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언에 의하면 1995-1998까지 3년 동안 먹지 못해서 굶어죽은 북한동포는 약 350만명에 달한다는 것이다. 한국전쟁 3년 동안 죽어간 사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먹을 것이 없어서 죽어간 것이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이 하늘 아래 이러한 나라도 과연 국가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일까? 전쟁보다 더 처참한 전투 없는 전쟁터에서 인권도 자유도 먹을 것도 없이 동물이하의 삶을 죽지못해 살아가는 사람들이 북한동포들이다. 금년도의 상황도 악화일로에 있을 뿐이다. 1월에 식량배급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270만명, 2~3월에는 400만명, 4월까지는 65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며 일부 옥수수 등 구호식량이 들어간다 해도 3개월 후인 5월 중순에나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니 기가 막힐 일이 아닌가. 그뿐만이 아니다. 북한은 1990년도 초반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된 사람들을 화학무기 실험용으로 가스실에서 처형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하고 있다. BBC방송은 함경북도에 있는 제 22수용소에서 보위부 책임자를 지냈다는 권혁씨의 증언을 근거로 보도하면서 당시 화학무기 실험을 위한 가스실이 설치됐으며 이 가스실에서 어린이와 부녀자들이 실험용으로 살해됐다고 폭로하면서 그는 “부모와 어린 자녀들이 가스실에 들어갔을 때 부모는 죽어 가면서도 끝까지 아이들을 살리려고 입에 숨을 불어 넣었다”고 말하고 있다. 권씨는 또 “수용소에서 고문은 일상적인 일”이라며 “수감자들은 개나 돼지처럼 취급됐으며, 아무 때고 이유 없이 살해당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사실 북한의 생체실험 사실이 알려진지는 이미 오래 전의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와 사회 국민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한 마디로 말해서 그저 경악스러울 뿐이다. 한결같이 무관심과 냉담뿐이고 정부 어디에서도 분노의 말 한마디 들어볼 수가 없는 것이 오늘의 대한민국의 실체이다. 오히려 정부는 북한의 눈치를 보느라 작년 유엔인권위원회의 북한인권개선촉구결의안 표결에도 불참했다. 이렇게 먹을 것, 입을 것, 땔 것도 없는 나라, 민주화도, 자유도 인권도 없는 나라, 이 땅에서 못살겠다고 중국으로 탈출하여 방황하고 있는 동포가 30만명에 이르고 있는 나라에서 또 하나 상식과 인간의 상상력을 초월하는 일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 45년간 줄기차게 대량살상무기를 만들어 온 것이다. 1994년 첫 번째 북한 핵위기가 왔을 때 당시 상태에서 동결하는 수준에서 미·북간에 합의가 이루어졌다. 그 당시 북한은 핵재처리를 통해서 약 24kg의 플루토늄을 추출한 것으로 CIA는 확인한 바 있다. 그러한 제네바핵협정이 백지로 돌아가고 10년이 지난 오늘, 북한핵문제는 더욱 심각한 문제로 다시 등장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전개된 것이 2차 북한 핵 위기이고 2월25일에 열리는 북경 2차 6자회담은 이 문제를 다루게 되는 것이다. 미국의 입장은 단호하다. 부시 미국대통령은 북한에 “완전하고 입증가능하고 회복불가능한 방식으로 핵프로그램을 폐기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한 바 있다. 켈리차관보 역시 북한은 플루토늄 핵계획뿐만 아니라 고농축 우라늄 핵프로그램 그리고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까지 완전 폐기해야 한다면서 “일부에서는 6자회담이 북핵해결을 위한 미·북간 양자협상에 의해 대체되거나 보완돼야 한다고 제의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 ”이라고 못을 박고 있는데 크게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주장에는 2가지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첫째는 미국은 어떠한 경우도 북한에 양보나 타협을 할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6자회담이라는 다자의 틀을 지키면서 부시대통령의 말처럼 유엔안보리에 문제를 갖고 간다는 것이다. 둘째는 미국이나 국제사회가 원하는 것은 북한의 플루토늄 프로그램의 동결에 있지 않고 완전폐기이며, 또한 지난 10년간 개발한 농축우라늄프로그램 전체라는 것이다. 북한이나 남북 어느 쪽에도 쓸모없고 위험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모든 핵프로그램은 다가오는 북경 2차 회담으로 끝내야 한다. 이제는 김정일 이후의 문제로 지혜를 모을 때이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