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의회 본회의, TBS 지원폐지 조례안 가결

교통방송 사옥. 뉴시스
교통방송 사옥. 뉴시스

- 2024년 1월1일부터 조례안 시행…1년 유예기간
- 민, 조례안처리 반발 "날치기 반대", 국힘 "유예기간 새조례안 제출되면 심의"

TBS(교통방송)에 대한 서울시의 예산지원을 중단하는 조례안이 15일 서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조례안 통과로 오는 2024년 1월1일부터 TBS에 대한 서울시 예산지원이 끊기게 된다.

서울시의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안' 수정안을 최종 가결했다. 재석의원 73명 중 찬성 72명, 기권 1명이다. 시의회 112석 중 76석으로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국민의힘이 이번 조례안 통과를 이끌었다. 민주당 시의원들은 이날 표결에 응하지 않고 퇴장했다.

해당 조례안은 TBS가 서울시 출자·출연기관에서 나와 독립 경영을 할 수 있도록 TBS 지원 조례를 폐지하는 내용으로 지난 7월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 76명 전원의 이름으로 발의됐다. 조례안은 1년 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2024년 1월1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당초 조례안에 담겼던 부칙 2조 '직원 채용에 대한 특례', 부칙 3조 '자산 등에 관한 조치'는 법률 위배 소지가 있어 삭제됐다.

그동안 TBS 지원 폐지조례안 처리를 놓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측은 팽팽히 맞서왔다. 국민의힘은 '김어준의 뉴스공장' 프로그램 등 TBS를 둘러싼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서울시의 예산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민주당 측에서는 TBS에 대한 지원 중단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고, TBS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반발해왔다. 이날 민주당 시의원들은 해당 조례안 처리에 반발하면서 본회의장에 'TBS 폐지 날치기 반대'라고 적힌 푯말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유진 시의원은 "TBS 재단은 독립된지 고작 3년차다. 지원 조례를 폐지하는 것은 무단횡단했다고 마치 10년형, 20년형을 때리는 행위라며 "400명 노동자 생존권을 한방에 날려버리는 행위를 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언론탄압으로 가는 월권 행위"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효원 시의원은 "TBS가 그동안 어떤 개선의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며 "수년간 논란이 지속됐음에도 자정능력이 결여된 출연기관의 개혁을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었다. 공영방송으로 본분을 망각한 TBS에 내리는 시민의 엄중한 심판"이라고 말했다.

조례안 통과로 서울시가 TBS에 예산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는 사라지게 됐다. TBS는 연간 예산 약 500억원 중 70% 가량을 서울시 출연금에 의존하고 있다. 서울시의 TBS에 대한 출연금은 올해 320억원 편성됐고, 내년도에는 232억원으로 책정된 상태다.

TBS는 현재 지속발전위원회와 공정방송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독립성·공정성 회복을 위한 자구안을 시행 중이다. 이강택 TBS 대표는 내년 2월 임기를 앞두고 지난 10일 건강상 이유로 사의를 밝힌 바 있다. 

향후 시의회 국민의힘은 조례안 유예기간 중 서울시의원이나 서울시장이 TBS 전면 개편방안에 대한 새로운 조례안을 제출할 경우 시민들과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토대로 조례안을 심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지원이 중단되는 TBS 예산은 향후 청년층 창업활성화와 사회진출에 도움이 되는 사업에 우선 사용하도록 서울시와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국민의힘 최호정 시의원은 "조례안이 유예기간 후 효력을 발휘하면 TBS는 재단법인으로 이사회가 중심이 돼 서울시와 분리된 독립 언론의 길을 걷게 된다"며 "TBS가 시민의 사랑을 받는 독립 방송사로 거듭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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