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초 전무 승진 이어 지분 매입...'승계 시계' 빨라지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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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한 LX그룹 후계 승계에 이목이 쏠린다. 올 초 구형모 전무의 승진과 최근 지분 매입 소식이 알려지면서 승계 준비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 전무는 LX그룹 구본준 회장의 장남이자 구광모 LG 회장의 사촌이다. 재계에서는 최근 구 전무의 행보를 두고 LX가 오너 책임경영 체제를 굳히는 한편 승계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고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구형모 전무는 지난 16일 LX홀딩스 주식 5만 1543주를 사들였다. 주당 8249원에 매입해 총 4억 2517만 원을 지분 매입에 썼다. 매입 후 구 전무의 LX홀딩스 지분은 0.07% 증가한 11.81%를 기록했다.

LX그룹은 지난해 5월 출범했다. 당시 구 전무 지분은 0.60%(46만 563주)에 불과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구 회장이 구 전무와 장녀 구연제 씨에 각각 850만 주(11.15%), 650만 주(8.52%)를 증여했다. 구 전무(11.81%)는 아버지인 구 회장(20.37%)에 이어 LX홀딩스의 2대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증여  전 구 회장의 지분은 40.04%였다.

- LG서 분사 후 성장세 '뚜렷'

재계는 구 전무의 이번 지분 참여도 뜻깊지만 구 전무가 사실상 LX를 물려받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는 LG가의 장자승계 원칙 때문이다.

범LG가는 고(故) 구인회 창업주 때부터 장자 승계를 원칙으로 삼았다. 이후 형제들은 LS, LIG, LF, 희성 등 계열 분리를 통해 독립 경영을 해왔다. 구본준 회장도 2018년 맏형인 고 구본무 LG 회장이 별세하면서 아들인 구광모 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하자, LG 고문으로 물러났다가 지난해 LX로 독립했다.

재계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LG가의 장자 승계 원칙을 지키는 가풍을 고려하면 구 전무가 승계 준비에 속도를 낼 거라는 데 이견이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장녀인 구연제씨의 경영 참여는 승계구도의 변수로 예상된다. 그간 LG가는 여성의 경영 참여를 배제해 왔지만 최근 들어 다소 풀린 듯한 모양새다. 최근 고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의 장녀이자 구광모 LG 회장의 동생인 구연경 LG 복지재단 대표가 공식적인 대외활동을 시작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부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구 전무의 동생 구연제(1990년 생)씨는 범 LG가 벤처캐피털 LB인베스트먼트에서 인턴 생활 후 현재 마젤란기술투자에서 팀장으로 근무 중이다. 구 씨는 현재 콘텐츠, 리테일, 라이프스타일 등 산업에서 벤처기업 발굴 및 투자 심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4세 경영 시작?

1987년생인 구 전무는 LG전자 책임으로 근무하다 지난해 5월 LX홀딩스 출범과 함께 지주사 상무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LX그룹 지주회사인 LX홀딩스는 올 초 구 상무를 경영기획부문 전무로 승진 발령했다. 상무 승진 11개월 만에 전무로 승진한 것이다. 

이런 기세를 몰아 구 전무가 LX그룹을 승계하면 ‘구인회→구자경→구본준→구형모’로 이어지는 4세 후계 체제를 이룬다. 현재 LG그룹도 4세인 구광모 LG 회장이 승계한 만큼 범 LG가에도 4세 경영이 주를 이루게 될 전망이다. '구인회→구자경→구본무→구광모'로 이어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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