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 10여 명 차기 원내사령탑 하마평...친윤-비윤 난립
차기 원내대표 선출 방식 '추대 vs 경선' 내부 의견 갈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국민의힘이 전열 재정비에 총력을 펴고 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의 안착 여부와 새 원내 지도부 구성이 핵심 관건이다.

여당과 '운명 공동체'인 용산 대통령실도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추석 연휴 기간 집중 민생 행보에도 '지지율 반등' 실효를 보지 못한 만큼, 공생 관계에 있는 국민의힘의 '정상화'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민의힘 차기 원내 지도부 구성에 이른바 윤심(尹心,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적극 반영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 비대위는 오늘(13일) 오전 중으로 세부 인적 구성안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주호영 비대위 체제에 몸 담았던 인사들은 전면 배제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9~10명가량의 원내·외 인사들로 새 비대위가 채워질 전망이다. 

당장 비대위 급속 출범으로 지도부 공백을 메운 국민의힘은 내부 수습의 또 다른 요체로 지목되는 원내대표 선출에도 속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오는 19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는 계획이다.

여당 차기 원내대표는 '야당의 시간'으로 불리는 후반기 정기국회에서 169석 더불어민주당과의 전면전을 진두지휘해야 한다. 야당의 대여 집중 공세가 예상되는 국정감사 및 예산심사 일정이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정진석 비대위가 사법부의 효력정지 가처분 인용으로 좌초될 경우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맡게 된다. 이렇다 보니 차기 원내대표에게 쏠린 기대나 중압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현재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후보로 자천타천 거론되는 인사들은 3선 이상 중진 의원 10명 안팎이다. 5선 주호영 의원을 비롯해 4선 김학용·윤상현·홍문표 의원, 3선 김태호·김상훈·박대출·윤재옥·조해진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올라와 있다. 이 밖에 재선 이용호 의원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윤상현·윤재옥·박대출 의원은 친윤계로 분류된다. 윤재옥·박대출 의원은 지난 3.9 대선에서 각각 윤석열 캠프 선거대책본부 상황실장과 유세본부장을 맡아 '윤심'에 근접했지만 당내 기반이 취약하다는 평가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신(新)윤핵관'으로 지목한 윤상현 의원은 차기 당권주자로도 지목되면서 차기 실세급 면모를 보이고 있다. 다만 '친윤' 정진석 의원이 비대위를 맡은 만큼, 원내대표 만큼은 계파색이 옅은 인물이 적합하다는 당내 여론이 부담이다.     

원내대표 후보군은 이르면 오는 14일경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는 선거일 3일 전까지 원내대표 선거를 공고토록 명시돼 있다. 

한편 아직 원내대표 선출 방식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유력 주자들은 '눈치게임'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 내부에서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경선이 아닌 원내대표 합의 추대로 내홍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기류가 급부상하면서다. 

국민의힘 3선 의원은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새 비대위가 출범하더라도 가처분 판결에 따라 차기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보는 극단적 경우의 수까지 고려해야 한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후보 간 경합을 붙이는 것은 또 다른 내홍을 불러오는 옥상옥이 될 수 있다. 합의 추대가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친윤' 초선 의원도 원내대표 선출 방식에 대해 "추대가 아닌 경선은 자칫 친윤-비윤 계파전으로 재차 비화할 수 있어 리스크가 크다"고 우려했다.      

반면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이 난립한 가운데, '윤심'을 배제한 공정 경합으로 원내 지도부 구성 과정에서 잡음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경선론도 만만찮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꼽히는 3선 의원은 본지와의 취재에서 "원내대표를 합의 추대로 속전속결 한다면 이는 민주정당이라 볼 수 없다"라며 "제2의 윤핵관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공정한 경쟁 수순을 밟아 지도부를 구성하는 것이 정도(正道)"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선 새 원내 지도부의 임기와 성격을 놓고도 갑론을박이 치열한 모양새다. 권성동 원내대표의 남은 임기를 채우는 보궐(추대) 형식과 임기 1년의 원내대표를 정규 선출(경선)하는 형식을 두고 내부 의견이 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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