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빠른 보상문제 해결 방법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 만나는 것”

박정욱 열린손해사정 대표
박정욱 열린손해사정 대표

[일요서울ㅣ장휘경 기자] 10·20대 청소년들은 장래 직업에 대한 원대한 꿈이 있지만, 자신의 진로 설계가 과연 올바른 것인지 확신을 얻지 못해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일요서울이 다양한 직업군의 멘토를 만나 그 직업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알아봄으로써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직업관을 심어주고 진로를 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번에는 손해사정사를 꿈꾸는 10·20대 청소년들의 멘토로 박정욱 열린손해사정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1인은 만인을 위하여 만인은 1인을 위하여(one for All, All for one).’

박정욱 열린손해사정 대표는 이 말을 좋아한다. 독일학자 마네스가 말한 내용으로서 보험을 가장 잘 표현한 문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이제 우리 사회는 보험이 없으면 안 되는 사회가 되었다”며 “보험은 이미 우리의 삶과 너무나 밀접한 관계에 있다”고 강조했다.

보험상품은 점점 다양화하고 복잡해지고 있는 가운데 보험사고 시 피해자는 보상문제로 너무나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박 대표는 이러한 상황일 경우 보상문제 등을 가장 빨리 해결하는 방법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는 것이라고 단호히 말한다. 그는 손해사정사로서 20여 년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보상외길을 걷고 있다.

현재 금융소비자연맹 재해사고 보상지원센터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각종 대형재난사고(지진, 태풍, 홍수, 화재) 처리 경험이 풍부하며 항상 냉철한 이성과 따뜻한 가슴으로 보험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손해사정사가 되신 동기는 무엇인가요.

▲보험회사에 입사한 후, 보험회사 업무 중 가장 매력적인 일이 보상업무이었고 보상부서에서 보험의 중요성을 뼛속 깊이 느낄 수 있었어요.

화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전 재산인 공장을 화재로 잃는 것을 보았고, 많은 보험사고를 처리하면서 피해자의 입장에 서서 손해사정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죠. 그것이 저를 손해사정사의 길로 가게 한 동기입니다.

- 손해사정사는 주로 어떤 업무를 하나요.

▲보험계약자, 피보험자에게 발생한 보험사고의 발생에 대한 정확한 자료의 수집과 분석을 통해 보험사고와 손해 발생 사실에 사고가 보험에서 담보되는 사고인지 여부를 확인합니다. 보험사고로 확인되면 보험 약관 및 관계 법률에서 면책의 여부를 파악합니다. 또한 사고내용과 보상의 범위에 대한 적정 여부를 판단하며, 실제 손해액을 산정해 보험금을 결정하고, 이후 손해사정사를 작성해 보험회사 등에 제출하면서 의견 진술 또는 관련 내용을 설명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손해사정사의 종류는 업무에 따라 신체손해사정사, 재물손해사정사, 차량손해사정사, 종합손해사정사로 구분되며, 신체손해사정사는 보험사고로 인한 사람의 신체 관련 손해액을 사정하고요, 재물손해사정사는 자동차 사고를 제외한 보험사고로 인해 재물 관련 재산상의 손해액을 사정하며, 차량손해사정사는 자동차사고로 인한 차량 및 그 밖의 재산상의 손해액을 사정해요.

종합손해사정사는 이 모든 사정 업무를 수행한다고 보면 돼요.

- 손해사정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손해사정사가 되려면 금융감독원장이 실시하는 손해사정사 자격시험(1차, 2차)에 합격한 후, 6개월의 실무수습을 거치거나 2년 이상의 경력증명을 제출해 금융감독원에 등록하면 됩니다.

시험은 신체손해사정사, 차량손해사정사, 재물손해사정사로 구분되는데요, 응시자격에 제한은 없지만, 시험과목이 보험 및 손해사정이론 등이기 때문에 보험 관련업에 종사 중이거나 대학에서 관련학과를 전공한 사람이 유리해요.

1차는 보험업법, 손해사정이론, 보험계약법 등에 대한 객관식 문항이 출제되고, 2차는 각 종별로 해당 과목에 대해 논문형으로 출제됩니다.

- 손해사정사로서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하는 능력과 자질은 무엇인가요.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는 게 중요해요. 사회가 점점 다양해지고 복잡해짐에 따라 해당 분야에 대한 고도의 전문성이 없으면 생존할 수 없어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일반인들의 눈높이는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새로운 기술이 생기고 새로운 보험상품이 계속 나오고 있어요. 해당 분야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법률지식, 상당 수준의 의학지식도 필요해요.

여기에다 손해사정 업무는 보험사고로 인한 피해자를 대상으로 하기에 매우 민감해진 피해자와 원만하게 소통할 수 있는 능력과 따뜻한 마음도 매우 중요해요.

- 손해사정사라는 직업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반면, 회의를 느끼게 하는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대다수의 전문직과 같이 정년 없이 일할 수 있어요. 그리고 다양한 분야의 많은 사람과 소통할 수 있고요, 사고를 당한 어려운 피해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보람을 느끼며 일할 수 있는 점이 매력이라면 매력이에요.

일하다 회의를 느낄 때는 고객이 한 말을 믿고 사건을 조사 진행했는데 조사과정에서 고객이 한 말과 다른 내용이 나온 경우에요.

- 그동안 많은 사건을 수임하셨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어떤 사건이었나요.

▲많은 사건이 있습니다만 특히 기억에 남는 사건은 보험가입 후 2년 조금 안된 시점에서 사망한 사건인데요, 피보험자의 직업은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분이었어요.

타지에서 현장 일을 마치고 숙소에서 잠을 자다 심장마비로 사망한 사건으로 사망 후 가족분들은 보험회사에 사망보험금을 청구하였고, 보험회사에서는 조사를 나와 확인한 결과 피보험자가 보험가입 1달 전에 내과의원을 방문한 사실이 드러났어요. 보험회사는 그가 대학병원에 입원해 정밀검사를 권유받은 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계약 전 알릴 의무 위반을 근거로 면책했습니다.

보험회사의 면책통보는 타당한 것이었으며, 더 이상의 진행은 의미가 없는 것이었어요. 그러나 가족분들과 오래 대화하다 보니 피보험자가 평소 특별한 건강상의 문제가 없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확인하니 내과병원의 간호사가 혈액검사 혈소판 수치를 잘못 기재해 의사가 그 수치를 보고 대학병원 입원 정밀검사를 권유한 것이었어요. 이 사실을 확인한 후 보험회사에 통보하였고 보험회사에서는 재확인을 위해 내과의원을 방문해 사실을 확인하고 보험금을 지급했습니다.

- 손해사정사라는 직업의 앞으로의 전망은 어떠할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 두 가지가 있는데요, 부정적인 면은 보험시장의 성장성 둔화와 인구의 감소,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사고의 감소(교통사고, 산재사고 등)가 지속돼 전체 사고의 발생 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긍정적인 면은 기술의 발전으로 드론 사고 등 새로운 보험상품시장이 활성화될 경우 이와 관련한 손해사정 업무도 새롭게 등장할 수 있고요, 보험상품도 점점 세분화하고 보험약관 내용도 어려워지는 추세이므로 보험계약자가 공정하고 객관적인 보험료의 산정을 위해 전문가에게 도움을 많이 요청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 보험소비자의 권익 보호와 정당한 권리 추구를 위해 어떻게 노력하시나요.

▲우리나라 최초 금융소비자단체인 금융소비자연맹에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어요. 금융소비자연맹은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확보하기 위해 의식 있는 소비자들이 힘을 모아 만든 단체인데요, 소비자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법과 제도를 개선하도록 하고,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합니다. 더불어 불공정한 거래와 약관을 개선토록 할 뿐만 아니라 불공정한 담합행위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처하고 있어요.

- 입증하기 쉽지 않은 사건사고를 맡았을 시 어떻게 대처하시나요.

▲보험사고 사실 입증은 수익자에 있고 면책입증은 보험사에 있습니다. 보험사고를 입증하지 못하면 사실 의미가 없어요. 어렵지만 최대한 객관적인 사실을 확보하기 위해 그 분야의 최고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합니다.

- 사건사고 상담 시 어떤 점을 가장 중요시하고 유의하나요.

▲상담 시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은 고객의 진정성입니다. 진정 저를 필요로 하는 사람인지, 저를 믿고 갈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가 중요해요.

저도 고객에게 신뢰감을 주어야 하고, 고객도 저에게 진정성을 보여주어야 진행할 수 있어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건도 많이 있기 때문에 상호 신뢰감이 없으면 어렵습니다.

- 손해사정사로서 살아오신 지난날을 회고했을 때 가장 보람되고 뿌듯했던 적은 언제이고, 가장 후회되는 점은 무엇인가요.

▲포항지진사고, 운문댐방류사고 등 대형재난 사고처리를 하면서 피해를 입고 실의에 빠진 많은 분과 대화하며, 조금이나마 위로를 건넬 수 있었고 도움을 줄 수 있었다는 것이 큰 보람이었습니다.

특별히 후회되는 점은 없습니다.

- 마지막으로 손해사정사가 되길 꿈꾸는 10·20 청소년들을 위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손해사정사라는 직업은 힘든 직업이에요. 위험한 사고현장에 직접 가서 조사해야 하고, 경찰서에 방문해 사고에 대한 자료 열람, 의학적인 자문을 하기 위한 병원 방문 등으로 다양한 성격의 사람을 상대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에요. 그러나 힘든 만큼 보람도 있어요. 그리고 이 일은 사람만이 할 수 있기에 인공지능 시대에도 살아남을 직업이에요. 본인의 적성에 맞다고 생각되면 도전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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