의 15.5%에 불과했으나 2010년 23.9%, 2020년 31.7%로 빠르게 늘고 있다. 2050년이면 1인 가구가 39.6%로 40%에 육박할 전망이다.

사회·경제적으로 자립하기 쉬운 환경 속에서 자유로운 ‘혼자의 삶’을 추구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개인주의의 확산, 인권의식에 대한 의식 증가, 각종 성격 이상자의 증가 등 개인적인 요인들도 1인 가구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

현시대는 사회복지제도가 발전함에 따라 혼자만의 생활도 편리한 환경이 조성돼 굳이 복잡한 인간관계에 얽매일 이유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증가했다.

특히 혼술과 혼밥을 즐기는 장면의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은 1인 가구를 선망하게 하고, 다수의 요리 프로그램들이 혼자서 자유롭고 손쉽게 요리해 먹는 분위기로 이끌기도 한다.

혼자 살기 때문에 여건만 허락되면 자유롭게 취미 생활 또는 여행을 즐길 수 있고, 자신에 대한 투자나 자기 가꾸기 등에 좀 더 많이 할애할 수도 있다.

특히 개인주의의 영향으로 스스로 1인 가구의 삶을 선택하는 비율이 상당히 높아졌고, 1인 가구도 가정의 한 형태로 인식하게 됐다.

한국 사회에서 1인 가구는 이미 대세로 자리 잡았다.

2030 세대에서는 저축과 자기 계발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함에 따라 1인 가구 유형을 지향하는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요즘 방송에서 가장 핫한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가 1인 가구의 생활상을 방영함으로써 혼자 사는 삶을 꿈꾸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독신으로 생활하기를 원했던 사람과 달리 비자발적인 1인 가구의 경우 소외감과 외로움에 시달리며 겨우 삶을 연명하는 사람도 많다.

학업이나 취업 등의 이유로 고향이나 연고지와 멀리 떨어져서 사는 경우, 결혼이나 연애를 원하지만 마음에 맞는 사람을 찾지 못한 경우, 인간관계에 스트레스를 느끼거나 인간관계로 상처받은 경험으로 인해 독신 생활을 선택한 경우, 처음부터 고아원·보호소에서 성장한 고아, 가족을 꾸릴만한 역량이 안 되는 사람 등등 피치 못할 사정으로 혼자 사는 사람들은 행복한 삶을 즐기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대체적으로 혼자 사는 삶을 자유롭게 즐길 것으로 보이는 1인 가구의 행복도가 과연 조선비즈의 보도대로 다인 가구보다 낮은 것이 사실일까?

국회미래연구원은 지난 7월11일 발간한 1인 가구의 행복 분석 보고서를 통해 최근 10년 동안 모든 세대에서 1인 가구 거주 비율이 높아졌으며 특히 20대의 증가 폭이 크다고 전했다. 연령별 패턴은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 청년의 1인 가구는 20대 중반~30대 중반 남성에게 더 흔하고, 60대 이상 고령의 독신 거주는 여성들 사이에서 더 흔한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사항은 1인 가구가 다인 가구에 비해 행복도가 전반적으로 낮다는 분석이다.

국회미래연구원의 민보경 박사는 최근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1인 가구의 현황과 변화 흐름을 조사를 통해 살펴보고, 1인 가구의 행복도를 심층 분석해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반적 행복감은 1인 가구 6.22점, 다인 가구 6.61점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으며, 생활수준 만족도, 건강 만족도, 대인관계 만족도, 안전감 만족도, 공동체소속감 만족도, 미래 안정에 대한 만족도, 좋아하는 일 시간의 양 만족도, 동네환경 만족도, 일에 대한 만족도, 일반적 신뢰, 갑자기 큰돈 필요한 경우 빌릴 사람 존재, 아플 때 도움 얻을 사람 존재, 우울하거나 스트레스 받을 때 이야기할 사람 존재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1인 가구가 다인 가구에 비해 낮은 경향을 나타냈다.

민보경 박사는 “사실 행복이라는 게 어느 한 요인 갖고 인과성을 밝히기가 쉽지 않은 부분이지만 우리나라는 경제 발전을 어느 정도 이룬 나라이기에 경제적인 요인보다는 사회적인 신뢰라든가 네트워크 안전망 등이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연구 결과 나타났다”며 “증가 추세인 1인 가구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도 “미혼의 어떤 싱글인 분들은 오히려 여럿이서 가족을 구성해 사는 사람보다 더 행복할 수도 있기 때문에 행복을 딱 일반화시켜서 얘기하기는 조금 힘든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검증결과]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여럿이 같이 모여 하나의 생활단위를 영위해나가는 대가족 중심의 사회였으나 현재 3가구 중 1가구는 1인 가구로서 지속적인 증가 추세다.

1인 가구의 연령대별 증가 추이를 보면 자발적 동기에 의한 젊은 세대의 1인 가구가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 1인 가구는 전형적인 가구형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가운데 일요서울이 국회미래연구원의 2021년 한국인의 행복조사 서베이 자료를 활용해 1인 가구와 다인 가구의 행복감을 비교한 결과 상대적으로 1인 가구가 취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생활수준 만족도, 건강 만족도, 대인관계 만족도, 안전감 만족도, 미래의 안정에 대한 만족도, 좋아하는 일을 하는 시간의 양 만족도, 일에 대한 만족도 등의 측면에서 1인가구가 다인 가구보다 낮은 편이고 전반적 행복감 또한 낮은 것이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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