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 결혼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해서요. 아무래도 저랑 인연이 있는 남자는 따로 있지 싶거든요!”
“어떤 근거에서 그런 말을 하는지…?”
“사귀는 남자마다 결혼 얘기만 나오면 꽁무니를 빼거든요. 뭐 다 그런 건 아녜요. 어떤 때는 남자 쪽에서 먼저 결혼하자고 나올 때도 있긴 해요. 근데 그 때는 제가 싫어지는 거 있죠?”
“저런!”
“왜 그런 말 있잖아요? 운명적인 만남 뭐 그런 거 말예요. 그러니까 아! 이 남자야 말로 내가 찾던 이상형이다! 하는 느낌이 팍 오는 그런 남자를 과연 만나게 될 것인지 그게 궁금하거든요!”
“이쪽에만 느낌이 팍 오면 뭐 합니까? 남자 쪽에서도 느낌이 팍 와야 서로 인연이 되는 건데!”
“그러니까요. 양쪽에 동시에 느낌이 팍 오는 그런 운명적인 인연이 언제쯤 찾아올까요?”

이런 식으로 나오는 여자는 아직 결혼에 대한 현실적 가치기준이 정립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부부 인연은 처음부터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상태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모난 부분은 깎이고 모자라는 부분은 서로 보충해 주면서 세월이 흐름에 따라 조화를 이루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숱하게 많은 궁합을 접해 보았지만 저절로 무릎을 칠만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궁합은 본 적이 없다. 소위 ‘천생연분’이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좋은 궁합을 보더라도 두 사람의 사주에 하자가 없는 게 아님을 감안한다면 그보다 못한 일반 부부의 경우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사실 대다수의 부부가 궁합에 문제점이 있음에도 부부의 인연을 맺는다고 봄이 옳다. 궁합이 불량하면 필연적으로 갈등이 발생하기 마련이고 그로 인하여 부부 인연이 깨지거나 그처럼 최악의 상황까지는 이르지 않는다 해도 일상에서 크고 작은 감정 충돌에 부대껴 힘든 삶을 살고 있는 예가 허다하다.
그런데 세상에는 예외도 있다. 궁합으로 보면 낙제점에 가까운데도 별 문제없이 자식 낳고 알콩달콩 살아내는 부부가 있다.

그러고 보면 아무래도 궁합보다 우선되는 그 무엇이 부부 금실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그 주변을 살펴보면 풍수(風水)적인 여건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의 삶에서 풍수가 중요한 환경여건으로 작용한다는 점은 익히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따라서 풍수적 여건이 사주나 궁합에 길한 방향으로 작용하면 사주나 궁합에서 비롯되는 운세의 문제점들이 상당부분 개선될 수 있다.

가끔은 ‘궁합이 안 좋으니 결혼을 재고해보라’고 충고를 해도 결혼을 고집하는 커플들이 있다. 꼭 있다. 그때는 별도로 풍수적인 처방을 꼼꼼히 일러주는데 안타까운 것은 궁합이 불량할수록 보탬이 되는 충고를 건성으로 듣고 이내 한쪽 귀로 흘려버린다는 점이다. 하긴 그래서 사주 궁합이 불량한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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