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의 실력도 없으면서 인기에 눈이 멀면 곧 망한다. 금방 밑천이 드러나 사람들의 환호는 거센 비난으로 바뀐다. 그래서 흔히 인기란 물거품과 같다고 말한다. 특히 국가지도자가 인기영합주의자라면, 그 국가는 회복하기 어려운 구렁텅이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미 중남미의 여러 나라에서 사실로 입증된 결론이다. 자신의 재임기간 또는 퇴직 후에도 일정기간 인기를 유지하는 비결은 별것이 없다. 국민의 눈과 마음을 현혹(眩惑)시키는 퍼주기처럼, 하지 말아야 할 일만 골라서 하고,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은 요리조리 회피하면 된다.

진정한 지도자는 국민으로부터 인기를 모두 잃더라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해야만 하는 일에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 선진국 국가지도자는 물론이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나 여러 국가들 중에서도 듣기 좋은 칭찬에만 정신을 쏟은 지도자는 유독 진보정권에 많았다. 당장 눈앞의 표, 인기에만 집착하는 자들이 만들 국가란 망하는 국가, 썩어빠진 국가, 국민을 현금의 노예로 만드는 국가밖에 없다. 뭘 더 주겠다, 남이 가진 것을 빼앗아서 나눠주겠다는 자들 치고, 자기 재산과 권력을 그렇게 나누는 자를 본 적이 없다. 내 것은 소중한데, 국민 혈세는 우습게 여기는 자들이 국가지도자가 되면 흙빛 미래밖에 없다.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 개혁, 기초연금과 건강보험제도 개혁 따위는 진보정권이 거의 해내지 못한다. 가까이 한번 보라. 검찰 수사권을 박탈하는 소위 검수완박법’, 집 가진 국민에게 고액의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들도 단 하루 만에 무지막지하게 해치우던 것이 어느 진영이던가. 압도적 의석수를 가진 더불어민주당이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조금이라도 생각했더라면,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기초연금과 건강보험제도 개혁은 진작에 완료했을 것이다.

그런데 지난 문재인 정권과 여당은 어땠는가. 막대한 세금이 들어간 4대강 보를 때려 부수고, 멀쩡한 산을 민둥산으로 만들어 혈세 나눠먹기로 얼룩진 태양광 패널로 뒤덮고, 대책도 없이 원전을 폐쇄하거나 신규원전 건설을 중단시켜 전기료만 급등시켜놨다. 이렇게 하지 말아야 할 일들만 골라서 해치웠고, 해야 할 일은 애써 회피했다. 특히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제도 개혁안 4가지를 진작에 만들어 놓고 4년 내내 미적거리며 회피했다. 4년 내내 이벤트에만 몰두하며 지지율 60%를 훈장 삼아 달고 다니던 전직 대통령은 어떠한가. 국민 억장이 무너진다.

지금 우리 상황이 어떤가. 통계청의 2070년 인구전망에 따르면, 세계인구가 현재의 80억 명에서 103억 명이 될 때 우리나라 인구는 5,200만에서 3,800만 명으로 무려 1,400만 명이나 감소한다고 한다. 2006년 합계출산율이 1.13이었지만, 2021년에 0.81로 낮아졌다. OECD 평균 합계출산율이 1.59명이고, 유럽 평균이 1.54명이다. 올해 기준으로 본다면 저출산고령화가 심각하다는 일본의 출산율(1.33)도 우리보다 배 가까이 높다. 저출산으로 인해 초중고교도 갈수록 줄고 있다. 전국 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2013년 한 해동안 폐교된 전국 초중고교가 49(39, 6, 4)였다. 올해 현재까지도 24개 학교(16, 6, 2)가 문을 닫았다. 이렇게 문을 닫은 초중고교가 불과 10년 만에 396개교(264, 104, 28)나 되는 실정이다.

현재 국민연금기금은 연금보험료와 운영수익 등을 합쳐 1,1642천억이고 지출된 것은 2815천억이다. 그래서 금년 6월현재 적립금은 8827천억이다. 얼핏 많아 보인다. 6월 누적기준으로 국민연금 수급자는 610만 명이며 이중 노령연금을 수급하는 국민이 511만 명, 장애연금을 받는 국민이 7만 명, 유족연금을 받는 국민이 92만 명이다. 노령연금은 또 어떠한가. 노령연금 수급자는 월평균 58만 원, 장애연금 수급자는 월평균 47만 원, 유족연금 수급자는 월평균 31만 원이다. 20년 전인 2002년 우리나라 총인구 4,7645천 명 중 65세이상 인구는 3757천 명으로 인구의 7.9%였다.

그런데 올해기준 전체인구 5,1628천 명 중 17.5%9018천 명이다. 525만 명가량 더 늘어난 상황이다. 기초연금을 40만 원으로 인상하면 394,000억 원으로 연 85,000억 원 증가한다. 2030519,000억 원, 20501675,000억 원, 2060년에는 국내총생산(GDP)3.8%2433,000억 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것은 기초연금 수급자 수가 2022628만 명에서 2027816만 명, 2030년에는 914만 명, 2050년에는 1,330만 명, 2060년에는 1,308만 명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노인빈곤 완화를 위해 월 10만 원 수준이던 기초노령연금을 박근혜 정부에서 20만 원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다시 월 30만원 수준으로 높였음에도 불구하고 2020년 기준 노인빈곤율은 오히려 38.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20224월기준 국민연금의 노령연금 평균은 586,905원이다. 그런데 기초연금을 부부가 수급할 경우 492,000원이다. 보험료를 성실하게 납입해서 받는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의 차이가 고작 94,000원이다. 의료쇼핑이 흔할 정도로 진료 과잉이 일상화된 건강보험제도는 또 어쩔 것인가. 작년 한 해동안 500번 이상 병원을 드나든 사람이 532, 150번 이상 이용자는 189천명이다. 이대로는 건강보험제도가 제대로 지탱할 수 없다.

도대체 우리는 어쩌자는 것인가. 윤석열 정부는 정권의 명운을 걸고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제도, 건강보험제도 개혁에 나서야 한다. 정권을 5년 잃는 것은, 나라의 근간이 흔들리는 일과 비교하면 구우일모(九牛一毛)에 불과할 정도로 초라하다. 야당이 끝내 거부한다면 국민의 손을 잡고 파도를 넘어야 한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기적이 반드시 가능하다는 믿음을 갖고 전진하라. 거기에 윤석열 정권의 존재 이유가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