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천한 사람만 있을 뿐, 비천한 직업은 없다


사회적 압력과 거센 비판 속에서도 진실을 찾겠다는 의지 하나로 세상을 적으로 둔 철학의 신동 스피노자는 ‘비천한 인간만이 있을 뿐, 비천한 직업은 없다’는 주장을 통해, 사회 및 제도가 직업의 귀천을 따지는 것의 어리석음을 한탄했다.

많은 젊은이들이 좋은 타이틀의 직업을 구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지만, 사실, 그런 타이틀을 얻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직업에 임하는 사람의 정신과 태도일 것이다. 왜냐하면, 프로냐, 아마추어냐의 문제는 직업에 관한 것이 아니라, 결국엔 직업에 임하는 사람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프로는 떠오르는 유망직업은 물론이고, 모두가 기피하는 3D업종 (더럽고 Dirty. 힘들고 Difficult. 위험한 Dangerous) 을 포함한 전 분야에 포진 되어 있다. 즉, 비천한 직업이 있는 것이 아니라, 비천하게 일을 하는 사람만이 존재한다는 것을 우리가 깨달을 필요가 있다.

어떤 직업을 구할 것인가의 문제 역시 분명한 중요한 주제일 것이다. 하지만, 영혼이 깃든 노동이란, 직업의 타이틀에 대한 것이 아닌, 자신의 태도에 달려있는 것이기에, 영혼이 깃든 직업을 만들기 위해 지향해야 할 두 가지의 자세가 있다.

첫째는 사명 의식이다. 사명감으로 일하는 사람은 쉽게 발견되지는 않지만 찾으려고 한다면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들의 목적은 그들의 직업에 국한되지 않기 때문인데, 그들은 일반적인 의미의 돈벌이보단 스스로가 진실이라고 여기는 일들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상위에 두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알고 있다. 월급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은 일, 즉 애써 하지 않아도 되는 일에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붓고 있는 사람을 말이다.

그들은 특정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그것을 열망하며, 그 일을 너무나 하고 싶기 때문에 한다고 말하는데, 사람들은 이 말의 의미를 대부분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에겐 이들이 목적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짐승 같은 근면함이다. 탈무드에는 " 근면한 이는 배를 곯을 일이 없다’는 이야기를 통해, 동물들이 가진 지독한 성실함을 배워야 한다고 서술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젊은이들이 근면함은 뒤로 한 채, 쉬운 지름길만을 찾으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근면함이 기초화 되어 있는 사람에게만 그런 지름길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 지름길은 ‘숙련’ 이라고 바꾸어 말할 수 있는데. 숙련된 기계공이 다른 사람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그런 지독한 근면과 성실을 기초화했기 때문이다.

직업은 경제활동을 위한 도구의 역할 뿐 아니라, 사회 안에서 자신의 삶과 타인의 삶을 연결시켜주는 중요한 관계망이다.

단순한 타이틀에 얽매이기보단, 직업에 대한 소신과 근면함으로 우리 모두가 진정한 프로로 도약하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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