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적 사실로 판명" 2070년 65세 인구 46.4%...조사대상 236개국 중 가장 높아

[검증대상]
온라인을 통해 한국의 고령화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심각한 저출산과 고령화 영향으로 한국이 50년 뒤 절반에 가까운 인구가 고령이 돼 전 세계에서 가장 늙은 국가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본지는 통계청, 한국개발연구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등의 자료를 토대로 이 내용이 맞는 말인지 알아봤다.

[검증방법]
- 통계청이 발표한 '세계와 한국의 인구현황 및 전망' 분석
- 한국개발연구원(KDI)포커스 '노인연령 상향 조정의 가능성과 기대효과' 보고서 인용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고령화 인구 관련 보도자료 참조
- 행정안전부 동영상뉴스 '인구 고령화 심화...소가족화 뚜렷' 참조

[검증 내용]
국내 여러 기관들이 발표한 지표를 분석해보면 우리나라의 노령화는 더욱 선명하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세계와 한국의 인구현황 및 전망'에서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7.5%에서 50년 뒤 46.4%로 28.9%포인트 커질 걸로 내다봤다. 이는 조사 대상인 전 세계 246개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세계 인구 중 고령인구 구성비는 올해 9.8%에서 2070년 20.1%로 10.3%포인트 증가하는 걸로 예측됐다. 한국의 생산연령인구(15∼64세) 구성비는 2022년 71.0%에서 2070년 46.1%로 24.9%포인트 줄어들 전망이다.

전망대로라면 한국은 2070년 기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고령인구가 생산연령인구를 웃돌게 된다. 통계청은 미국, 중국, 인도 등도 2022∼2070년 고령인구 비중이 계속 커지는 국가로 분류한다. 반면 일본은 2068년 고령인구 비중이 정점을 찍은 뒤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행정안전부의 ‘2022년 행정안전통계연보’에서도 급격한 고령화로 50대 이상 1인 세대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이 특징으로 드러난다. 연령대별로 70대 이상 1인 세대가 18.6%로 가장 많았고, 60대(17.8%), 50대(17.1%)가 뒤를 이었다. 통상 1인 세대가 많을 것으로 예상하는 20대와 30대는 각각 15.7%, 16.6%였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 자료에서 “핵가족화와 저출산, 고령화 등 사회구조 변화로 1인 세대 수 증가 폭이 커지고 있으며, 특히 혼자 사는 고령세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주민등록인구 평균연령도 43.7세로 전년 대비 0.5세 높아졌다. 남성이 42.6세, 여성은 44.8세로 여성이 더 나이가 많았다. 지역별로는 세종(37.7세)이 가장 젊은 도시로 조사됐고, 전남(47.5세)의 평균 연령이 가장 높았다. 또 지난해 기준 최다 인구 연령은 50세(1971년생ㆍ93만5,176명)였다. 이어 53세(1968년생), 52세(1969년생) 순이었다. 

지난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구전략 제도화를 위한 토론회’에 참석한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서울대 보건대학원 객원교수)은 “한국은 최근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젊은 국가였지만 2045년 이후에는 세계에서 가장 고령화된 국가가 된다”며 “지금 적응 전략을 마련하지 않으면 장래는 더 어두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고령화로 말미암은 영향이 불균등하게 발생하면서 사회 불평등과 세대 간 갈등이 심해질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가 새로 만들 인구정책기본법에 이 같은 측면이 복합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뉴시스]
[뉴시스]

상황이 이렇자 대체로 65세로 규정하고 있는 국내의 노인기준을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태석 KDI 연구위원이 지난달 6일 발간된 'KDI 포커스-노인연령 상향 조정의 가능성과 기대효과' 보고서에서 "노인연령을 현재와 같이 65세로 유지하면 2054년 이후 한국의 노인 인구 부양부담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고치"라며 "저 출생 고령화 효과가 본격화하는 2025년께부터 10년에 1세 정도로 노인연령을 지속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연구위원은 기대수명에서 은퇴시기나 연금·노인복지 수급 개시시기를 뺀 기대여명이 15~20년에 이르는 수준에서 노인 연령이 결정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진단했다. 2000년 이후 OECD 회원국의 평균 실효은퇴연령은 기대여명이 20~24년(남성 20년, 여성 24년) 이하에서 결정이 돼 왔다. 

이 연구위원은 이번 보고서에서 노인 연령을 2025년부터 10년에 1세씩 상향해 2100년 기준 만 74세로 높이면 노인부양률이 약 60%로 현재 기준 대비 36%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2070년 기준 독일의 노년부양비가 58.8명, 일본이 76.7명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주요 선진국 수준으로 노인인구 부양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얘기다.

[검증결과]
여러 기관이 발표한 연구 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한국, 50년 뒤 '세계에서 가장 늙은 나라' 된다"는 이야기는 '대제 척으로 사실'로 판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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