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학자 엘빈 토플러(Alvin Toffler)는 한국사회가 그 어느 곳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급변하기 때문에 1년에 한번 꼴로 한국에 온다고 한다. 그의 저서 제3의 물결, 미래쇼크 등에서 현대사회를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불확실성 시대’라고 한다. 요즘 우리나라 안팎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상황들을 볼 때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데는 능숙한 운전자의 운전기술과도 같은 지혜가 필요하다.

능숙한 운전자를 보면 같은 일을 하면서도 대단히 여유롭다. 내가 운전을 배우기 전에는 그런 운전자들을 보면 대단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처럼 보였다. 도로에는 온통 차로 가득하다. 승용차 안에서 기어와 클러치와 엑셀러레이터를 동시에 조작한다. 백미러를 통하여 전후좌우를 관찰한다. 오디오를 켜고 듣는가 하면 옆 사람과 대화도 한다. 운전자는 도로 상황에 따라 기어를 변속하는 데도 자유자재이다. 수동식 승용차의 경우 상황에 따른 기어 변속 대처법이 다르다. 출발 시에는 1단으로, 언덕을 오를 때는 2단으로, 고속도로에서는 5단으로 질주를 한다. 어느 순간도 가만히 있지 않으며 모든 상황에 대처를 한다. 물론 오토 승용차는 이와 좀 다르다.

조직의 일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일에 있어서 상황에 적합한 대응을 한다. 상황판단을 잘못하여 기어변속을 잘못하면 사고를 일으킨다. 조직의 일도 문제의 원인에 알맞은 처방을 내려야 효과적인 해결책이 나온다.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개인의 특성과 조직의 상황에 적합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효과적이다. ‘타잔 스윙(swing)’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영향력이 잠깐 발휘되다가 변화를 일으키지 못하고 되돌아와 버리는 것을 말한다. 그것은 개인의 특성이나 상황에 맞지 않는 리더십을 발휘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유능한 운전자는 기어를 적절하게 잘 변속해 가며 자동차의 성능을 최고로 만든다. 일과 사람을 다루는데 최고의 능숙한 운전자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가 처해있는 주위 상황을 잘 파악하고 합리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할 것이다.

리더십의 권위자 허시와 브랜차드(Hersey&Bla nchard)의 상황대응 리더십 이론에서도 언제 어디에서나 적용되는 유일 최선의 방법(the only best way)은 없다한다. 어느 곳에나 적용되는 만병통치약 격인 대응방안이 없기 때문에 유연성이 요구되는 것이다. 능숙한 운전자의 5단 기어변속처럼 조직의 모든 상황에서 능숙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다양한 리더십 법칙을 연마하여야 할 것이다. 나는 지금 짐을 가득 싣고 언덕길을 올라가는데 3단 기어를 넣고 엔진에 무리를 가하고 있지는 않은가. 나는 지금 고속도로에서 거칠 것이 없는데 1단 기어를 넣고 기어가고 있지는 않은가. 어려울 때는 1단 기어, 형편이 좀 나아지면 3단 기어, 승승장구 일이 잘 풀려 나갈 때는 5단기어로 인생길을 달려가자. 지금 내가 속한 조직은 몇 단 기어로 가고 있는 것일까.

나의 인생, 내가 속한 조직에서 5단기어를 자유자재로 변속할 수 있는 운전자의 리더십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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