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윤사랑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0대 대통령에 취임한 지 3달도 채 되지 않아 국정 수행 지지율이 추락했다. 여권이 대선에 이어 6·1 지방선거까지 승리를 거뒀지만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민심과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달음박질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취임덕’(취임 동시에 레임덕)을 맞게 됐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의 지지율 추락은 3대 이탈 세력의 비토가 아닌 분노에서 기인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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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득표율 48.56%, 지지율은 20%대 후반까지 추락
‘3대 세력이탈하면서 이제 대통령에게 남은 세력은 누구?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낮은 국정수행 지지율에 대해 선거 때 선거운동을 하면서도 지지율은 별로 유념치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여권의 속내는 타들어가고 있다. 임기 초반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은 국정운영 동력을 잃게 만들기 때문이다.

지지율 30%선도 무너져, ‘잘하고 있다’ 28%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근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지르는 이른바 데드크로스현상이 발생한데 이어 긍정평가 지지율 40%대가 무너졌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까지 떨어지자 일각에서는 위기감을 느낀 보수층이 결집하면서 더 이상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29일에는 윤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30%대가 무너지면서 20%대로 내려앉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한국갤럽은 이날 지난 2628(74) 실시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결과, 윤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8%,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62%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6월 둘째주 53%를 기록했고 이후 한 달 넘게 하락세를 나타내다가 지난주 32%에서 하락세가 멈춘 듯 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4%포인트가 더 하락하면서 30%선이 무너졌다. 부정평가는 6월 둘째주 이후 30%대 초반에서 지난주 60%를 거쳐 이번주 62%까지 올랐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후 2년이 지난 시점인 20151월 넷째주에 긍정평가가 처음으로 30% 아래로 떨어졌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우는 임기 마지막 해인 지난해 4월 다섯째 주에 긍정평가가 30%를 밑돌았다. 그러나 임기 초인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임기 시작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20%대까지 추락한 이유는 내부 총질문자를 비롯한 여권 내홍, ‘사적 채용논란, ‘경찰국 설치논란 등 갖가지 잡음이 겹치면서 ‘3대 세력이 이탈한 것이 주요한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득표율은 48.56%,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의원의 득표율은 47.83%였다. 두 사람의 득표율 격차는 역대 최소인 0.73%포인트였다. 또 다자 구도로 치러진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득표율 41.08%를 획득했었다. 임기 동안 지지층을 공고히 해온 문 전 대통령의 퇴임 직전 지지율은 40%대였다. 갤럽이 실시한 지난 5월 첫주(3~4) 직무수행 평가 조사에서 문 전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45%, ‘잘못하고 있다51%였다.

문 전 대통령은 대선에서 얻은 득표율 만큼의 지지를 임기 말까지 그대로 끌고 간 것으로 보인다. 201719대 대선과 2020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진보층과 중도층의 지지가 결합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이번 20대 대선의 경우는 중도층이 진보가 아닌 보수와 결합하고 여기에 진보 이탈세력까지 더해지면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겨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보면 윤 대통령을 둘러싼 어떤 잡음에도 불구하고 묻지마 지지성향을 보이는 일명 골수 지지층을 제외하고 윤 대통령이 대선에서 플러스 알파(+α)’로 얻었던 표심을 모두 잃은 것으로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현재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20%대 후반에서 30%대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얻은 득표율 48.56%와 단순 비교해보면 10% 포인트 이상에서 많게는 20%포인트 이상의 지지가 이탈한 셈이다.

3대 이탈 세력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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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은 여야 양강 후보들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나오면서 역대급 비호감 대선으로 치러졌다. 우선 첫 번째 이탈 세력은 중도층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싫지만 이재명 민주당 전 후보가 더 싫어서 어쩔 수 없이 대선 때 윤 대통령에게 표를 던진 비윤반명(非尹反明)’ 세력으로 볼 수 있다. ‘비윤반명은 윤 대통령이 대선에서 이재명 전 후보보다 더 획득한 ‘0.73%+α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TBS 의뢰로 3·9 대선 직전인 지난 34~5일 실시한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결과, 중도층에서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48.4%)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44.5%)보다 더 많은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비윤반명세력을 포괄하는 중도층은 윤 대통령에게 돌아섰다. 앞서 언급한 74주 갤럽 조사에서 중도층 가운데 24%가 윤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고 답했고,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66%로 집계됐다.

뉴스토마토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2~13일 실시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중도층은 ‘20대 대통령 선거 당일로 돌아간다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43.9%가 이재명 민주당 의원을 선택했고,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답한 응답은 33.7%로 집계됐다.

두 번째 이탈 세력은 친야반명(親野反明)’으로 규정할 수 있다. 지난 대선에서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이지만 이재명 전 후보가 싫어서 윤석열 대통령을 찍거나 투표를 포기한 세력을 친야반명으로 볼 수 있다. ‘친야반명세력의 존재는 대선 이전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서도 감지된 바 있다.

리얼미터가 JTBC 의뢰로 지난해 71718일 실시한 조사(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서, ‘윤석열 대 이재명양자 가상대결 결과 민주당 경선 후보였던 이낙연 전 대표 지지층 가운데 이재명 의원을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33.5%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31.3%는 윤석열 대통령 지지로 이동했고, 없음·잘모름은 35.3%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이탈 세력은 보수층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싫지만 어쩔 수 없이 대선 때 거대 보수당 후보를 선택한 친여비윤(親與非尹)’ 세력으로 볼 수 있다. 당초 강성 보수층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을 지낸 윤 대통령에게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었다. 윤 대통령은 과거 최순실 특검수사팀장(2016)을 맡았었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는 적폐청산 수사를 지휘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중형을 이끌어낸 사실이 있기 때문이다.

친여비윤세력의 이탈은 강성 보수 성향의 대구·경북(TK) 지지율 흐름을 봐도 짐작할 수 있다. 갤럽이 3·9 대선 10여일 후인 지난 322~24대통령 당선인 향후 5년 직무수행 전망을 물은 결과(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TK에서 잘할 것응답은 75%나 됐고, ‘잘못할 것이라는 응답은 22%에 불과했다. 그러나 갤럽의 74주 조사에서는 TK에서 윤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못하고 있다’(47%)는 응답이 잘하고 있다’(40%)는 응답보다 많았다.(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 같은 3대 세력이 이탈하면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취임 3개월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30%대에서 20%대 후반까지 추락했다고 볼 수 있다. 그야말로 윤 대통령에게는 이제 묻지마 지지층’ ‘골수 지지층만 남게 된 셈이다. 지난 대선에서 상대 후보를 찍었던 유권자층의 무조건적인 반대가 아닌 대선에서 윤 대통령을 선택했던 표심까지 불만이 폭발하면서 이탈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찍었던 사람들 3분의1이 등 돌려분석

한국갤럽의 5월 1주차 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5년 중 주간 단위 직무 긍정률 기준 최고치는 2017년 6월 첫째 주 84%, 최저치는 2021년 4월 다섯째 주 29%로 집계됐다. 전 기간 평균 지지율은 52%다. 2022.05.06. 뉴시스
한국갤럽의 5월 1주차 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5년 중 주간 단위 직무 긍정률 기준 최고치는 2017년 6월 첫째 주 84%, 최저치는 2021년 4월 다섯째 주 29%로 집계됐다. 전 기간 평균 지지율은 52%다. 2022.05.06. 뉴시스

김근식 국민의힘 전 비전전략실장은 29YTN에서 임기 석 달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20%대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졌다는 것은 굉장히 엄중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할 때 득표율이 48.56%로 알고 있다. 그것의 거의 절반 이상이 등을 돌렸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전 실장은 찍었던 사람들의 적어도 3분의 1 이상이 등을 돌리고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것이라며 임기 초반에 대통령의 지지율이 올라가는 건 뭐냐 하면 찍었던 사람, 플러스 찍지 않았던 사람들도 기대를 갖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60~70%의 지지율이 임기 초반에 나오는 것이다. 그게 보통의 통례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 본인도 그렇고 대통령실도 그렇고 국민의힘도 굉장히 크게 내부적으로 반성해야 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지난 28YTN 라디오에서 이대로 간다면 윤석열 정부의 국정수행은 난망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임기가 아직 3개월도 안 됐는데 지지율이 30%대 초중반 정도 이렇게 되면 여소야대 국면에서 개혁 과제 (처리에) 탄력을 받을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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