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간 금리 올려 얻은 이익...서민 이자 부담만 급증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이 성과급 잔치를 벌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매년 국정감사에서 금리 인상으로 얻은 이익을 임직원 성과급으로 챙긴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올해도 이 지적은 무색하게 됐다. 

또한 은행원들이 성과급을 받는동안 서민 이자 부담은 급증하고 있어 결국 피해는 서민 몫이다. 일각에서는 직원 횡령 사고가 문제가 된 시중은행이 내부시스템 강화를 위한 장치는 제대로 구현되고 있는지 의심을 받는 상황에서 성과급보다 시스템 강화에 비용을 더 사용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 3년간 4대 시중은행 성과급만 '1083억 원'

4대 시중은행들이 올해 1분기에만 12조 6000억 원의 이자수익을 올리는 등 잇단 금리 인상으로 막대한 예대마진 수익을 챙기면서 성과급을 지급했다. 

지난 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5월까지 4대 시중은행 임원들이 받은 성과급은 모두 1083억 원이다.

이 기간에 성과급을 받은 임원은 모두 1047명으로 우리은행 455명, 신한은행 238명, 국민은행 218명, 하나은행 136명이다.

은행별로 지급된 총 성과급은 우리은행이 347억 4000만 원, 국민은행 299억 원, 신한은행 254억 원, 하나은행 183억 원 등이다. 국민은행의 한 임원은 2020년에만 12억 원의 성과급을 받았다.

같은 해 우리은행 임원은 최대 6억 1000만 원을, 하나은행 임원은 최대 5억 원을, 신한은행 임원은 최대 3억 1100만 원을 성과급으로 각각 받았다.

-  대통령·금감원장 '은행 이자장사' 경고

하지만 이자 장사에 따른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다. 서민과 자영업자들은 늘어만 가는 대출과 높아진 이자에 신음하고 있다.

금융시민단체 관계자는 본지에 "코로나19 영향으로 돈 빌리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은행들의 이자 수입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며 "이를 성과급으로 받을 게 아니라 피해구제를 위한 대출 연장에 앞장섰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마찬가지로) 최근 일부 시중은행의 횡령 사건이 발생했는데 내부시스템 강화를 위한 비용은 이뤄졌는지 궁금하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대출금리 상승으로 서민들은 이자 상환도 어려운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이 성과급 잔치를 했다는 사실에 유감"이라며 "연간 10억 원이 넘는 성과급이 국민적 눈높이에 맞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연일 언론을 통해 금융권 실적이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며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예대 금리차 해소를 위해 금융당국은 적극 나서야 하고, 국회에서도 관련 법률 및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자 장사에 대한 비판이 커지면서 정치권의 압박도 커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6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금리 상승 시기에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금융당국과 금융회사가 함께 협력해나가야 한다”며 “취약계층의 부담을 덜어줄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말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이날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주요 시중은행 행장과 만나 “예대금리 차(대출금리와 예금금리 간 차이)가 확대되면서 은행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며 “취약 차주의 금리 조정 폭과 속도를 완화하는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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