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조수진·윤영석에 이어 권성동까지 줄사퇴
비대위 전환 내부 의견 분분...지도부 유지 주장도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국민의힘이 새 정권 출범 3개월 동안 현역 당 대표의 중징계,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내홍 등으로 파고를 겪은 끝에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이라는 극약 처방을 꺼내 든 모양새다. 

국민의힘 배현진·조수진·윤영석 의원이 최고위원 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도 대행 직 사의를 표명하면서다. 

이에 여당에선 '비대위' 전환 여론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 32명이 당 지도부에 비대위 출범을 요구하는 연판장을 작성해 전달하는 등 후속 절차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등 흐름이 조성되고 있다. 의원총회에서 비대위 체제 돌입이 논의될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다만 비대위 전환을 놓고 여당 내부의 해석이 분분하다. 비대위 체제로 전환할 경우 새 갈등 국면에 봉착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의 발로다. 비대위 출범 요건에 대한 입장도 극명하게 갈린다.

국민의힘 당헌 96조에 따르면 당 대표 궐위나 최고위 기능 상실 등 당 비상상황에 준한 일이 발생한 경우 비대위 전환이 가능토록 규정돼 있다. 이준석 대표의 경우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중징계로 사실상 직무 권한이 박탈된 상황이나, '사고'로 규정하기 어려운 만큼 궐위 상태라고 보기 어렵다는 게 중평이다. 최고위의 경우 최근 당 최고위원들의 잇따른 사퇴로 사실상 기능을 상실했다고 보는 당 내부 시각이 대체적이다.  

국민의힘의 한 당직자는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이 대표의 공백이 '궐위'라고 보기는 어려우나 최고위는 사실상 무기능 상태에 가깝다"라며 "의결정족수 절반도 없는 상태에 당 지도부의 의사결정이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로 총 최고위원 9석 가운데 절반 이상인 5석(이준석·권성동·배현진·조수진·윤영석)이 비어있어 의결정족수의 절반도 남지 않은 상태다. 현재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현 정부와 당을 위해 직에 연연하지 않고 헌신할 각오가 돼 있다"고 임시 지도부 출범을 염두에 두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이준석 대표와 가까운 김용태 최고위원은 사퇴 없이 현 지도부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비대위 체제 전환으로 총의를 모은다고 해도 조직 구성부터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 현행 당헌당규상 당 대표 또는 권한대행만 비대위원장을 임명할 수 있는 만큼, 당 전국위를 통해 현행 당헌당규를 바꿔야 하지만 이마저도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도부 줄사퇴에 국민의힘 내부에선 조기 전당대회설이 재분출하는 모양새다. 아울러 당내에선 이준석 대표를 복귀시켜 현 지도부 공백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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