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 들여 美 최대 양극재 공장 건설…실적 호조세 기대
“전지소재 매출액 2027년 20조 원으로 4배 성장 전망”

LG화학 구미 양극재공장 조감도. [LG화학 제공]
LG화학 구미 양극재공장 조감도. [LG화학 제공]

LG화학이 석유화학 업황 부진에도 첨단소재 부문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4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가 탄력을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28일 LG화학은 장중 전일 대비 0.69% 오른 72만6000원에 거래됐으나 개인의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하락 마감했다.

배터리 소재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LG화학은 최근 연산 12만 톤의 미국 최대 규모 양극재 공장 건설에 나선다고 밝혔다. 미 테네시주(州)에 30억 달러(약 4조 원) 이상을 단독 투자해 공장을 짓고 연간 12만 톤 규모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고성능 순수 전기차(500㎞ 주행 가능) 약 120만 대분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수준이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장기 관점에서 내년은 LG화학 기업 가치 재평가의 원년”이라며 “2025년 3만 톤으로 시작해 2027년 최종 12만 톤이 예상되는 미국 최대의 양극재 공장은 가치 재평가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미국 증설 발표로 2027년 양극재 내재화율은 40%에 육박해 그룹의 기존 목표에 일정 수준 도달한 만큼 이제부터는 추가적인 전구체 및 메탈 소싱 내재화에 대한 투자가 필연적으로 뒤따를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전구체 뿐 아니라 니켈‧리튬에 관련한 국내 업체와의 추가 합작법인(JV) 등의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봤다. 결국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일부 매각 가능성 등을 포함한 소재 사업 생산설비 투자 조달의 불확실성 해소가 최종적으로 LG화학의 기업가치 재평가에 가장 강력한 트리거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윤 연구원은 “기존에 제시한 연간 4조 원의 캐펙스(CAPEX, 설비투자)를 감당할 자금 조달 스케줄 구체화가 필요하다”며 “현재 1조 원 수준의 현금을 보유해 향후 캐펙스 조달에 대한 의문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G엔솔 가치, 전달보다 22%↑…지분 재원 활용 가능성 보유”

SK증권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LG화학에 대해 기초소재(화학)는 중국 수요 둔화 등 여파로 4분기에 약세가 지속되겠지만, 양극재는 하이니켈 비중 확대와 물량 증대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SK증권은 LG화학의 올해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52조 원, 3조5400억 원으로 추정했다. 박한샘 SK증권 연구원은 “화학 업황 둔화에도 양극재 중심의 실적 호조세가 기대된다”며 “메탈 가격 완화에 따른 여파가 예상되나 고부가가치 하이니켈 비중 확대에 따른 견조한 실적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2026년 양극재 캐파(CAPA, 생산능력)는 올해 말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 현지 공장 확대 기대감도 나온다.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가치 증대 및 지분의 재원 활용 가능성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박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 가치가 한 달 전 대비 22% 상승해 시가총액 130조 원에 도달했다”며 “확보 지분에 기반한 재원 활용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LG화학의 양극재 생산 캐파(CAPA, 생산능력)는 올해 9만 톤, 2026년은 기존 26만 톤에서 2만 톤이 추가된 28만 톤, 2027년은 38만 톤으로 증가할 전망”이라며 이차전지 소재와 석유화학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한편 테네시 공장은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가 발효되면 미 정부로부터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글로벌 고객사들이 IRA 전기차 보조금 기준을 충족할 수 있게 광물 업체나 재활용 업체 등과도 원자재 공급망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양극재 증설과 분리막 연결 실적 반영으로 LG화학의 전지소재 매출액은 올해 5조 원에서 2027년 20조 원(기존 계획 2030년)으로 4배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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