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상 ICBM‧SRBM 3발 발사...공중 2단 분리, 정상비행엔 실패
한‧미‧일 軍 공조노선 견제성 도발...‘7차 핵실험’ 가능성 유력시

북한은 3일 장거리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에 3발 발사했다. [뉴시스]
북한은 3일 장거리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에 3발 발사했다.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북한이 3일 ‘화성-17형’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으로 추정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과 SRBM(단거리 탄도미사일) 등 3발을 동해상에 추가 발사하면서 무력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날 발사된 미사일이 ICBM로 최종 확인될 경우, 북한이 추가(7차) 핵실험으로 대남 도발 수위를 최고치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한‧미‧일 군사 협력이 강화되자 이를 견제하기 위한 무력 시위에 나선 상황.   

북한은 3일 오전 ICBM으로 추정되는 장거리(1발)‧단거리(2발) 탄도미사일 3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전날(2일)에도 남북 휴전 이후 최초로 북방한계선(NLL) 이남에 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이와 관련,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군은 오늘(3일) 오전 7시 40분쯤 평양 순안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1발과 8시 39분쯤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로 추정되는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며 군 경계‧감시 태세를 격상하고 한미 공조를 두텁게 가져간다는 방침이다. 

합참에 따르면 이날 발사된 장거리 탄도미사일은 공중에서 탄두부와 추진체가 분리되는 ‘2단 분리’가 이뤄졌으나 정상 비행에는 실패해 동해상에 추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해당 미사일이 ICBM으로 유력하게 추정되는 대목이다.

특히 군 당국은 북한이 이날 쏘아올린 ICBM은 비행거리가 약 760㎞에 정점고도는 약 1920㎞, 최고속도는 마하15(약 초속 5.1㎞)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화성-17형’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사실상 장거리‧단거리 미사일이 동시 발사된 만큼, 한‧미‧일 3국을 동시 겨냥한 북한의 무력 도발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북한은 지난 3월 4년 만에 핵‧미사일 실험 모라토리엄(유예)을 파기한 이후 올들어 시험 발사가 확인된 ICBM만 6차례에 이르는 등 무력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 북한은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무력 도발’로 규정, ‘고강도 조치’를 시사한 바 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이태원 참사 국가애도기간에 발생한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깊은 분노를 느낀다며 북한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이렇듯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정부의 강경 대응 기조가 맞물리면서, 한반도 군사 긴장도 우상향 중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고성능 대륙간 탄도미사일인 ICBM을 쏘아올린 상황에서 북한의 남은 무력 도발 카드는 핵실험밖에 없기 때문.

다만 일각에선 시진핑 체제가 재출범한 중국이 최근 G20 참석 등으로 국제무대에서 유연한 외교 노선을 취하고 있는 만큼, 북한 핵실험에 부정적 제스처를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북한이 중국에게 외교적 부담이 될 수 있는 핵실험을 강행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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