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장휘경 기자] 10·20대 청소년들은 장래 직업에 대한 원대한 꿈이 있지만, 자신의 진로 설계가 과연 올바른 것인지 확신을 얻지 못해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일요서울이 다양한 직업군의 멘토를 만나 그 직업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알아봄으로써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직업관을 심어주고 진로를 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번에는 가스안전관리자를 꿈꾸는 10·20대 청소년들의 멘토로 김경원 LG디스플레이 환경기술팀 기정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경원 LG디스플레이 환경기술팀 기정은 구미금오공고를 거쳐 경일대학교 산업경영학과 졸업 후 중사 만기 전역하고 결혼해 아내와 1남1녀의 자녀를 둔 행복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93세의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효자다.

1997년 LG반도체 LCD공장에 입사해 LCD 세정 장비 설비 유지 및 보수 기술업무를 담당했고, 1999년부터 지금까지는 고압가스 안전관리 업무를 23년 동안 담당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현재 LG디스플레이 구미1단지 고압가스 안전관리 책임자 업무와 PSM(공정안전관리) 자체 감사원 업무, 그리고 직원들 가스 전문교육 등을 수행하고 있다.

- 가스안전관리자가 되신 동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CGSS(Central Gas Supply System)에서 디스플레이 생산설비 특수가스공급, 설비 유지 및 보수 등의 업무를 맡고 있는데요. 가스관련 업무를 위한 전문성과 기술적 지식을 함양하기 위해 자격증을 취득하게 됐고, 이를 통해 안전관리자로 선임될 수 있었습니다.

- 가스안전관리자가 기술적인 역량 이외에 특별히 갖춰야만 하는 인성이나 가치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가스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있어야 해요. 단 한 건의 안전사고도 용납하지 않는 철저한 완벽주의가 돼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스사고는 단 한 번의 사고가 상상을 초월하는 피해를 발생케 합니다. 그곳에서 제 가족이 생활하고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러면 안전관리를 왜 해야 하는지 답이 나옵니다.

또한, 단지 기술적인 지식만 쌓는다면 현장의 다양한 경험과 실무능력이 빈약해져 가스의 조기 위험성을 진단하기 어렵고, 안전사고 발생 시 판단과 상황 대처능력이 미흡할 수 있다고 봅니다. 현장에 답이 있어요. 철저하게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합니다.

- 가스기능장 외에도 많은 자격증을 취득하셨는데, 그같이 많은 자격증을 취득하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위험물기능장, 산업안전기사, 산업위생관리기사, 소방설비기사 등의 자격증을 취득했고, 이 외에도 몇 종의 자격증을 더 보유하고 있어요.

2022년 올해 산업안전지도사 화공안전 분야 전문자격증을 취득했고, 지금은 가스기술사, 화공안전기술사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제가 이와 같은 자격증을 취득하는 이유는 현장은 전문성이 떨어지고, 컨설턴트 등 사무는 현장지식과 경험이 부족할 수밖에 없어서 현장업무와 접목된 고도의 전문기술을 갖춰야만 비로소 최고의 가스안전 시너지가 창출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여러 개의 자격증 취득이 업무에 얼마큼 도움이 되고 그 필요성은 어느 정도인가요.

▲일단 극히 개인적인 관점으로는 자격증 공부는 크게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빠르고 확실하게 자신을 증명하고 자신의 퀄리티도 높이는 최상의 방법이에요.

회사업무 관점으로는 여러 종의 자격증을 취득함으로써 여러 개의 전문성을 갖추게 되고, 그 여러 전문성이 상호 유기적으로 작용해 새로운 안전개선이 이뤄지고, 관리적 측면에서도 전문화가 이뤄지게 됩니다.

- 1999년부터 23년간 지속 가스안전관리자로서 근무 중이신데, 업무 수행 중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가스 안전점검이에요. 안전점검을 통해 사전 위험요소를 예지하고, 그 위험요소를 제거하거나 설비복원을 통해 최고의 안전성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니까요.

- 가스안전관리 책임 업무를 보시면서 PSM(공정안전관리) 자체 감사원 업무도 병행하고 계시는데, 회사에서의 주 역할과 부수적인 역할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가스공급설비 유지·보수, 가스설비 Set-up, 고압가스안전관리책임자 업무가 주 역할이고요, 이 외에 직원들의 PSM 교육 및 직무교육, 작업기준서 작성 등 표준화 업무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 가스안전관리를 하시면서 느끼는 어려움이나 애로사항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첫째, 고법과 산안법, 화관법 등의 법 적용 시 같은 분야의 기준임에도 법마다 해석기준이 조금씩 상이해서 어떤 법은 법적 문제가 없으나, 어떤 법은 사전적인 법적 문구 해석에만 초점을 맞춰 지적함으로써 검사필증을 받고 인허가 심사 승인 후 사용 중인 설비임에도 개조개선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어요.

배관 내 이중안전장치와 소프트웨어적인 인터락 기능이 있음에도 하드웨어적 안전장치만을 고수함으로써 부득이하게 배관 개조작업을 해야 하고, 작업 시 장기간 조업중단과 작업 간 또 다른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등 부정적인 상황에 이를 수 있습니다.

둘째는 안전진단 시 행정서류 부분에 대한 지적 건수가 많고, 넘쳐나는 행정서류 등으로 현장 안전관리보다 서류관리 등에 에너지를 쏟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런 경우 매우 힘들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습니다.

- LG디스플레이 환경기술팀 기정으로서 어떤 업무를 수행하실 때 가장 즐겁고 보람되시나요.

▲관공서 안전진단(PSM 진단, 고압가스 정기검사, 제보험사 방문 등) 시 안전관리 상태가 우수하다고 칭찬받았을 때, PSM 이행상태 평가에서 P등급(우수)을 부여받았을 때 가장 보람됐고 자부심도 느낄 수 있었어요.

또한, 직원들을 교육하면 정말 유익했다며 업무에 큰 도움이 됐다고 칭송받을 때 정말 기뻐요.

- 가스 분야 최고의 전문엔지니어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엇이든 풍부한 현장지식과 경험, 그리고 이론적인 전문성 등을 모두 갖췄을 때 최고의 전문가가 되는 법이잖아요.

가스 분야도 자격증 취득 관련 문헌을 많이 보고 가스기술인협회와 같은 전문가 단체 등에 가입해 정보교류를 많이 함으로써 높은 기술적 퀄리티를 쌓아야 합니다.

- 우리나라는 가스 관련 기술 및 설비와 그에 대한 안전관리 수준이 세계적으로 어느 정도인가요.

▲세계적으로 선진국 수준에 많이 근접했다고는 하나 아직도 KOSHA 가이드, KGS코드 등 자료가 외국 문헌을 그대로 적용해서 아쉬워요. 또한 가스 감지기, 각종 센서류 등 설비도 선진국 수준에서 다소 떨어집니다. 앞으로 이런 부분들에 대한 개선과 기술 내재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 가스 분야의 미래 직업전망은 어떠한가요.

▲가스는 실생활에서는 물론이고 산업계에서도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에너지원이에요.

최근 생활여건의 향상 및 가스시설의 복잡화, 다양화, 대형화에 따라 사고가 증가하고, 사고 발생 시 피해 규모도 상당합니다. 이에 제조 단계에서부터 유통, 실사용에 이르기까지 설비의 위험요소를 미연에 파악하고 관리, 방지하기 위한 전문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향후 미래 유망 직종으로 전망이 매우 밝다고 생각해요.

- 앞으로의 꿈이나 소망, 미래 청사진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2022년에 화공안전산업안전지도사를 취득했는데요. 지금 또 가스기술사, 화공안전기술사 취득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어요. 퇴사 후에는 전문 컨설팅과 기업체, 학교 등에서 안전관련 강의 등을 할 계획입니다.

- 마지막으로 가스안전관리자가 되기를 희망하는 10·20 청소년들을 위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가스안전관리업무는 아주 매력 있는 분야예요.

가스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위험성을 사전 예견하기 어렵고, 사고 발생 시 위험성도 커요. 하지만 이와 같은 위험성 때문에 시스템의 고도화가 필요한 만큼 실제 안전시스템 등이 잘 갖추어져 있어요.

조금 아이러니하지만 위험하기 때문에 그만큼 더 안전하다는 말이 사실이에요.

또한 수소산업시장 등은 궁극의 청정에너지로 주목받고 있으며, 무궁무진한 에너지원으로서의 그 시장성은 산업계에서 엄청난 매력을 발산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사회적 관심과 가스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안전관리자의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