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한종희 부회장 연임 주목...미래전략실 부활 등도 이슈
- [SK‧현대차] 미래성장동력 인사 지속...조직 안정에 따른 변화 예상

[일요서울ㅣ이범희 기자] 금리인상‧해외채권 상환 불이익 등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재계가 연말 인사를 통해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사면복권을 통해 기업으로 돌아온 총수들이 내놓을 인사도 포함돼 주목 된다.

기업 안정을 위해 그동안 손발을 맞춘 안정적인 내실 인사를 할지 아니면 새로운 인물로 새판짜기에 나설 지도 지켜볼 일이다. 오너 3세들의 지배구조도 튼실히 하고 있어 후계구도를 완성해가는 그룹들도 많다.  

삼성은 이재용 회장이 올해 사면으로 경영 복귀하고 회장에 오른 후 첫 인사라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주목받는다. 특히 이 회장이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라고 강조한 만큼 인재 영입에 총력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는 직급별 체류 연한 폐지를 통해 조기 승진 확대로 30∼40대 '젊은 리더'들이 깜짝 발탁될 가능성도 크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의 연임 여부도 관심사다. 한종희 부회장의 내년 3월이 임기 만료 시기이기 때문에 연말 인사에서 연임 여부에 따라 임원들의 승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현호 사업지원TF 부회장이 어떤 역할을 맡을지도 삼성 안팎에선 눈여겨보고 있다. 삼성그룹 컨트롤타워 부활이 현실화되면 정현호 부회장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으로 사촌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승진에도 영향을 미친다. 정 부회장도 10년째 그룹 총괄 부회장을 맡고 있다.

- 예년보다 빠른 인사로 위기 방어

12월 초 인사를 단행하던 SK그룹에서도 조기 인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SK그룹이 집중하여 육성하는 배터리와 바이오, 반도체를 아우르는 BBC 부문에서 젊은 인재를 발탁할 것으로 예상한다.

SK그룹은 지난해 SKC를 제외한 모든 대표를 유임시켰다. 조대식 수 팩스추구협의회 의장과 7개 위원장도 교체하지 않았다. 조 의장은 2017년 선임 이후 2년 임기로 3차례 연이어 맡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통상 12월 중순에 하던 하반기 임원 인사를 이르면 이달 중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조직 안정에 방점을 두면서 전기차, 자율주행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보틱스 등 미래성장동력 강화에 주력한 인사가 유력하다. 40대 등 젊은 인재를 과감하게 임원으로 발탁할 가능성도 높다. 지난해 3명 중 1명이 신규 40대 임원이었다.

LG그룹은 예년처럼 이달 말 사업보고회 후 임원 인사를 시행할 전망이다. LG전자의 작년 인사 폭이 컸던 만큼 올해는 상대적으로 소폭 인사가 예상되지만, ‘미래 준비’를 강조하는 구광모 LG 회장이 2년 연속 대규모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오너일가의 세대교체 바람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8일 코오롱그룹은 이웅열 명예회장의 장남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을 사장 겸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대표이사로 올렸다.

이 신임 대표는 2년간 코오롱글로벌 자동차 부문을 맡아 "과감한 체질 개선으로 1등 DNA를 심는다"는 전략 아래 사업포트폴리오 확대 등으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견인해왔다.

이 대표는 앞서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의 COO(최고운영책임자)로 온라인 플랫폼 구축, 새로운 트렌드 변화에 따른 브랜드 가치 정립 등으로 실적 반등의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도 주목받는 오너 3세다. 김 부회장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이다. 그는 한화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그린에너지·우주항공사업·방산사업을 모두 맡아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주요 자회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또한 지배구조도 튼실하다. 현재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지분 22.65%를 보유한 ㈜한화와 김 부회장(50%)을 포함해 3형제가 지분 100%를 가진 한화에너지가 그룹의 계열사들을 지배하고 있다.

SK그룹에서는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의 장남인 최성환 사업총괄이 올해 SK네트웍스 사내이사에 올랐다. 최 총괄은 고 최종건 SK그룹 창업주의 손자이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조카이다. 최 사업총괄은 지난해 말 1.89%의 지분을 늘리면서 2.57%로 높아졌다.

- 내년 3월 임기만료 CEO연임하나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여부도 주목된다. 국내 5대 금융(KB,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중 신한, 우리, 농협금융은 회장 임기 만료가 코 앞이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지난 2017년 첫 번째 임기를 시작한 그는 한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업계에선 조 회장의 3연임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올 3분기 누적 실적으로 KB금융으로부터 ‘리딩 금융’ 자리를 탈환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연임에 도전한다. 지난 2019년 우리은행장과 우리금융 회장을 겸직하고 있던 손 회장은 지난 2020년 행장직과 회장직을 분리해 회장만 맡고 있다. 내년 3월이 임기 만료다.

손 회장 역시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임기 기간 우리금융의 숙원인 완전 민영화를 달성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농협중앙회장의 임기도 올해가 끝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인사는 다양성을 띄고 있다"며 "코로나 19로 3년간 내실을 다지던 기업들이 기지개를 켜는 모습을 보이고 총수를 중심으로 사업 재편이 확실시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재계가 사업 기회를 찾는다는 공통분모 아래 오너가를 중심으로 한 새판짜기 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만큼 내년이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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