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근무제가 시행되면 빵점 남편이 만점 남편이 될 수 있을까.
평소 부부사이가 좋은 가정은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지만 사이가 좋지 않은 가정은 오히려 사태가 악화될 수도 있다. 잠깐씩 부부싸움을 하던 상황에서 2박3일짜리 싸움으로 마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남편이 친구들과 2박3일씩 바다낚시를 떠난다면 가족과는 더 소원해질 수도 있다. 여가 활동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여가 활동도 기술이고 전략이고 문화이기 때문이다. 여가 활동을 위해서는 몇가지 필수요소를 점검해 보아야 한다.

첫째 여유시간이 있어야 한다
둘째 여가 비용이 있어야 한다
셋째 여가기술이 있어야 한다
넷째 여가 인프라가 있어야 한다
다섯째 여가 정보가 있어야 한다
여섯째 여가 파트너가 있어야 한다
일곱째 여가 기획능력이 있어야 한다

우리 주위를 보면 돈은 많은데 여유시간이 없는 사람들이 있다. 예를 들어 바쁘게 움직이는 벤처기업 CEO들은 차안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주말에도 업무와 씨름을 한다. 그러니까 돈만 가지고는 여가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반대로 시간은 많은데 돈이 없는 사람도 있다. 극단적인 사례는 백수가 여기에 해당 될 것이다. ‘움직이면 돈’ 이라는 말처럼 적극적인 여가 활동에는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돈이 없어도 여가 활동이 어렵다.

돈과 여유시간이 있어도 여가 기술이 없으면 여가 활동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악기를 연주하거나 골프나 테니스 같은 운동을 제대로 즐기려면 사전 학습을 통해 어느 정도 숙달된 기량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악기나 골프채는 돈을 주면 곧장 살 수 있지만 기술은 곧바로 습득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그 동안 경제적 여유도 부족하고 시간적 여유도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 여가기술 습득을 소홀히 해 온 것이 사실이다.

여가 기술이 부족한 사람이 돈과 시간의 여유를 갖게 되면 음주, 음란, 도박과 같은 불건전한 여가 활동에 빠지기 쉽다.
따라서 선진국에서는 여가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여가 지도자를 배출하고 어려서부터 여가 학습을 시킨다.
그리고 여가 활동을 잘 하기 위해서는 여가 정보를 잘 수집하고 여가 파트너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등산이나 낚시는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테니스나 골프 등은 파트너가 있어야 한다. 오늘날 여가 동호회가 번성하고 있는 것도 여가 파트너의 필요성이 증대하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
물론 여가 파트너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들은 바로 가족이다. 따라서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여가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여가 활동에는 여러 요소들이 통합되어야 하기 때문에 여가 기획능력이 중요하다.

여가 활동은 사람마다 인생의 목표나 라이프스타일이 다르고 경제력도 다르기 때문에 자기 자신에 맞게 기획 (Plan)되고 설계 (Design)되어야 한다.

경제력이 약한 사람이 골프나 요트처럼 돈이 많이 드는 활동을 하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늘어나게 된다. 신나게 노는 것이 도움이 되는 사람도 있고 자원봉사활동이 더 도움이 되는 사람도 있다.

여가 활동은 재충전(refreshment)이고 재창조(recreation)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놀고 쉬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재충전과 재창조를 통해서 삶의 활력을 높이고 이를 통해 인생의 최종 목표에 접근하려는 적극적 사회 활동인 것이다.

이제부터는 ‘일은 미덕, 노는 것은 악덕’ 이라는 고정관념을 창조적으로 파괴해야 한다.
‘일을 잘하니까 노는 것이 즐겁고, 제대로 노니까 일도 잘 된다’ 는 새로운 관점이 필요한 것이다. 사실 이처럼 업무활동과 여가 활동이 선순환 고리를 이룬 상태가 가장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변화에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적응력을 높이는 직장인이 성과도 높아지게 된다.

이제 주 5일 근무제와 여가 문화는 새로운 변화로 다가오고 있다. 따라서 재래식 방법을 고집하거나 변화를 외면하면 낙오할 수밖에 없다.

여가 활동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그리고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개발 되어야 할 직장인들의 필수 프로그램이다.

여러 가지 여가정보를 잘 수집해서 나 자신에게 알맞는 여가활동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직장인이 21세기형 직장인이다.
여가활동 - 단순한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된 전략적 과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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