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인구감소 추세…주변 노동 시장으로의 횡적 이동

코로나 상황이 엔데믹으로 전개되면서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위축됐던 외식업계는 빠른 팽창과 보복 소비의 영향으로 코로나 이전의 상황으로 회복되고 있는 듯하다. 물론 25개월의 기간 동안 경제적 궁핍과 불안한 미래에 대한 속절없는 기다림을 포기하고 폐업한 자영업자들도 상당수 있었다. 그런데 정부의 여러 제한 조치가 풀리고 코로나 이전과 유사한 경영상황을 맞이하게 된 외식업 자영업자의 현실은 어떠한가. 

- 대학의 대면 수업 전환과 유학생의 복귀 지연...배달 급증도
- 스마트스토어의 구현ㆍ시니어 인력 투입?인력의 재배치 등 대안


처음 겪어본 비대면 환경에 배달 배출만 급속도로 성장하며 수많은 업종의 배달 전문 식당들과 무인점포가 새롭게 문을 열어, 동네 매장의 홀 영업 매출을 받아내며 일시적으로 고소득을 올렸다. 앞으로는 배달 없이는 자영업을 상상할 수 없을 것이라는 추론도 만들어 냈었다. 

하지만 예측했던 대로 마스크가 벗겨지자 외식업은 배달 매출만을 목적으로 창업했던 매장들의 매출은 반 토막이 났다. 홀 매장 중심으로 영업은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 문제는 종업원이 구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외식업 소상공인들은 일단 창업을 한 후, 경영성과에 따라서 직원을 고용한다. 

- 산업 전반에 걸친 노동수요의 평창

매출이 늘어나면 종업원을 늘리고, 매출이 줄어들면 종업원을 줄이면 된다고 쉽게 생각한다. 이러한 판단은 일단 경쟁력에서 뒤지게 되며 효율적인 경영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우리나라가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던 시절에는 고용의 탄력성도 좋아서 그런 판단들이 통했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과 사고로는 음식점을 경영하지 못하게 되는 노동환경에 우리 사회는 이미 진입해 있다. 

외식업을 창업할 때 콘셉트를 기획하면서 정확하게 내가 창업할 점포의 예상 매출액의 추정과 그에 따른 종업원의 수를 결정해야 한다. 그래야만 창업자 자신의 예상 수익을 추정할 수 있고 그 매장의 경영 전략도 수립할 수 있다. 

그런데 외부 환경은 예측이 불가능하다. 코로나 상황의 소강상태이지만, 국제사회는 글로벌 패권전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겪으며 뒤이어 자원의 무기화까지도 진행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이 불안정해지면서 외식업 전반에 걸쳐 판매가격 대비 식자재 비율이 급격히 상승했고, 이는 서민 음식의 대표 메뉴인 라면과 자장면의 가격을 인상시켰다. 

최종 소비자인 고객은 음식 가격이 오른 것에 대한 불만과 매장의 서비스 품질이 현격히 떨어지는 것에 대한 불만, 그리고 메뉴의 축소에 따른 선택권의 제약 불만을 토로한다. 이 모든 문제의 핵심에 종업원의 실종이 자리한다. 결국 외식업 사업자의 존폐문제로 대두되고 있고 사회적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종업원 실종 문제는 식당뿐 아니라 대면 서비스업의 원활한 운영에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렇다면 이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어디에서 출발한 것인가.

먼저, 고용수요가 순식간에 폭증했다. 팬데믹 전까지는 작은 폭의 변동이 있긴 했지만, 일정 수준의 아르바이트생이 꾸준히 유지됐다. 그러다가 코로나19 확산 시점에는 큰 폭의 인력 감축이 진행됐고, 이때 많은 이들이 고용 시장에서 이탈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파트타이머의 규모는 2019년 대비 절반 수준이었다. 거리두기 해제 1주일 전부터 다시 채용이 시작되었으며, 거리두기 해제 이후 대부분의 서비스 업종에서 일제히 고용을 늘리려고 하다 보니 노동 공급이 그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0년에 대학에 입학한 2년제 대학생의 경우 우리가 흔히 말하는 캠퍼스의 추억을 전혀 만들지 못하고 졸업을 하게 됐다. 심지어 친구들의 얼굴도 모른체, 졸업식도 하지 못하는 사례도 많다. 이는 억눌려 있던 대학생들의 즐길 욕구로 이어진다. 아르바이트 시장으로 흡수가 더딘 이유다. 비대면 수업에서 대면 수업으로의 전환된 상황도 영향을 주고 있다. 또한 대학가 주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교환학생 신분으로 살거나 유학 생활을 하던 외국인 학생들 마저 휴학을 하거나 자신의 모국으로 돌아가서 돌아오지 못하는 사례들도 있다. 

아르바이트 시장의 주요 구성원인 청년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15세에서 29세까지 인구는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등이 포함돼 대면 서비스 관련 업종의 아르바이트를 가장 활발히 하는 연령대이다. 청년세대의 주인 ‘MZ세대’의 개인화 특성도 종업원 문제에 한 축이다. 단순노동 성격의 파트타임 근무를 이들 세대는 특성상 기피한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플랫폼 노동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영향과 4차 산업 혁명의 확대에 따른 인력 수요의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 배달 관련 라이더의 경우 2022년 말 기준 42만8000명으로 전년 대비 10% 정도 증가했다. 또 풀필먼트 중심의 쿠팡 물류 같은 대형 물류센터로의 인력이동도 많아졌다. 여기에 웹 기반의 구직활동을 하며 돈을 버는 소위 ‘디지털 유목민’의 인구가 확대되면서 대면 서비스업종의 인력난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 MZ세대의 개인화 특성과 인구 감소의 영향

이같은 구인난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더더욱 가속화될 것이 분명하기에 외식업종을 운영하는 기업이나 개인은 향후 어떠한 대응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 먼저 인력의 투입을 낮출 수 있는 푸드테크의 접목을 고려해야 한다. 스마트 스토어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기는 하나, 프랜차이즈 기업 중심의 노력들이 대부분일 뿐 일반 개인사업자의 준비와 노력은 더뎌 보인다. 

다음으로 구인 대상을 청년으로 한정하지 말고 고용 범위를 실버 세대나 주부 계층까지 확대해야 한다. 이미 청년 계층의 고용은 한계점에 다다랐다. 우리나라도 인구구조가 변함에 따라 고용 문화도 바뀌어야 합리적인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중년 일자리나 시니어 일자리를 통하여 구인난을 해소하는 것과 더불어 MZ세대의 성향에 맞춘 고용대책도 필요하다. 근무경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으면 상위 직급까지 승진할 수 있는 기회를 공평하게 주어야 한다. 또한 업장에 투입되는 인력의 재배치를 통해 인력의 효율적인 운용을 통한 인력가뭄의 해소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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