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는 아래위턱의 영구치열 치아 중 가장 안쪽에 나오는 큰 어금니 중 세 번째 위치인 제3대구치로서 구강 내에 제일 늦게 나오는 치아다. 입안에서 간니의 맹출이 끝난 정상적인 치아 배열에서 좌우로 여덟 번째에 위치하며, 보통 사춘기 이후 17살에서 25세 무렵에 나기 시작하는데 치열의 맨 안쪽 끝에서 공간이 부족한 상태로 자리를 잡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관리에 어려움이 많아 다양한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사랑니는 사람마다 생기는 상태가 다양해서 약 7% 정도의 사람은 사랑니가 없기도 하고, 사랑니 4개가 모두 가지런히 나아서 사랑니 인지도 모르고 지내는 사람도 많다. 이런 경우는 사랑니를 잘 닦으면서 지내면 되지만, 옆으로 비스듬히 누워서 나오는 경우에는 발치를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랑니를 일찍 발치해야 하는 이유는 사랑니가 제일 안쪽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칫솔질이 잘 안 되고, 음식물이 잘 끼어서 입 냄새, 충치, 잇몸질환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또한 잇몸과 사랑니 사이에 음식물이 들어가서 부패하며 염증이 생기고, 부은 부분을 윗사랑니가 자꾸 씹게 되면서 잘 낫지도 않게 되는 치관 주위염을 겪을 수도 있다. 이 염증이 번지면서 다른 조직까지 이어지면 목까지 부어 편도선염이 동반되기도 한다.

단순 수직 매복 사랑니는 칫솔질이 어려워서 잘 썩을 수 있어서 발치하게 되는데, 생각보다 뽑기 쉬운 편이다. 윗머리가 튀어나와 있고 뿌리 형태가 고르면 그냥 드릴로 살짝 제기하고 잇몸 절개 없이 발치가 가능하다. 

최근 한국인의 양악이 점점 좁아지는 양상을 띠면서 사랑니가 옆으로 누워서 나거나 치아가 뼛속에 매복되어 잇몸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매복 사랑니가 늘었다. 이런 경우에는 염증을 일으키고, 바로 옆 어금니를 썩도록 하며, 옆 어금니 뿌리를 파고들어 뿌리 자체를 녹여버리기도 한다. 

지치주위염은 사랑니 주변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지치주위염 같은 염증 상태일 때는 염증을 일단 치료하고 가라앉아야 발치를 할 수 있다. 염증이 낫지 않은 경우에 발치를 하게 되면 목 주변에 위험한 곳으로 세균이 퍼질 위험성이 있고, 세균이 퍼지지 않더라도 입 속의 염증 부위는 발치 후 엄청나게 부어버린다.

상악골의 경우 신경은 괜찮지만 상악골 바로 위에 부비동( maxillary sinus )이라는 공간이 있는데, 사랑니를 발치하고 나면 부비동이 구강 내로 바로 개구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발치 직후에 잇몸을 봉합하지만 새살이 돋아서 상처가 완전히 아물 때까지는 사랑니 윗니를 뽑은 부위가 코와 연결되는 것 때문에 상악의 사랑니 발치 후에는 코를 푸는 등 비강에 압력이 가해지는 행위를 삼가야 한다. 

하악골 사랑니는 치근이 하치조 신경( inferior alveolar nerve) 부근에 위치하기 때문에 발치하면서 하치조신경을 손상시킬 위험이 있으므로 사랑니의 치관 부분만 절제하고 뿌리(치근)는 남겨두는 치관절재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엑스레이를 찍었을 때 드물게는 염증이 난 사랑니 아래쪽에 동그랗게 물집이 있는 낭종이 생겼으면, 통증이 심해지고 물집이 커지면서 턱뼈를 녹이므로 발치 시에 물집 역시 적출하여 물집에 관한 병리검사를 해야 한다. 잇몸에 매복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뼛 속에 파묻혀 있는 매복 사랑니는 잇몸을 째고, 뼈에 조그만 구멍을 낸 곳을 통해 치아를 조각하여 빼낸다.

발치 후 주의사항은 물고 있는 거즈가 기본 두 시간 정도 물고 있어야 하지만, 출혈이 멈추지 않으면 멈출 때까지 계속 물고 있어야 지혈이 된다. 병원에서 처방한 약을 제때 꾸준히 먹고, 처방한 전용 가그린으로 가글하며 얼음찜질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술 부위에 자극을 주지 않도록 금주, 금연, 무리한 운동 금지, 자극적인 음식 섭취 금지, 간단한 샤워는 가능하지만 무리한 목욕은 금지하며 피나 침은 그냥 삼키도록 한다. 

만약 위의 사항을 안 지키고 관리가 허술하면 치골 골염이 나타날 수 있으며, 보통 치아를 제거한 후 1~3일 후에 통증이 시작된다. 치골 골염(드라이 소켓 dry socket)은 사랑니 발치에 흔한 합병증으로 치아 추출 부위의 혈전이 생기지 않거나 상처가 아물기 전에 탈구하거나 용해되는 것으로 보통 치아를 뽑은 부위에 혈전이 형성되며, 이 혈전은 밑의 뼈와 빈 이빨 소켓에 있는 신경 종말 위에 있는 보호막 역할을 한다.  

수술 후에는 부드럽게 입을 헹구고 치아를 닦을 수 있지만 처음 24시간 동안은 추출 부위를 피해야 하며, 24 시간이 지나면 일주일 동안 하루에 몇 번씩 따뜻한 소금으로 입을 부드럽게 헹구어 주는 입 닦기가 필요하다. 

이때 8온스(237밀리리터)의 물에 1/2티스푼(2.5밀리리터)의 식탁용 소금을 섞어서 사용한다. 식사는 첫날에는 요구르트나 사과 소스와 같은 부드러운 음식만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 마취가 풀릴 때까지 뺨을 물어뜯지 않도록 조심하고 입의 수술 부분을 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수술 후에는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알코올, 카페인, 탄산음료, 뜨거운 음료는 피하며, 소켓의 혈전이 빠져나갈 수 있으므로 약 일주일 정도는 빨대로 마시지 않도록 한다. 최소 만 이틀 정도는 담배를 피우면 치유가 지연되고 합병증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가능한 금연하는 것을 권장한다. 

보통 실밥을 뽑는 1주일이 지나면 25세 미만의 젊은 층은 회복이 잘 이루어진다. 따라서 젊은 나이에 사랑니 발치를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사랑니 발치 1시간 전 항염증진통제를 먹고 가면 도움이 된다. 단, 아스피린은 혈액응고를 방해하므로 발치 전에는 절대로 먹으면 안 된다. 

<김재호 치과 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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