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도부에 앞서 권성동·장제원 등 윤핵관 먼저 만난 윤통
'2말 3초' 尹心으로 인식...정진석, 전대시기 사전 논의 언급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3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국민의힘 김도읍, 장제원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과 관저 만찬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민의힘이 이른바 '윤심'(尹心, 윤 대통령의 의중)을 중심으로 빠르게 구심력을 높여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여당 내부에선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의 임기 종료와 동시에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는 기류에 더욱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비대위에서도 지난 28일 전대 시기를 타진해야 한다는 내부 의견이 나온 만큼, 여당 내 당권 재편 움직임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관측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25일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만찬 회동에 앞서 '친윤 핵심'으로 꼽히는 권성동·장제원·윤한홍·이철규 의원 등과 한남동 관저에서 부부 동반 모임을 가졌다.

이날 자리에서는 당내 주요 현안도 논의됐는데, 당협위원장 심사를 비롯해 내년 3월경에는 당 대표 선출이 이뤄져야 한다는 내용의 대화도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또 현 정부의 향후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인사가 차기 당 대표로 적합하지 않겠냐는 취지의 대화도 오갔다는 게 여당 고위 관계자들의 일관된 전언이다.   

국민의힘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친윤 의원들이 만난 자리에서 "비대위 체제 연장 등으로 전당대회가 3월 이후로 미뤄지는 것은 곤란하다는 취지의 말이 오간 것으로 전해 들었다"라며 "이날 자리에서 (적절한) 전대 시기를 구체적으로 '2(월)말 3(월)초'로 언급했다는 말도 들린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여당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결이 다른 인사에 대해선 적절한 선 긋기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논의도 있었다"라며 "만찬 회동에서 특정 인사를 콕 집어 언급하진 않았지만 비윤(비윤석열)계 의원들에 대한 우회적 불만 토로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여당 '투톱'에 앞서 소위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과 회동한 것을 두고 사실상 대통령실이 당 장악 의지를 공식화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파다하다. 아울러 윤 대통령이 당 지도부를 향해 친윤을 중심으로 당심을 모아달라는 무언(無言)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도 읽힌다.

이후 여당 비대위에서도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그간 전대 시기 등 차기 지도부 선출과 관련해 언급을 자제해 왔다. 그러나 윤 대통령과 만찬을 가진 지 3일 뒤인 지난 28일 비대위 비공개 회의에서 "전당대회 시점에 대해 이제는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며 전대 의제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2말 3초' 전대론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사실상 윤 대통령의 여당 친정체제 구상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차기 전대를 기해 '친윤 정당'으로 개편을 도모하며 윤핵관 등을 다시금 당내 요직으로 전진 배치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아울러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비윤 견제도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여당 일각에선 차기 전대를 전후해 친윤-비윤 내홍이 재점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본지 취재에서 "윤 대통령이 측근으로 분류되는 의원들과 먼저 만났다는 사실만으로도 비윤계 의원들로 하여금 경계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면서 "(윤 대통령이) 친윤, 비윤 따질 것 없이 당정과 여당이 모두 원팀이 될 수 있는 구상을 펴야 한다. 특정 그룹만 껴안는 모양새가 되면 제2 내홍도 불가피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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