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엘 법무법인 홍아름 변호사]
[로엘 법무법인 홍아름 변호사]

<결혼 이야기>는 2019년 개봉한 미국 영화로 어느 한 부부인 니콜(스칼렛 요한슨 주연)과 찰리(애덤 드라이버 주연)의 이혼 과정을 그려냈다. 두 사람은 외아들을 둔 화목한 부부였지만 시간이 흐르며 고된 결혼생활에 지치게 된다. 부부상담도 받아보았지만 이내 포기하고 만다. 당초 두 사람은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고 원만하게 헤어지기로 합의하였다.

그러나, 니콜은 동료의 권유로 LA에서 제일 잘 나간다는 변호사를 만난 이후 그녀를 선임하였고, 니콜의 행동에 화가 난 찰리 역시 변호사를 선임하게 된다. 두 사람의 변호사들은 각자의 의뢰인에게 유리한 결과를 내기 위하여 치열한 법정 공방을 펼치고, 두 사람도 과거의 상처들을 하나씩 헤집으며 서로의 치부를 드러내는 과정에서 점점 지쳐만 간다. 과연 두 사람의 이혼은 어떻게 결론이 났을까? 꼭 끝까지 감상해보기 바란다.

필자는 영화가 아닌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본 것 같았다. 두 사람의 이혼 과정이 필자와 의뢰인들에게는 매일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필자를 찾아오는 의뢰인들의 성별, 연령, 혼인기간, 사연은 모두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상호간 원만한 합의에 이르지 못하여 대리인의 조력을 받아 소송 절차까지 진행하게 된 이상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결론을 얻고 싶어하는 마음만큼은 공통적이다.

“배우자가 바람을 핀 것도 괘씸하고 억울한데, 재산은 단 한 푼도 내어줄 수 없어요!” 많은 의뢰인들이 하는 말이다. 하지만, 혼인 중에 쌍방이 협력하여 이룩한 재산이 있는 경우에는 혼인관계의 파탄에 대하여 책임이 있는 배우자, 즉 외도를 한 유책배우자라도 그 재산의 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 법원의 입장이다.

위자료 청구와 재산분할청구는 서로 구별되는 것으로, 배우자에게 혼인 파탄의 귀책 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사유만으로 재산의 형성에 기여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다만, 법원은 위와 같은 귀책사유를 재산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함에 있어서 참작하기도 하니 소송 과정에서 적절히 주장하고 입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결혼해서 같이 살았는데 무조건 똑같이 반반 나눠야죠!”그렇다면 과연 이 말은 맞는 말일까? 단지 함께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결혼 전에 모아두었던 나의 재산을 배우자에게 다 내어주어야 하는 것인가? 혼인 기간이 길다는 이유만으로 재산이 당연히 절반으로 분할된다고 장담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 법원은 부부의 일방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 또는 혼인 중 단독 명의로 취득한 재산, 이른 바 특유재산은 원칙적으로 재산분할청구의 대상에서 제외되나, 특유재산일지라도 다른 일방이 적극적으로 그 특유재산의 유지에 협력하여 그 감소를 방지하였거나 그 증식에 협력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기여도. 즉, 재산의 증가에 기여하고 재산의 감소를 방지하였음을 객관적인 증거들로 입증하는 것이다.

한 때는 가장 친밀하고 사랑했던 사람의 치부를 드러내는 과정이 얼마나 괴롭고 힘들겠는가. 금융거래기록도 남지 않게 현금으로 돈을 내어주고, 폭행을 당해도 병원에 가지 않고, 우리는 둘이 아닌 하나이니 내 것은 곧 당신의 것이라는 생각으로 했던 부동산을 단독 명의로 해주었던 까닭은 그때는 나의 배우자가 영원히 내 사람일 것으로 믿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때는 맞았던 자신의 믿음이 지금은 틀리다면 자신을 위하여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그것을 쟁취하기 위한 가장 올바른 길이 무엇일지부터 냉정하게 고민해보시라. 당신의 필요에 따라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치열한 법적 공방을 위하여 지금부터라도 차곡차곡 증거 가치가 있을 만한 자료들을 수집하는 것일 수도 있고, 심신의 안정을 위하여 상대방과 빠르고 원만하게 합의점을 도출하는 것일 수도 있다.

법률사무소를 방문하기 이전에 당신의 고민 내용을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문의한다면 보다 풍부한 조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변호사는 이혼, 그 험난한 여정에서 당신과 함께 걸어가며 안내자의 역할을 할 테지만, 과연 이 여정의 목표가 무엇인지, 그 목표는 타당한 것이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준비물들은 잘 갖추어져 있는지를 당사자 스스로도 냉정하게 확인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한 과정을 거쳤을 때 당신의 이혼 이야기는 비로소 해피엔딩을 맞이할 것이다.

< 홍아름 변호사 ▲이화여자대학교 졸업 ▲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 변호사시험 합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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