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두 업종’...복합화로 점포 활용 두 배

피치타임 점포 전경
피치타임 점포 전경

경기 분당 수내역 인근에 있는 피자&치킨 전문점 ‘피치타임’은 가장 대중적인 음식인 치킨과 피자를 함께 판매하는 복합 점포다. 치킨이냐 피자냐를 결정 못하는 고객들에게 세트 메뉴를 저가로 판매하여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고객이 각자의 니즈로 가격대별 메뉴, 다양한 세트 메뉴를 선택할 수 있도록 촘촘하게 메뉴판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 ‘외식+판매’ ‘판매+서비스’ 등 복합화 전략 다양
 - 기능 유지 비용이 매출 효과보다 커지지 않도록 주의


이 점포를 자주 찾는 고객들은 피자, 치킨 두 가지 세트나 세 가지 세트 메뉴를 시켜서 2~3만 원대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고, 배달 대신 테이크아웃 주문하면 3000원 할인도 해줘 단골이 된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배달이나 테이크아웃으로 매주 한 번씩은 주문하고 있다는 정모 씨(여.42)는 “두 자녀를 키우는 4인 가족으로서 평소 치킨과 피자 값이 너무 비싸고 한 가지 메뉴로는 양도 부족해 아쉬움이 많았었는데, 피치타임에서 세트 메뉴를 주문한 이후로는 피자와 치킨을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어서 너무 좋은 것 같다”라며 “주말이면 남편도 피자를 좋아해서 세 가지 세트 메뉴를 시켜서 가족 파티를 열기도 한다”고 말했다. 

최근 창업시장에 한 점포에서 두 가지 이상의 아이템을 취급하는 복합 점포가 주목받고 있다. 매출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아이템을 복합적으로 취급함으로써 고객의 선택 폭을 넓히고 수요를 확대해 점포 효율성을 끌어 올리자는 취지다. 일반적으로 호황기에는 세분화가 불황기에는 복합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 복합화로 낮과 밤 매출 편차와 계절 불황도 극복

가장 일반적인 복합화 전략은 메뉴나 업종을 묶는 것이다. 전문점 두세 업종을 하나의 점포에서 취급함으로써 매출 다각화를 가져오는 전략이다. 피치타임처럼 가장 대중적인 업종인 치킨과 피자를 판매하고, 거기다가 떡볶이, 치즈볼 등 메뉴를 함께 취급하면 고객층을 더욱 넓힐 수 있다는 관점에서 나온 것이다.

피치타임 가맹본부 관계자는 “피자와 치킨의 메뉴 구성을 다양하게 하고, 가격대도 초저가에서 중저가 수준으로 촘촘하게 구성해서 고객 각자의 선호에 맞게 선택할 수 있어서 1~2인 가구와 3~4인 가구 모두로부터 주문이 증가하고 있다”고 복합화의 장점을 설명했다. 이처럼 피치타임은 시장의 반응이 뜨거워지고 있어 가맹점 모집을 적극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소자본 창업 희망자들의 어려운 처지를 고려하여 당분간 가맹비, 교육비, 인테리어비 등 본사 개설 마진을 남기지 않고 가맹점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 논현역 인근의 ‘봉산평양냉면’은 냉면과 제육보쌈과 편육, 만두, 그리고 다양한 전골 메뉴로 사계절 대박점포로 자리 잡고 있다. 평양 맛집으로 소문나자 다양한 메뉴를 개발하여 접목함으로써 사계절 인기 맛집으로 성공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주점의 경우도 계절별 매출 편차를 극복하고 있는 업종이 부상 중이다.

과거에는 치킨 호프가 겨울철 장사가 잘 안 되는 업종이었지만 최근 뜨고 있는 역전할머니맥주, 금별맥주, 범맥주 등은 소주 안주 메뉴를 다양하게 구성함으로써 계절별 매출이 고르게 오르고 있다. 

낮과 밤의 매출 편차를 극복하는 점포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부대찌개와 닭갈비 전문점 ‘박가부대’는 낮과 밤 간의 매출 편차를 극복해 장수 브랜드 대열에 합류했다. 브랜드 론칭 초기에 부대찌개 전문점으로 출발했지만 부대찌개가 낮 매출은 높으나 저녁 매출이 낮은 단점을 닭갈비가 보완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할머니보쌈족발도 도시락 메뉴를 출시하여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특히, 원할머니보쌈족발은 점심 메뉴로 국수 메뉴와 가마솥밥반상 메뉴를 추가한 점포에 대한 고객 반응이 매우 좋다는 것이 본사 관계자의 전언이다.  

외식업에 판매업의 기능을 접목하고, 판매업에 서비스업의 기능을 더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복합화 전략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얻기도 한다. 샐러드&밀키트 전문점 ‘영영상점’은 외식업인 샐러드 전문점과 판매업인 밀키트 전문점을 결합해서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다.

여름철 메뉴인 샐러드와 겨울철 메뉴인 밀키트가 계절별 매출 편차를 보완하면서 전국 60여 개 매장이 장사가 잘 되고 있고, 서울 도곡점의 경우 월평균 매출이 8000만 원 선에 이를 정도로 대박 점포라고 한다.

특히, 영영상점은 늦은 밤에는 무인점포로 전환하여 밀키트 상품 위주로 판매하여 매출의 다각화를 이루고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채선당 도시락&샐러드&밀키트24’는 한 점포에서 도시락과 샐러드&포케에 가정간편식 밀키트까지 3가지 아이템을 취급해 소비자에게는 선택의 폭을 넓혔고, 가맹점주들은 이를 통한 삼중 수익구조 구축이 가능해 안정적인 매출 견인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이밖에 유기농화장품전문점들은 매장 내에 피부 관리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을 숍인숍 형태로 들여 놓아 매출 상승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기도 한다. 화장품을 사러 온 손님이 피부 관리를 받거나, 피부 관리를 하러 매장에 들린 손님이 화장품을 사도록 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단일 브랜드가 아닌 다양한 유기농 회사의 인기 제품을 모아 취급하는 ‘멀티숍’ 개념으로 소비자들의 구매 편의성을 높이는 점도 특징이다.

- 궁합 안 맞으면 오히려 점포 정체성만 흐려져

단, 섣불리 복합화를 시도하다 매장이 어수선해지고 점포의 정체성이 흐려져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외식 업종의 경우 서로 궁합이 맞지 않는 상반된 아이템을 취급하면 식재료 낭비는 물론 인력 손실 등의 이중고를 겪을 수 있음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상권과 입지, 소비자 수요 분석을 기초로 전문점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아이템을 복합적으로 취급하면서 매출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성공할 수 있다. 또, 각 아이템의 기능성을 유지하기 위해 드는 비용이 매출 증대 효과보다 커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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