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조 “대주주 영안모자 먹튀...국가가 나서 바로잡아야”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자일대우버스㈜가 다시 공장문을 걸어 폐업을 선언하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공장 재가동 1년 만의 일이며 노동자들은 두 번째 해고를 당한 셈이 됐다. 사측은 최근 폐업 공고문을 붙이고 소속 노동자 전원에게 근로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자일대우버스(주) 내부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지난 15일 금속노조는 대우버스 공장 폐쇄 후 먹튀와 관련해 국가 책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제공 : 금속노조]
지난 15일 금속노조는 대우버스 공장 폐쇄 후 먹튀와 관련해 국가 책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제공 : 금속노조]

“베트남공장 등 해외공장만으로 운영하겠다는 대주주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의 먹튀 행태를 정부는 제재하고 책임져야 한다”

“(정부는) 국내공장을 폐쇄하고 해외공장만 운영하겠다는 자본의 자유를 용인한다면 대한민국 노동자의 삶은 벼랑으로 내몰릴 것은 불 보듯 뻔하다”,“지금이라도 정부는 정부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금속노조 소속 자일대우버스 노조원들의 아우성이다. 사측에 대한 반감과 정부 책임론을 함께 주장한다. 

- 1년 만에 두 번째 해고 통보 '씁쓸'

노조는 본지에 보내온 메일에서 “버스는 공적 운송 수단의 성격의 대중교통이며 버스운송 서비스는 국민 일반의 이동성을 보장하는 공공재이므로 민간 경쟁의 논리에만 맡겨 두면 안 된다. 실제 시내버스 수요의 많은 부분을 국가와 지자체가 관리한다“며 “(사측이) 국내공장을 폐쇄하고 해외공장으로 빼돌리는 행위, 노동자들을 인간이 아닌 일회용품으로 취급하는 행위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회사가 자일대우버스 울산공장에 부품을 공급하던 업체의 금형을 베트남공장으로 이관하는 작업을 한 것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도 2020년 10월 대우버스 사측은 386명의 정리해고 명단을 통보한 바 있다. 당시 노동자들은 기나긴 싸움을 벌였고 울산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가 사측의 해고를 부당해고로 인정해 2021년 6월 노동자들은 현장으로 복귀했다.

노동자들은 평범한 일상을 꿈꾸며 그리운 현장으로 돌아가 공장 정상화에 온 힘을 쏟았다. 그러나 사측은 노동자들의 생각과 달랐다. 공장 정상화를 명분으로 노동자들에게 희생만을 강요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는 "노동자들은 공장 정상화를 위해 기본급 삭감과 순환휴직 등 공장 재가동 자구안에 헌신적으로 협조했지만, 사측은 미완성 차량 250여 대만 생산하고 신규 차량 0대 투입, 기술개발비 0원 투자, 공장용지 매각, 자일대우버스㈜의 모든 자산을 자일자동차㈜에 고스란히 이전시키기에만 급급했다"고 한다. 

이어 "사측은 노동조합과 약속했던 3자 매각 역시 지키지 않았다"며 "임금 10% 삭감과 6개월 이상의 휴직, 해고기간의 임금 일부도 포기하며 회사의 미래를 걱정하는 노동자들에게 돌아온 건 공장 정문에 부착한 폐업공고와 계약해지 문자 통보였다"고 황당해했다. 

- 국가가 제재하고 책임져야

노조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정부 책임론을 주장한다. 노조는 기자회견문에서 “정부와 지자체의 여러 지원은 꿀꺽한 채 국내 일자리를 학살하고 이를 해외로 돌리겠다는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과 대우버스의 제조업 파괴 먹튀 행각에 정부가 나서서 제지하고 바로잡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나무위키에 따르면 자일대우버스㈜는 영안모자 계열 버스 제조회사다. (구)대우자동차의 버스제조 부문이 그 전신으로 대우자동차에서 갈라진 다른 회사들과 달리 아직 국내 자본으로 남아 있었던 회사다.] 자일대우버스는 2007년 세워진 구 자일상용차가 존속법인이었지만 2022년 7월 11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해산을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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